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김연아(23, 고려대)의 '7년 만의 외출'이 눈앞에 왔다. 외출 장소는 먼 곳이 아닌 국내 무대다.
지난 2006년 전국종합선수권대회 우승을 끝으로 국내 대회에서 김연아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국제대회에 주력한 그는 대부분의 경기를 해외에서 치렀다.
지난 2008년 12월 경기도 고양시 어울림누리 얼음마루에서 열린 '2008~2009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에서는 국내에서 경기를 치렀다. 김연아는 7년 만에 국내 대회에 출전하고 국내에서 열리는 경쟁대회에서 나서는 것은 4년 만이다.
마지막으로 출전하는 국내 대회이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대회에 출전하는 목적은 간단하다. 오는 3월에 열리는 세계선수권 출전권을 획득하기 위해서다. 이 대회 여자 싱글 시니어부에서 1위를 차지하는 선수에게는 세계선수권대회가 열리는 캐나다 온타리오주 런던행 비행기 표가 주어진다.
지난해 여름 복귀를 선언한 김연아는 '나의 은퇴 무대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이라고 말했다. 소치까지 가기위해서는 세계선수권대회를 거쳐야 한다. 이러한 과정을 하나 둘 씩 걷다보니 7년 만에 국내 대회에 복귀하게 됐다.
지난달 초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트로피 대회에서 201.61점의 점수를 받은 그는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1년8개월 만의 실전 대회였지만 복귀와 동시에 올 시즌 여자 싱글 최고 점수를 갈아치웠다. 또한 개인 통산 네 번째로 200점 고지를 넘어섰다.
전성기 때와 비교해 크게 다르지 않은 기량을 펼쳤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거는 기대가 크다. 특히 정규 시즌 프로그램을 국내 무대에 올린다는 점에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죽음의 무도' '세헤라자데' '제임스 본드 메들리' '조지 거쉰의 피아노 협주곡' 같은 프로그램은 모두 해외에서만 펼쳐졌다. 아이스쇼를 통해 국내 팬들에게 선보였지만 기술 구성은 경쟁대회와 비교해 달랐다.
김연아는 점프의 구성을 바꾸지 않고 올 시즌 프로그램인 '뱀파이어의 키스'와 '레미제라블'을 연기한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는 "NRW트로피 대회를 마친 뒤 김연아는 평소대로 훈련에 임했다. 특별하게 아픈 곳은 없고 이번 대회 역시 열심히 준비했다"고 밝혔다.
부담감이 없는 국내대회지만 이 대회는 결코 가볍지 않다. 국내 팬들은 물론 자신을 롤모델로 삼고 있는 후배들이 직접보고 있기 때문이다. 경쟁에 대한 압박감은 없지만 국제대회 만큼 책임감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김연아는 "스핀에 중점적으로 신경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올 시즌 새롭게 규정된 스핀에 김연아는 적지 않은 걱정을 나타냈다. 스핀에서 흔들리지 않고 프로그램을 온전하게 마무리 짓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김연아의 출전으로 국내 최고 권위의 피겨 대회는 많은 관중들 앞에서 펼쳐지게 됐다. 지난해까지 전국종합선수권대회는 계속 태릉실내아이스링크에서 열렸다. 국가대표 선수들의 훈련 장소인 태릉아이스링크에서 국내 최고의 대회가 계속 열렸다.
겨울 시즌이 되면 아이스링크 대관이 힘들어진다. 전용 아이스링크가 없기 때문에 사설 링크를 대관해야 하고 결국 수익을 위해 움직이는 링크 대관이 어려워진다. 피겨의 저변이 넓은 일본은 국내 대회가 국제 대회만큼 큰 규모로 치러진다. 올림픽 챔피언을 배출했지만 그동안 국내 피겨는 선수들의 훈련 링크에서 대회를 치러야만 했다.
이번 대회가 열리는 목동 아이스링크는 4,500여명의 인원을 수용할 수 있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4일과 5일 열리는 경기 표는 모두 매진됐다. 이틀에 걸쳐 많으면 9천 명 이상의 관중이 올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전국종합선수권대회는 'KB금융그룹 코리아 피겨스케이팅 챔피언십 2013'이란 타이틀로 4일 개막됐다. 67회 째를 맞이한 이번 대회는 역대 최고 규모로 치러진다.
[사진 = 김연아 ⓒ Gettyimages/멀티비츠]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