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유로 2008에 이어 유로 2012도 공동 개최국의 8강행을 허용하지 않았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 두 개최국은 나란히 조별예선에서 탈락하며 안방에서 열리는 축제에 들러리 신세가 되고 말았다.
우크라이나는 20일(이하 한국시간) 돈바스 아레나에서 열린 유로 2012 조별예선 D조 3차전에서 잉글랜드에 0-1로 패했다. 8강 진출을 위해선 잉글랜드를 반드시 이겨야만 했던 우크라이나는 주심의 판정까지 도와주지 않으면서 조 최하위로 유로 2012를 마감했다. 또 다른 개최국인 폴란드도 지난 17일 체코에 패하면서 A조 최하위에 그쳐 8강 진출에 실패했다.
폴란드와 우크라이나가 동반 탈락함에 따라 유로 본선에서 공동 개최국의 불운이 계속 이어졌다. 전통적으로 월드컵과 달리 유로 본선은 개최국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했다. 1984년 프랑스가 개최국으로 우승한 이후 이번 대회까지 7대회 연속 개최국 우승은 이뤄지지 않았고 개최국 개막전도 2승 4무 2패에 그쳐 실망스럽다.
그 중에서도 공동개최로 열린 대회에서의 개최국은 조별예선 탈락의 수모를 당하고 있다. 유로 사상 공동개최는 총 세 번 있었다. 네덜란드-벨기에의 유로 2000과 스위스-오스트리아의 유로 2008 그리고 이번 대회까지 유럽축구 대제전은 공동개최로 큰 흥행을 보였다.
그러나 개최국의 성적은 흥행과 반비례하다. 유로 2000에서 네덜란드만이 4강까지 올라갔을 뿐 나머지 다섯 국가는 모조리 조별예선을 뚫지 못했다. 벨기에는 이탈리아와 터키 틈 사이서 고전하다 조 3위에 그쳤고 유로 2008의 스위스와 오스트리아도 각각 4위와 3위에 그쳐 일찌감치 축제를 접었다.
36년 만의 동유럽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도 폴란드와 우크라이나는 만반의 준비를 마치며 개최국 돌풍을 노렸으나 나란히 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유로와 별개지만 2010 남아공월드컵에서도 개최국이었던 남아공이 사상 처음으로 16강 진출에 실패하는 등 최근 들어 개최국의 탈락은 심심찮게 볼 수 있다. 이전까지 국제대회에서의 개최국은 실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일방적인 홈팬들의 응원과 여러 가지 홈 이점을 활용해 기대보다 좋은 성적을 거두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최근 들어 축구 저변 확대의 이유로 개최권을 축구 변방에 내주는 일이 많아지면서 더 이상 실력의 차이를 홈 이점만으로 뒤집기 어려운 상황이 되고 있다. 단순히 개최국 탈락 징크스라 치부하기에는 시사하는 바가 큰 유로 2012 공동개최국의 운명이었다.
[사진 = 탈락이 확정된 폴란드 대표팀 (C) 스카이스포츠 홈페이지 캡쳐]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