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힐링캠프'에 이승엽이 출연했다. 그가 스스로 하지 못하는 칭찬까지 끄집어내 이승엽의 매력을 널리 알린 1등 공신은 누가 뭐래도 그의 절친 김제동이었다. 그런데 알고 보니 이 두 사람 꽤 매력적인 12년의 인연을 이어온 사실이 밝혀져 눈길을 끈다.
3일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서는 지난 방송에 이어 국민타자 이승엽 선수 2편이 방송됐다. 방송인 못지않은 말솜씨를 선보인 이승엽. 그가 생애 첫 단독 토크쇼에 출연하고도 굳이 않 꺼내도 될 자신의 지난 과오와 에피소드들을 스스럼없이 꺼낼 수 있었던 건 MC 김제동의 역할이 컸다.
그런데 알고 보니 두 사람의 인연은 '호기심'에서 시작 됐다고. 약 12년 전 이승엽이 삼성 라이온즈에서 활약할 때 김제동은 장내 이벤트를 담당하는 아나운서였다. 경기에 임하는 선수들에게도 김제동의 입담은 유명했던지 이승엽은 당시 김제동을 "생긴 것도 웃기게 생겼는데 정말 웃기더라"라고 표현했다.
이어 그는 "친해지고 싶어서. 구단 몰래 슬쩍 다가가 '언제 밥 한번 먹어요'라고 했다"고. 그렇게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 이승엽은 김제동의 로드 매니저를 자처하며 그의 행사 길에 동행했다. 많은 인파가 몰린 가운데 이승엽이 차에서 먼저 내려 김제동이 내릴 수 있게 문을 열어준 것도 김제동을 위함이었다. 당시 방송에 데뷔하기 전이었던 그에게 이승엽은 "형은 이승엽이 문 열어 주는 사람이에요"라며 자신감을 불어 넣어 주었다.
또 10년 전 이승엽이 아내 이송정씨와 결혼식을 올릴 때, 주변에 유명한 개그맨을 많이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무명 김제동에게 결혼식 사회를 부탁했다. 이에 김제동은 "유명한 사람들이 하는 게 더 낫지 않겠냐"고 했지만 이승엽은 그런 김제동에게 "나에겐 형이 젤 웃기고 유명해"라고 답했다는 일화는 훈훈하기 까지 하다. 또 이승엽 선수는 김제동네 가족 행사인 제삿날이나 칠순잔치에도 시간이 허락하는 이상 꼭 찾아가 김제동을 든든하게 했다.
김제동 역시 야구선수의 아내로 홀로 외로웠던 이송정이 이승엽과 싸우거나 서운한 부분들이 있으면 고민 상담사가 되어 그의 말을 잘 들어주고 또 부부 사이의 사소한 오해로 비롯된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역할까지 했다. 특히 김제동은 "아주버님에게 털어 놓는게 편하지 않았겠냐"며 이송정과의 일을 이승엽에게 알리지 않은 채 "내가 곁에서 봤을 때 이런 부분들은 고치면 두 사람 사이가 더 좋아질 것 같다"등의 말을 이승엽에게 전함으로써 부부 사이에서 든든한 징검다리 역할을 해줬다.
마치 친형제의 모습처럼 훈훈한 두 사람의 모습에 네티즌들은 "김제동만 이승엽 사생팬인게 아니라, 이승엽도 김제동 팬이네", "두 사람의 모습 든든하네요. 보기 좋습니다", "12년의 인연, 멋있습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사진 = ⓒ SBS 방송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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