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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메이퀸' 문지윤 "주연 욕심? 사람 냄새나는 배우가 꿈"

기사입력 2012.12.28 07:01 / 기사수정 2013.01.02 08:56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2012년 하반기, 브라운관과 스크린을 넘나드는 배우들 중 유독 눈에 띄는 한 사람이 있다. MBC 주말드라마 '메이퀸'과 영화 '나의 PS파트너'에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하며 시청자들의 눈도장을 쾅 찍은 이 남자, 바로 문지윤이다.

인터뷰 차 만난 문지윤은 '메이퀸' 속 캐릭터와는 달리 진중하고 생각이 깊은 면모를 지닌 배우였다. 그러면서도 흔히 생각하는 연예인의 모습과는 거리감 있는, 수더분하고 털털한 '천상태표' 인간미도 물씬 풍겼다.

최근 종영한 '메이퀸'에서 동생 천해주(한지혜 분)와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치는 철부지인 동시에 인간미 넘치는 백수 천상태로 분했던 문지윤은 자연스러운 생활 연기로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극중 슬리퍼를 신고 구멍 난 추리닝을 입으며 열연한 그는 '메이퀸' 종영 후에도 천상태에 대한 여운이 채 가시지 않는 듯했다.

"반응이 좋아서 감사하고 끝나니까 허한 마음도 들어요. 천상태는 우리 주위 흔히 볼 수 있는 인물이잖아요. 그래서 더 자연스럽게 연기할 수 있었어요. 어디에나 있을 법한 오빠, 동생, 백수의 모습이 아니었을까 해요. 얄밉지만 연민이 가는 캐릭터였죠. 옷도 한두 벌만 입고 기본적인 메이크업만 했을 정도로 천상태를 완벽히 표현하려고 노력했어요. 굳이 아쉬운 점을 꼽자면 로맨스가 없었던 것 정도?" (웃음)

연기에 있어서라면 누구보다 욕심이 많은 그. 문지윤은 쾌활하지만 눈치코치 없는 극중 캐릭터를 자연스럽게 소화해냈다. 문득 그의 실제 성격은 어떨까 궁금해졌다. "사람들이 저를 철없는 개구쟁이에다 장난도 잘 치는 남자로 보더라고요. 그런데 절대 안 그래요. 조용하고 말도 없고 재미도 없어요. 친해지면 개구쟁이 모습이 나오긴 해요. 민폐오빠도 아니에요. 하하. 실제로 여동생이 한 명 있는데, 동생한테 의지가 되는 오빠랍니다."(웃음)

문지윤은 소위 말하는 '멋' 있는 역할에 대한 미련보다 인간 냄새가 물씬 풍기는 역할을 하게 돼 만족스럽다고 했다. 그런 만큼 그는 방영 내내 끊이지 않았던 '메이퀸'의 막장 논란에도 크게 개의치 않아했다.

"보는 사람들 입장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을 수 있어요. 그래서 막장논란도 품고 갈 수밖에 없죠. 최선을 다 했기 때문에 그런 것들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아요. 현장 분위기도 좋았고 모두 열심히 한만큼 시청률도 잘 나왔는걸요. 시청률이 말해준다고 봐요. 막장논란이 있어도 재미있으니 많은 사람들이 보는 거라고 생각해요."



'메이퀸'을 통해 문지윤이 얻게 된 것 중 하나는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의 끈끈한 동료애다. 이번 드라마에서 그는 2002년 MBC 드라마 '로망스'와 2005년 KBS 2TV 드라마 '쾌걸춘향'에서 각각 연기 호흡을 맞췄던 김재원과 재희와 반가운 재회를 했다. '메이퀸'의 촬영장 분위기가 화기애애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였다.

"'쾌걸춘향' 때 재희 형과 호흡이 가장 잘 맞았었어요. '메이퀸'에서는 부딪히는 신이 별로 없었지만 좋은 말도 많이 해주시고 재밌게 찍었어요. 재원이 형도 저를 많이 예뻐해줬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하게 됐죠. 하하. 한지혜 씨는 '메이퀸' 하면서 처음 봤는데 성격이 정말 좋더라고요. 스텝들한테도 잘 하고 잘 웃는 모습이 정말 매력적이에요." (웃음)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자의 꿈을 키워온 문지윤은 2002년 '로망스'에서 김재원의 동생 역으로 연예계의 문을 두드렸다. 그동안 드라마 '이별에 대처하는 우리들의 자세', '빅', '분홍립스틱', '선덕여왕'과 영화 '돌려차기', '생, 날선생' 등 다양한 작품에서 감초 노릇을 톡톡히 해내며 연기자로서의 발을 넓혔다.

벌써 데뷔 10년 차, 조연에서 벗어나 주연을 하고 싶은 욕심은 없었을까.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그런 것에 크게 신경 쓰고 싶지 않아요. 지금은 주어진 역할에 충실히 임하고 나중에 주인공을 해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회사에서도 사장이 아닌 부장 정도에서 만족한 삶을 살 수 있듯 조연이지만 멋지게 살 수 있다고 봐요." 의외의 답변이었다.

기자가 직접 이야기해본 문지윤은 자신을 내세우기보다 주위 사람들을 칭찬할 줄 아는 그런 배우였다. 이런 성격은 그의 연기관에서도 오롯이 드러난다. 그에게 감초 연기를 잘 하는 비결을 묻자 "주인공을 살려야 한다"는 답이 되돌아왔다.

"주인공을 돋보이게 하는 것에 충실해야 저도 산다고 생각해요. 좀 더 재밌게 해볼까 싶다가도 자제하는 경우도 있어요. 넘치지 않게 연기해야 저도 살고 극도 살고 스토리도 매끄럽게 흘러가죠." 말 하나 하나에 배역에 대한 철저한 준비성과 그만의 겸손함이 배어났다.

"데뷔할 때와 지금,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요. '연기'라는 문을 처음 두드리다가 지금에야 문을 열고 방에 들어가 놀고 있는 거죠. 이제는 연기로써 그 방을 꾸며야 할 차례에요. 50세 쯤 제가 그 방에서 나올 때 또 다른 누군가가 잘 꾸며진 제 방문을 열고 들어갔으면 해요."



'메이퀸'과 '나의PS파트너'의 흥행으로 어느 때보다 기분 좋은 한 해를 보낸 문지윤은 이제야 자신의 꿈에 조금씩 다가가고 있는 것 같아 행복하다고 했다.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머지않아 그가 존경하는 배우로 꼽은 한석규와 최민식 못지않게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는 배우가 될 수 있을 거란 확신이 생겼다.

"인간 문지윤과 배우 문지윤의 목표는 동일해요. 배우로서의 인생이 내 인생이나 마찬가지에요. 앞으로도 배우라는 직업을 계속 할 거니 잘 되야겠죠. 사람 냄새나고 친절하고 밝은 배우가 되는 것. 그게 제 꿈이에요."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사진 = 문지윤 ⓒ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장소 협찬 = 스튜디오 B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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