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V] 김연경 측, "마음 굳힌 해외팀 있다"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런던올림픽 출전이라는 거사를 눈앞에 두고 김연경(24)이 흔들리고 있다.

김연경은 흥국생명과의 줄다리기 싸움을 펼치고 있다. 새로운 시즌을 앞둔 김연경은 지난 4일 대리인이자 소속사인 인스포츠코리아를 통해 대한배구협회에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을 요청했다. 인스포츠코리아는 4일 보도 자료를 통해 흥국생명 소속 선수가 아닌 자유계약(FA) 선수 신분으로 해외 리그에 진출하겠다고 맞섰다.

김연경은 지난 2일 원소속구단인 흥국생명에 임의탈퇴선수로 등록했다. 흥국생명 구단 측은 “김연경이 구단과 상의없이 모든 계약과 초상권을 에이전트 측에 일임했다. 흥국생명 측은 소속 구단과 협의하지 않고 무단으로 해외 이적을 진행하려고 했던 점을 지적하며 한국배구연맹(KOVO)에 임의탈퇴를 공시를 요구했다.

이에 KOVO는 김연경의 임의탈퇴 선수로 인정했다. KOVO의 규정에 따르면 자국에서 6시즌을 치러야 FA자격으로 해외리그에 진출할 수 있다.

흥국생명 측은 "김연경과의 면담을 통해 에이전트를 계속 고수하는 것은 위반이라고 밝혔다. 구단은 김연경의 해외진출을 지지하고 계약권과 협상권을 지원하겠다"라고 전했다. 그러나 김연경의 대리인인 인스포츠코리아는 "구단의 방해로 김연경의 해외 진출이 좌절된다면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맞대응했다.

흥국생명은 KOVO의 규정을 내세워 김연경 에이전트 측의 부당함을 전했다. KOVO의 규정에 따르면 "해외임대선수는 구단과 선수가 합의하여 해외리그 소속 구단에 임대한 선수를 말한다"라고 적혀있다.

흥국생명 관계자는 "우리는 (김)연경이가 잘 되기를 기원하고 있다. 이런 면을 생각할 때 예전처럼 해외리그 진출을 지원하려고 했다. 그러나 구단과 협의 없이 이러한 일이 발생했다. 부디 직접 대면해 대화로 풀어갔으면 한다"고 구단의 입장을 전했다.

그러나 김연경 측의 입장은 다르다. 김연경의 대리인은 "이 조항은 해외임대선수에 대한 용어 정의다. 김연경은 흥국구단과 합의해 해외구단에 임대됐고 올해 5월15일 이후에는 임대기간이 종료됐다. 계약이 끝났기 때문에 흥국생명으로 복귀했고 김연경과 우리가 관련 규정을 위반한 것은 없다."고 말했다.

인스포코리아 측은 KOVO의 규정에 대해서도 "KOVO의 규정은 국내리그에서 통하는 것이지 국제 룰로 적용해서는 안 된다. 이적동의서는 국제 룰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말하며 흥국생명의 주장에 대응했다.

그리고 인스포츠코리아는 "김연경은 이미 자기가 가고 싶은 팀을 마음에 굳혔다. 지금은 구체적으로 그 팀을 밝힐 수는 없다. 하지만 이 구단은 김연경 영입에 대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계약을 체결하면 모든 문제를 스스로 알아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라고 전했다.

이 구단에 대해 인스포츠코리아는 "아제르바이잔리그 팀은 아니다. 유럽의 빅 리그인 것은 확실하다"라고만 언급했다. 인스포츠코리아와 흥국생명의 대응은 더욱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러한 복잡한 상황 속에서 김연경은 현재 런던올림픽을 대비하고 있다. 프로선수의 이적 문제는 늘 쟁점화 되고 있지만 올림픽에만 집중해야할 현 시점에서 붉어져 나왔다.

구단과 선수 측, 그리고 연맹 등은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망망대해를 표류하고 있다. 이러한 과정이 김연경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면 모두의 책임이 된다.

올림픽 무대는 오직 4년이라는 기간을 두고 열린다. 8년 만에 올림픽에 진출해 침체된 여자배구를 부흥시키려는 의지는 결코 무너져서는 안된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여자배구의 대들보를 살리는 일이다.

[사진 = 김연경 (C) 페네르바체 구단 공식 홈페이지 캡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