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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투더 백구대제전] 대학배구의 전성기, 실업팀 겁주던 시절 있었다

기사입력 2012.12.10 14:05

조영준 기자


김상우 해설위원에게 듣는 한국 남자배구의 전성기 - ① 대학배구의 전성기, 실업팀 겁주던 시절 있었다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한국남자배구가 한창 대중들의 호응을 얻을 때 백전노장들의 노련미와 젊은 선수들의 패기가 어우러졌다.

특히 실업팀들을 상대로 백중세를 보여준 대학 선수들의 패기는 배구 인기몰이의 원동력이었다. 한국남자배구의 전성기는 물론 대학배구의 황금기를 보낸 김상우(39) MBC스포츠 해설위원은 당시의 추억담을 고스란히 풀어놓았다.

대학배구가 슈퍼리그 4강에 진입하던 시절

김상우 위원의 모교인 성균관대는 한국배구의 수많은 인재를 배출시킨 대학이다. 특히 김상우 위원이 몸을 담고 있던 시절에는 기라성 같은 선수들이 버티고 있었다.

"1년 선배인 임도헌(40, 현 삼성화재 코치) 선배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주목을 받던 선수였어요. 공격적인 선수로 유명하지만 수비도 정말 잘했죠. 임 선배와 동기인 장신 세터 진창욱(40) 선배가 버티고 있었고 신진식(37) 현 홍익대 감독도 있었습니다. 제가 대학교 4학년 때는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인 장병철(36) 선수도 가세했죠."

모든 포지션에 걸쳐 걸출한 인재들이 포진하고 있었다. 이들의 특징은 뛰어난 공격력은 물론 수비 능력까지 갖췄다는 점이다.

"그 때는 리베로 제도가 없었어요. 저는 원래 레프트로 뛰었기 때문에 리시브도 전담했습니다. 레프트에서 라이트로 이동했고 4학년 때는 센터로 포지션을 옮겼죠."

'전천후 플레이어'였던 김상우 위원은 센터로 포지션을 바꾼 사연이 있었다. 국가대표 주전 센터였던 故 김병선(전 성균관대, 현대자동차 서비스)이 대학을 졸업하면서 이 포지션에 공백이 생겼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인 장병철이 입학했고 결국 김상우는 라이트에서 중앙으로 위치를 옮겼다.

공수주에서 밸런스를 갖춘 성균관대는 슈퍼리그에서 좋은 경기를 펼쳤다. 당시 실업배구의 강자로 군림한 팀은 현대자동차서비스와 고려증권 그리고 LG화재 등이었다.

"제가 1학년 때는 성균관대가 4강에 올랐고 2학년 시절에는 3위까지 올랐어요. 3학년 때는 등수에 들지 못했어요. 하지만 졸업을 앞둔 4학년 때는 다시 슈퍼리그에서 3위에 올랐죠. 당시 4강 팀은 더블 리그(4강 진출 팀이 한 팀을 상대로 2경기를 치름 총 6경기)로 결승 진출 팀을 가렸는데 성대는 경기대와 현대자동차서비스를 이겼어요. 하지만 2차전에서 현대와 LG화재에 패하면서 결승 진출이 좌절됐습니다."



대학 배구의 붐, 예전보다 못한 점 아쉬워


김상우 위원은 대학시절부터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당시에는 대표팀 주전 멤버 중 상당수가 대학생들이었다. 하지만 프로가 출범 된 이후 대학 선수가 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나서는 모습은 점점 사라지고 있다.

"옛날에도 실업과 대학 선수들의 기량은 분명 차이가 있었어요. 하지만 그 때는 지금처럼 크지 않았죠. 시간이 흐를수록 키가 튼 선수들은 늘어나고 있는데 기본기를 갖춘 선수들은 찾기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볼을 받고 코트에 구르는 동작은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이 동작을 하지 못하면 수비를 제대로 할 수 없죠. 유도의 낙법과 비슷한 건데 이것을 못하는 어린 선수들이 있었어요. 시대가 변하다보니 정신력과 배구에 대한 가치관도 예전과는 달라졌죠."

시간이 지날수록 배구를 하기위해 코트를 찾는 유망주들은 점점 줄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학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들이 예전만큼 배출되지 못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제대로 된 훈련과정을 거치고 체계적인 코스를 밟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린 유망주들이 배구를 지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도 필요하죠. 제가 성대에서 뛸 때는 대학 팀끼리 경기를 해도 관중들이 많았어요. 특히 경기대와 라이벌 관계였는데 두 팀이 경기를 하면 양쪽 학생들이 코트를 찾아와 열띤 응원을 펼쳤죠."

성인 배구가 활성화되려면 이를 받쳐줄 수 있는 중‧고교 배구 및 대학배구가 살아야 한다. 90년대와 2000년대 초반까지 한국남자배구는 전성기를 누렸다. 대학배구의 인재들은 실업팀과 대표팀의 젓줄이었다.

[사진 = 김상우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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