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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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한국 왔나…현장에서 느낀 日 걸그룹의 해외 진출 의지

기사입력 2012.11.19 07:18 / 기사수정 2012.11.19 10:18

백종모 기자


[엑스포츠뉴스=백종모 기자] 일본 걸그룹 '퍼퓸(Perfume)'이 내한 공연을 가진 자리에서, 적극적인 해외 활동 의지를 밝혔다. 현역 일본 걸그룹으로서는 이례적이다.

11월 17일 오후 7시 일본의 테크노팝 유닛 퍼퓸이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월드투어 'Perfume WORLD TOUR 1st'의 일환으로 내한 공연을 열었다.

이번 퍼퓸의 월드 투어는 한국 외에 대만, 홍콩, 싱가폴 4개국에서 개최되며 각국의 공연 장소 모두 수용 인원이 1천 ~ 2천 명 정도다. 월드투어라는 이름에 비해서는 단출한 규모다.



■日 대표 걸그룹 '퍼퓸', 왜 한국 왔나

퍼퓸은 J-POP을 대표하는 걸그룹으로 꼽힌다. 2008년 이후 발매된 앨범이 모두 3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고 2010년 도쿄돔 단독 라이브 콘서트에서 5만명을 동원했다. NHK의 음악 프로그램 '뮤직 재팬'의 진행을 3년째 맡고 있기도 하다.

이들은 해외 진출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여 왔다. 2012년 2월 소속 음반사를 옮길 때 내건 이유도 해외 진출이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작은 공연 규모 탓에 일번 월드 투어가 음반사 이전을 위한 핑계라거나 일본 홍보용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

그러나 퍼퓸은 이날 콘서트에서 이런 의혹들을 일축했다. 니시와키 아야카는 "이 무대에 서기까지 갖은 어려움이 있었다. 3~4년간 함께 해오던 스태프들과 헤어졌고, 일을 추진하면서도 의구심이 들었다. 오랜 기간에 거쳐 여러분과 만나게 돼 영광이다"라고 전했다.



니시와키 아야카는 콘서트에서 "'폴리리듬'이 영화 '카2'에 삽입된 것을 계기로 미국에 가게 됐고, 미국에 음원 발매가 전혀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도 많은 팬이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해외 활동을 결심하게 됐다"고 밝혔다.

6년전에도 고토마키나 아라시 등 젊은 아이돌이 콘서트를 했지만 1회성이 그친 바 있다. 퍼퓸도 그렇게 되지 않을까?

여러 정황상 이들의 해외 활동은 계속 추진될 것으로 보인다.

퍼퓸은 이날 공연 중 여러 차례 "'월드투어 2'를 하고 싶다"는 말을 했다. 또한 "'월드투어 1st'라는 이름은 2, 3번째 투어까지 염두에 둔 거이다"라고 했다. 해외 활동이 단발성에 그치지 않게 하겠다는 의지 표현이다.

일본 음반 시장 상황을 보면 이들이 해외 활동의 의지는 나름 개연성이 있다. 퍼퓸은 외모를 앞세운 아이돌 가수들에게 일본 내에서 밀리고 있다. 특히 음반보다 DVD·블루레이 등의 영상 미디어 판매 비중 크게 증가하는 추세여서 격차는 더 크게 벌어지고 있다.

또한 퍼퓸은 NHK '뮤직재팬'을 오랫동안 진행하면서 카라, 소녀시대 등의 K-POP 걸그룹이 해외 활동을 성공적으로 하는 모습을 지켜봐왔다. 이들의 영향을 받았을 수도 있다.

결국 퍼퓸은 해외 활동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려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 시장에서 성공 가능성은?

이날 퍼퓸은 '폴리리듬', '레이저빔', '초콜릿 디스코' 등 대표곡을 포함한 총 16곡의 라이브 무대를 선보이며 국내 팬들을 열광시켰다.

중독성 있는 수준급의 일렉트로닉 음악과 국내와는 다른 스타일의 독특한 안무를 선보였다. 국내 걸그룹처럼 각을 맞츤 군무는 아니지만 나름 매력이 있었다.

공연장은 작지만 분위기는 여느 일본 가수의 내한 공연 때보다 뜨거웠다. 악스코리아를 가득 메운 2천 여 관객들은 동시에 발을 구르며 공연장을 뒤 흔들었다.



이런 반응에 멤버들은 진심으로 감동한 표정을 지었다. 니시와키 아야카는 한국말로 "감사합니다"를 연발했고, 멤버들은 90도 배꼽인사를 했다.

이들은 "한국 자동차 문 옆에 붙어있는 파란색 스펀지가 신기하다", "떡볶이를 좋아한다" 등의 멘트로 한국에 대한 관심을 나타냈다. 또한 카라 강지영의 말투를 따라하며 한국 관객에게 친근한 느낌을 줬다.

비록 관객 중 일부는 퍼퓸의 공연을 보기 위해 한국을 일부러 방문한 일본인이었지만 이날 열기는 무척 뜨거웠다. 이들이 국내 팬들에게 얼굴을 비칠 기회가 늘어난다면 좀 더 대중적인 인기를 얻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백종모 기자 phanta@xportsnews.com

[사진 ⓒ 아뮤즈코리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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