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KBS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극본 최순식/연출 이정섭, 전우성)에서 열연 중인 신현준과 김정은의 '바디 체인지 라이프'가 대한민국 주부들과 남편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갈수록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호텔리어인 고수남(신현준 분)과 결혼 12년차 주부 나여옥(김정은 분)은 이혼 도장을 찍던 날 영혼이 뒤바뀌면서 달라진 삶을 살게 된다.
불륜에 빠져있던 호텔리어에서 단번에 아줌마로의 인생을 시작하게 되는 수남과, 손 하나 까딱하지 않는 '시월드'의 핍박에 시달리던 주부에서 출세와 불륜 욕구만이 솟구치는 밉상 남편이 돼 버린 여옥은 원래의 몸과 영혼을 되찾기 위해 갖은 시도를 하지만 계속 실패한다.
그동안 서로 구박하고 미워하기에만 바빴던 이들이 바뀐 삶을 살게 되면서 벌이는 각종 에피소드를 통해 시청자에게 재미와 공감을 주고 있다.
9일 밤 방송된 '울랄라부부' 4회에서는 수남이 집 안에서 과거 나여옥이 하던 가사를 모두 도맡아 하는 장면이 방송됐다.
수남은 아무리 해도 끝나지 않는 집안일에 지친 모습을 보이며 가정주부들의 수고로움을 몸소 체험했다. 그런 수남에게 또 다른 수남의 자아가 나타나 "내가 바람을 핀 건 빅토리아가 늘 내게 칭찬을 하고 자신감을 불어넣어줬기 때문이다. 그런데 마누라들은 늘 내게 '돈' 소리밖에 안 한다. 대한민국 남자들의 외로움을 좀 알아 달라"며 바람을 피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바람을 피운 것은 당연히 잘못이지만, 대한민국 주부들과 남편들의 고충을 속 시원히 풀어놓겠다던 제작진의 기획의도처럼 극 중 상황에 현실적인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녹여 내면서 시청자들의 공감을 샀다.
또 '유쾌한 드라마'를 표방하고 있는 만큼, 이미 여러 코미디 작품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선보였던 신현준과 김정은의 폭소 만발한 모습이 극을 보는 재미를 더하고 있다.
'바디 체인지' 후 수남은 답답한 마음에 친구 이백호(최성국)에게 자신과 여옥의 몸이 바뀌었다고 얘기한다. 하지만 백호가 이를 믿지 않자 길 한복판에서 백호의 비뇨기과 수술 사실을 폭로하며 자신이 '진짜 수남'임을 증명한다.
또 수남의 삶을 살고 있는 여옥은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 처음으로 남성용 소변기 체험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생전 처음 보는 남자 화장실의 리얼한 풍경에 당황하는 모습을 보인다.
이처럼 '울랄라부부'는 영리하게도 웃음을 통해 현실을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울랄라부부'의 이정섭 감독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가사 일에 종사하는 대한민국 주부들의 고단함과, 일과 외로움에 빠져 있는 남편들의 모습을 그려낼 것이다. 가족 코미디인 만큼 부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을 재미있게 그려내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감독의 말처럼 4회가 방영된 현재 '울랄라부부'는 대한민국 주부들과 남편들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데 성공하고 있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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