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강산 기자] '외로운 싸움'이었다. 하지만 기보배(24, 광주시청)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
기보배는 영국 런던 로즈크리켓그라운드서 열린 2012 런던올림픽 여자 양궁 개인전 결승전서 아이다 로만(멕시코)을 슛오프 끝에 세트스코어 6-5로 힘겹게 물리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기보배는 4강전부터 외로운 싸움을 했다. 대한민국이 개인전 금-은-동메달을 싹쓸이하던 시절과는 달랐다. 전체적인 평준화가 이뤄지면서 실력차는 좁혀졌다. 동료인 최현주는 16강, 이성진은 8강전서 탈락했다. 프랑스와 멕시코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이다.
막내인 기보배 홀로 외로운 싸움을 펼칠 수밖에 없었다. 멕시코의 로만과 아비티아는 준결승서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최소 한 명의 선수는 결승 진출이 보장돼 있는 만큼 기보배에 비해 부담감이 덜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기보배는 꿋꿋하게 자신의 몫을 해냈다. 4강전서 카투나 로릭(미국)을 세트스코어 6-2로 손쉽게 제압한 기보배는 결승전서 로만을 만났다. 행운도 따랐다. 1세트서 27점을 기록한 기보배는 로만이 마지막 화살을 6점 과녁에 맞추면서 1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2세트서 무승부, 3세트서 26-29로 패하며 세트스코어 3-3, 동점을 허용했다.
위기 상황서 그녀의 진가가 발휘됐다. 기보배는 4세트서 세 발의 화살을 모두 10점에 명중시키며 30-22로 승리했다. 세트스코어 5-3, 5세트서 패하지만 않는다면 금메달을 목에 걸 수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기보배와 로만 모두 첫 두발의 화살을 9점 과녁에 맞췄다. 하지만 마지막 화살에서 승부가 갈렸다. 로만이 9점, 기보배가 8점을 기록하면서 세트스코어 5-5, 승부는 슛오프로 넘어갔다.
한 발로 승부가 결정되는 만큼 부담감이 극에 달할 수 있었다. 기보배의 화살은 8점을 맞췄다. 위기였다. 하지만 행운이 따랐다. 심리적으로 흔들린 로만의 화살은 기보배의 화살보다 중앙과의 거리가 멀었다. 기보배가 '세계 최고의 궁사'로 우뚝 선 순간이었다. 또한 직전 대회인 2008 베이징올림픽 결승전서 박성현이 패하면서 끊어진 금맥을 다시 이은 소중한 금메달이었다.
[사진=기보배 ⓒ 엑스포츠뉴스 DB]
강산 기자 posterboy@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