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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UTD, 노종건 선수를 만나다.

기사입력 2005.06.21 08:29 / 기사수정 2005.06.21 08:29

남궁경상 기자


지난 12일 저녁 프로축구 인천유나이티드의 노종건 선수를 선수단 숙소 앞 카페에서 만나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다. 인천의 단독 선두와 상승세에 큰 힘을 더하고 있는 노종건 선수를 만나 그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인천의 연승행진이 계속 되었던 이유가 5월 22일 광주원정의 승리 이후가 아니었나 싶다. 광주전에서 자신의 데뷔 골이자 천금같은 결승골을 성공시켰는데...

▲ 전날 잘 때 특별한 꿈을 꾼 것도 아닌데 그냥 기분이 좋았어요. 골 넣고도 사실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덤블링 세레머니는 예전부터 생각했었습니다. 사실 감독님을 안아드리려고 했는데 쑥스러운 것 같아서 못했습니다. 그 날(광주전 세레머니) 이후 저희 팀 전력분석 할 때 그 장면(덤블링 세레머니)을 비디오로 다시 보게 되면 꼭 정수형(이정수), 경모(성경모), 여산(윤여산)이가 키득키득 웃습니다. 그러면 선수단 전체가 다 웃어버리는 겁니다. 그 때 감독님이 꼭 한소리 합니다. 저 준비된 자세 좀 보고 배우라고…. 민망하긴 해도 재미있어요.

- 작년은 프로데뷔 첫 무대였고, 올해는 프로 2년차인데 본인이 생각하기에 달라진 점이 있다면?

▲ 많이 달라지고 변했습니다. 작년에는 몸싸움과 신경전을 무조건 들이밀면서 했는데 올해에는 여유도 생기고 경기 중에도 "이건 하지 말자" "이렇게 해야겠구나"라고 생각을 하게 됩니다. 경기가 끝나면 후배들이나 주위 분들에게 물어봅니다. 오늘 어떤 실수를 했는지에 대해서. 그리고 혼자 있을 때 생각을 많이 합니다. 이미지트레이닝도 하고, 잘 하려고 노력도 합니다. 그런데 아직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군대문제만 해결되면 정말 인천 팀에만 있고싶어요. 인유가 너무 좋아요.

- 자신의 장단점은 뭐라고 보는가?

▲ 제 장점은 잘 뛰는 겁니다. 운동장에서 뛰는 게 힘들면 안되니까 몸 관리를 잘하는 편이에요. 훈련시간 이외에도 운동도 많이 하고, 먹는 것도 잘 챙겨 먹습니다. 전 밥은 좀 적게 먹는 줄 알았는데 다른 선수들이랑 밥 먹고 있다 보면 다들 후식 먹을 때까지 저는 밥을 먹고 있더라 구요. 오죽하면 라돈치치가 한국말로 종건아 집에서 밥 안줘? 라고 말해서 한참 웃었습니다.

- 경기 중 노종건 선수의 포지션을 보면 한 자리에만 있지 않는 전형적인 멀티 플레이어 같던데, 경기중 본인의 역할은?

▲ 제 역할은 감독님이 시키는대로 하는 겁니다. 선생님이(장외룡 감독) 말씀하시길 제가 잘 뛴대요. 상대 미드필더가 공을 잡을 때 뺐지 않더라도 바짝 따라붙어서 저희 쪽으로 공이 올 수 있도록 하는 역할입니다. 그리고 2:1 상황이 되었을 때 공을 뺏는 거죠. 자세한 건 말씀 못 드려요. 운동량이 상대적으로 많아서 힘들지 않으냐고 하시는데, 그런 건 아니에요. 뛰는 건 자신 있습니다.

- 올 시즌 아기치, 서동원등의 영입으로 주전을 유지하는 것이 쉬워 보이진 않은데

▲ 한 팀의 선수이지만 라이벌입니다. 아기치 선수나 서동원 선수는 오랜 경험이 있잖아요. 운동장 내에서는 그런 경험이 많이 중요하거든요. 빨리 두 분한테 배워서 경쟁에서 이기고싶습니다. 저는 저만의 장점이 있으니 좋은 것만 골라서 배우면 더 좋은 선수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아직 젊으니까 자신 있습니다.

- 장외룡 감독님의 자유축구가 요즘 화제인데, 그라운드 내에서 혹은 밖에서의 감독님은 어떤가?

▲ 축구를 그만두는 날까지 그런 감독님을 만나긴 힘들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술분석뿐 아니라 비디오편집까지 직접 밤새워 다 해오시고… 믿음이 가는 감독님입니다.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신뢰가 가고 믿음이 가는, 저에게는 최고의 감독님입니다. 감독님을 만나고서 저도 많이 바뀌었거든요. 평생 존경할 분입니다.



