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3 2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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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스텐, 프로메테우스가 될 수 있을까?

기사입력 2007.02.08 22:59 / 기사수정 2007.02.08 22:59

서영원 기자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프로메테우스와 에피메테우스는 각각 '먼저 생각하는 자' 예측하는 성향과 '나중에 생각하는 자' 후회하는 성향을 띈다. 현재 반바스텐은 전임 대표팀 감독들의 운영 틀을 깨고 새로운 방식으로 팀을 이끌어 나가고 있다. 과연 그에게 '먼저생각하는 자'의 칭호가 붙어 대표팀 임기를 성공적으로 마칠 수 있을까? 

유로2004 종료 이 후 네덜란드 축구협회(KNVB)는 선수로서는 최고의 경력을 가졌지만 감독으로서의 경력은 아약스B팀이 전부일 정도로 전임들에 비해 객관적인 경력이 없는 이 'Mr.Nothing'  반바스텐을 감독에 선임하였다. 선임 당시 인터뷰에서 "오렌지 유니폼을 입었다면 특별한 매력을 선사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몸소 보여줄 것" 이라 말하며 팬들에게 기대를 심어 줬으며 적어도 WC 유럽예선 통과때 까지만해도 크게 어긋나 보이지는 않았다.

→ 연소자 우대정책
전임 아드보카트 감독이 평균연령이 높은 팀을 선호했다면 반바스텐은 그 반대다. 부임 초기에는 반후이동크(NEC), 다비즈,(아약스), 마카이(뮌헨), 반니스텔루이(R마드리드),반데사르(맨체스터유나이티드),반봄멜(뮌헨)등등 기존의 주전을 차지하고있던 멤버들이 꾸준히 뽑혔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출장시간이 줄고 결국엔 대표팀 명단에서 사라져가기 시작했다. 그 자리는 크롬캄프(PSV),에마뉴엘손(아약스),데클레르(AZ)와 같은 거의 알려지지 않은 선수들이 차지했으며 뽑히지 못하는 기존 멤버들과 마찰이 일어났었다. 네덜란드 3강 아약스,PSV페예노르트 이외의 팀에서 많은 선수들이 선발되었으며 특히 AZ출신의 선수들로 스쿼드의 절반이 채워질때도 있었다. 반면 기존의 몇몇선수는 대타 선발을 거부하고 대표팀을 은퇴하는 사태까지 발생하고 말았다.  이왕 같은 능력을 가졌다면 나이 어린선수에게 기회를 주겠다는 정책은 계속 되었고 이렇게 월드컵 맞이하게 되었다. 반바스텐은 '팔팔한' 기존 멤버를 놔누고 실패를 전제로 신예들을 발굴하고 경험을 쌓게 해주었다. 추후 후임감독이 반바스텐에게 엎드려 절이라도 해야할 것임은 분명하다.

→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 한 월드컵, 하지만.
2006월드컵 총전적 2승1무1패 3득점 2실점, 16강진출달성, 네덜란드라는 이름에 걸맞지 않은 기록임은 분명하다. 경기 내적으로도 우승후보국 가운데 가장 떨어지는 중원장악력, 로벤 위주의 아이솔레이션 전술, 이기고 있을 때에도 수비에서 자주 볼을 돌리는 수비위주의 전술, 그리고 마카이,다비즈,시도르프와같은 유능한 선수를 뽑지 않았다는 빌미로 언론이나 팬들의 비난을 피할 수는 없었다. 하지만 원론적으로 돌아 봤을때 네덜란드는 세대교체의 과도기적 단계였고 애초에 08유로를 기대하고 이들에게 2006월드컵에서 타이틀을 따올 의무는 없었기에 08유로까지 반바스텐에 대한 평가는 유예 되었다.

→ 반신반의한 러시아전
평가를 유예받은 상태에서 08유로 예선전을 치루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전을 맞이 했다. 전반전은 역시 월드컵에서 보여줬던 경기틀과 큰 차이가 없었으며 다만 주축 멤버들이 부상때문에 나오지 못했다는 '변명'거리는 있었다. 하지만 후반전 대거 선수와 전술의 변화를 가져온뒤 4골을 몰아치며 1골을 만회한 러시아에 완승을 거뒀다. 그는 미리 생각했던 것일까? 경기 후 인터뷰에서는 "안정적인 경기를 원했지만 그렇게 되지 않아 몇가지 변화를 주었다" 처럼 그는 선수 교체이후 교체멤버들이 두루 득점하며 '몇가지 변화'가 옳았음을 증명해냈다. 하지만 4-1이라는 결과와 달리 60분 졸전 30분 선전은 두고 반성해 보아야할 일이다.

→토탈사커를 외치던 아름다운 시절은 갔다.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축구를 하는 사내들 네덜란드의 계명인 토탈사커 창세기 1장1절 "전원공격 전원수비를 하며 세계축구의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근본지는 네덜란드다" 라는 구절을 외치며 우승후보로 강림하던 시절은 확실히 아니다. 또 단순 네임벨류만으로 승리를 장담하는 시절은 더더욱 아니다. 반바스텐도 현실을 의식해 때론 수비도 해야하며 때론 안정적인 경기를 추구함을 원하고 있다. 이제는 실리축구를 추구하는 네덜란드, 그 가운데 그 변화를 주도하는 'Mr.Nothing' 반바스텐, 그가 추구하는 정책이 프로메테우스의 생각이 될 것인지 아님 에피메테우스의 후회가 될 것인지 앞으로 유로까지는 1년 길면 길고 짧으면 짧은 시간 속의 굴레에 그를 지켜본다. 

서영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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