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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물지 않는 '김연아 시대'에 긴장하는 日피겨

기사입력 2013.01.15 23:59 / 기사수정 2013.01.16 12:19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최근 일본의 한 방송이 김연아(23, 고려대)가 실수하는 장면만 지속적으로 내보내며 "저렇게 실수를 하는데 왜 점수가 높게 나오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프로가 국내에서 논란을 일으킨 이유는 아사다 마오(23, 일본)의 친 언니인 아사다 마이(25)가 출연해 "나도 스케이트를 탔지만 점수가 높게 나오는 이유는 모르겠다. 이 부분은 노코멘트로 하겠다"고 말한 것 때문이다.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두 경쟁자의 고국인 한국과 일본의 '피겨 신경전'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이 열릴 때 양국의 응원 열기는 '월드컵'과 'WBC 야구 한일전'을 방불케 했다.

두 선수의 몸짓 하나하나에 환호와 탄식이 오고갔다. 김연아는 이 대회에서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을 모두 클린했다. 특히 '악마의 프로그램'으로 불린 롱프로그램인 '조지 거쉰의 피아노협주곡 바장조'를 완벽하게 마쳤을 때 기나긴 승부는 마침표를 찍었다.

김연아의 완승으로 주니어 시절부터 이어진 두 선수의 경쟁이 막을 내렸다. 일본 피겨는 2006년 토리노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아라카와 시즈카(32)에 이어 2연패를 노렸다. 하지만 '무결점 연기'를 펼친 김연아에 무릎을 꿇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아사다 마오는 밴쿠버올림픽이 끝난 뒤 "4년 뒤에 열리는 소치올림픽에 다시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냈다. 2011년과 지난해 열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6위에 머무는 부진을 보였지만 올 시즌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연아가 현역 복귀를 선언했다. '빙상종목의 꽃'으로 불리는 피겨 스케이팅 여자 싱글은 많은 이들이 관심을 쏟고 있는 종목이다. 미셸 콴(33, 미국) 이후 세계 정상급의 여자 싱글 선수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는 미국은 김연아의 복귀에 긴장감을 나타냈다. 아사다는 물론 일본 여자 선수의 올림픽 등극을 애타게 기원하는 일본도 마찬가지다.



일본 피겨는 아사다 이후 새로운 인재를 기다렸다. 그러나 그들의 만족감을 채워주지 못했다. '아사다 2세'로 불린 무라카미 카나코(19)는 시니어 상위권 진입에 힘겨워하고 있다. 또한 무라카미의 뒤를 잇는 기대주들의 활약도 미비하다.

상황이 이러한 만큼 아사다에 거는 기대는 클 수밖에 없다. 김연아가 복귀한 이후 아사다 마오는 트리플 악셀을 다시 구사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김연아의 복귀에 대한 발언은 하지 않았지만 의식을 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연아는 복귀 무대인 NRW트로피와 국내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전성기와 다르지 않는 경기력을 펼쳤다. '밴쿠버의 악몽'을 경험했던 일본 피겨계가 긴장감을 늦추지 않는 이유는 당연하다.

그러나 이런 사건으로 일본 피겨 전체를 매도하고 비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토리노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아라카와 시즈카는 "김연아는 약점을 찾을 수 없다"며 극찬했다. 또한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TV해설가로 김연아의 경기를 지켜본 그는 "전 국민의 엄청난 기대감을 받으면 중압감이 대단할 텐데 그런 상태에서 이러한 연기를 펼친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김연아의 실력을 인정했다. 아사다 마오를 발굴한 야마다 마츠코 코치도 김연아의 점프에 극찬을 한 적이 있다.

올 시즌 김연아와 다른 선수들의 프로토콜을 비교할 때 김연아의 월등함은 여전히 나타난다. 김연아의 올 시즌 롱프로그램인 '레미제라블'의 기술기초점수(TES)는 57.62점이다. 이와 비교해 아사다 마오를 비롯한 상위권 선수들은 50점대 초반이었다.

트리플 러츠와 플립이 들어간 3+3 콤비네이션 점프 구사는 물론 가산점(GOE)도 김연아의 수치에 근접하는 선수가 없었다. 이는 김연아와 다른 선수들의 프로토콜이 증명하고 있다.

김연아의 시대는 죽지 않았다. 또한 밴쿠버 동계올림픽 이후 어려운 난이도의 프리스케이팅을 클린한 점은 인정받아 마땅하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선의의 경쟁을 선언한 만큼 상대방을 존중하는 성숙한 자세도 필요하다.



[사진 = 김연아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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