- 선수단이 조용한 곳(계산동에서 서구청 앞으로)으로 이사를 간 것으로 안다. 여가생활이나 훈련 이후의 시간은 어떻게 보내나? 노종건 선수의 하루생활이 궁금하다.

▲ 늦게 자거나 잠이 안 와도 일찍 일어나는 편입니다. 보통 6시 30분에 일어나서 아침운동을 간단히 하고, 아침식사를 7시 20분에 합니다. 그리곤 아무것도 안하고 가만히 있어요. 다른데 힘을 소모하는걸 싫어하거든요. 그리고 문학까지 이동해서 오전, 오후 훈련을 하고 다시 돌아와선 또 여러 가지 생각을 하며 가만히 있는 것을 좋아합니다. 가끔 훈련시간이 비면 가까운 영화관에 영화도 보러 갑니다. 저녁에도 TV도 잘 안보고 10시쯤 되면 누워서 하루일과도 정리하고 잠들 때까지 누워있습니다.

- 좀처럼 지기 싫어하는 성격으로 소문이 나 있는데.. 지거나 이겼거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을 것 같다.

▲ 특별한 에피소드는 없고 정말 지는 건 싫어합니다. 아무것이라도 지고 방으로 돌아오면 제 표정을 보고 다들 알아요.. “종건이 졌다”그러면 아무도 말을 안 시켜요. 같이 방 쓰는 성윤이(조성윤)한테 미안하죠.

- 한번만 봐도 쉽게 잊혀지지 않는 강인한 인상(특히 똘망똘망한 눈!)을 같은 것 같다. 자신의 외모 중 가장 마음에 드는 곳을 꼽아본다면?

▲ 당연히 눈입니다. 제 눈이 살아있잖아요. 학교 다닐 땐 오해도 많이 받았지만 눈이 살아있는 것 같아서 가장 맘에 들어요 . 

- 축구를 하면서 가장 즐거웠던 시기는?

▲ 작년까지는 데뷔전이 가장 기억에 남고 생각만 해도 즐거웠었는데, 올해 광주전에서 골 넣고 나서는 바뀌었습니다. 광주전이 좋아요. 홈 경기였으면 더욱 좋았을 텐데 좀 아쉽습니다.  다시는 그런 골을 넣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죽을 때까지 못 잊을 것 같습니다. 광주전에서 골 넣고 많은 분들에게 사랑 많이 받았습니다.

- 스트레스는 어떻게 해소하는가

▲ 스트레스를 특별히 많이 받아요. 작년 같은 경우만 봐도 성격이 직설적인 편이라 사람들에게 많이 풀었습니다. 지금은 참으면서 음악을 듣거나 합니다. 주위에서 저보고 철들었답니다.

- 인천 선수들은 타 구단 선수들에 비해 매너 있는 플레이를 하는 것 같은데 경기 전 특별한 지시사항이라도 있는 것인지

▲ 경기 전에만 그런 것이 아니고 모든 훈련시간에도 그런 지시를 받습니다. 장외룡 감독님은 평소에 화도 잘 안내는 편인데, 잡아당기거나 뒤에서 태클 하거나 하면 정말 화를 내시거든요. 저희 인천 팀의 목표 중에는 페어플레이 상을 받는 것도 있어요. 투쟁은 하되 페어플레이를 하자.. 경기 때 잘 보시면 저흰 지나친 항의나 보복공격도 안 하거든요.

- 친한 동료 선수가 있다면?

▲ 성경모요.. 초.중.고를 같이 다녔습니다. 서로 너무 잘 알아요. 경모(성경모)가 전북에서 인천으로 왔을 때도 정말 좋았습니다. 경모는 제가 무슨 말을 할건지, 무슨 생각을 하는지도 알 수 있다고 말합니다. 지금도 늘 같이 다닙니다.

- 팀이 부산과의 경기에서 무승부로 연승행진을 마감했는데

▲ 속상하지만 질 수도 있었던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습니다. 장 선생님도 우리 선수단 모두 매 경기마다 최선을 다해서 뛰고 있으니까 실망하지 말라고 합니다. 우리의 목표는 플레이오프 진출에 있습니다. 저흰 목표가 있기 때문에 지난 한 경기 결과에만 신경 쓰지 않고 남은 경기 좋은 결과를 위해 더욱 열심히 하겠습니다.


#노종건 선수 인터뷰는 인천UTD 기자단에서 공동으로(이주은, 남궁경상) 진행했습니다.



남궁경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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