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1 05:03
사회

[기자수첩] 공주병형에 이어 퇴치법까지 등장…답정너 시리즈를 아시나요

기사입력 2013.01.11 18:40 / 기사수정 2013.01.11 18:40

김승현 기자


▲ 답정너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본래 질문은 자신이 알지 못하거나 의심나는 점을 타인에게 물음으로써 답을 얻고자 하는 행위다. 부족했던 내용을 채우는 것과 달리 질문자로서는 질문을 던져 자신이 듣고 싶은 것만 취하고 싶을 때도 있는 법이다.

모든 것이 도가 지나치면 문제가 된다. 지난 2011년부터 인터넷 커뮤니티 게시판을 통해 유행한 '답정너'는 이러한 사례의 하나가 된다. 답정너는 '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라는 뜻의 신조어다.

질문자는 질문 자체에 자신의 잘난 점을 주입하며 상대방이 자신이 원하는 답을 해주길 기대한다. 상대방이 포장하는 법을 모르고 돌직구형의 직언을 하면 답정너는 삐치게 된다. 신조어가 될 정도로 답정너의 사례는 여기저기서 등장했다. 답정너 시리즈를 소개해 본다.



과하다고 느꼈지만 이렇게 심할 줄은 몰랐다. 답정너는 공주병이 왜 이리 많은 것일까? 답정너의 무차별 폭격에 피곤한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 여자가 자신이 '태연'과 '설리'를 닮았다고 스스로 말을 내뱉기 쉽지 않은데, 거침없다.

태연을 닮아서 짜증 난다는 당찬 답장너가 등장했다. 답정너의 공격에 친구는 전화로 회피하지만 무조건 답을 얻어야 한다. 태연 답정너는 당차다. 자신이 "왜 하필 닮아도 태연이야"라며 불평한다.



'설리 답정너'도 등장했다. 자신이 자꾸 설리를 닮았다는 말을 들어서 짜증이 난다는 답정너는 기분이 나쁘단다. 상대 친구는 "그냥 교회 열심히 다니라고 빈말 해준 거야"하고 답하지만 소용이 없다.

'태연'과 '설리' 답정너의 패기는 을지문덕 장군처럼 하늘을 찌른다. 각 기업의 인사담당관은 이러한 굳센 기상을 원할지도 모른다.



답정너의 위세에 눌릴 것만 같았던 상대 친구들은 기계를 빌미로 탈출구를 찾아냈다. 한 답정너는 친구에게 "옷을 사러 갔다가 무슨 사이즈를 입어야 할지 몰라 직원에게 물어보니 직원이 키와 몸무게를 물어봤다"라며 "165cm에 45kg이면 M사이즈가 적당하냐고 묻자 직원이 아주 날씬하다며 S사이즈를 권하기에 어이없어서 그 가게 나왔다"라고 말한다. 그러면서 자신이 뚱뚱하다고 자학한다.

친구는 "아…필이 온 거 같다"며 직감을 하기 시작했다. 이미 '답정너'의 이름을 '정너'로 저장하며 고생을 한 흔적이 보인다. 이후 '답정너'의 자랑에 화가 난 듯 "너 제정신 아닌듯", "아…돌았나"라는 문자를 반복해서 보낸다. '답정너'가 화내면 친구는 "이 폰이 정상이 아니네", "계속 문자가 여러개 보내지네"하며 기계 탓을 하다가 "내가 보기엔 넌 과대비만"하며 통쾌하게 돌직구를 날린다.



정해진 답은 없다. 답정너를 당황시키는 강력한 퇴치법이 등장했다. 자신이 원하는 답을 쟁취하려는 답정너의 열정에 재치있게 대처하는 퇴치법이 공개됐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답정너 퇴치법'이라는 게시물이 게재됐다. 공개된 게시물에는 친구끼리 휴대폰으로 메시지를 주고받은 글이 담겨져 있다.

우선 여성으로 보이는 '답정너'는 자신이 구하라 닮았다는 칭찬을 들었다며 상대방 친구에게 은근히 자랑을 하기 시작한다.특히 여자가 자신이 구하라를 닮았다고 말할 때마다 친구가 '메시지 전송이 실패되었습니다'라고 답장을 보내며 여성의 말을 단칼에 퇴치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태백', '사오정', '기러기 아빠', '독거 노인' 등 신조어는 사회를 반영하는 하나의 언어문화로 자리잡은 지 오래다. 심각한 사회 문제를 반영하는 신조어가 있는 반면 '답정너'는 하나의 유머 코드로 작용하며 소소한 웃음을 주고 있다. 답정너를 친구로 둔 당사자는 골치 아프겠지만 제 3자의 위치에서는 '내 주위엔 이런 경우가 없으니깐'하며 가볍게 머리 식히며 볼 수 있다.

공자는 '중용'의 가치를 중시하며 "지나침은 미치지 못함과 같으니라"라고 말했다. 답정너들이여, 정도가 심하면 대인관계를 해치니 진정한 소통을 위해 융통성을 가집시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답정너 ⓒ 온라인 커뮤니티]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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