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현희 기자] 올해 전라권 고교야구는 '춘추 전국시대'를 맞이했다. 대부분의 3학년이 졸업한 '광주 3강'의 전력 약화를 틈타 순천 효천고, 화순고, 군산상고, 전주고의 전력이 한층 향상됐기 때문이었다. 예상대로 전라권의 일곱 학교는 마지막까지 접전을 펼치며 치열한 중위권 싸움을 전개했다.
이러한 가운데, 화순고가 지난해 후반기 리그전에 이어 올 시즌 전반기에도 우승을 차지했다. 서창기 감독의 효천고 역시 4승 2패의 성적으로 준우승을 차지하며 오랜만에 전국 본선무대를 밟게 됐다. 또한, 추첨을 통하여 동성고와 군산상고가 '본선무대 막차'를 탔다.
'복병' 화순고, 지난해 청룡기 8강 신화 재현할까?
지난해 후반기부터 막강 화력을 자랑했던 화순고는 이형범(NC)이 빠져나갔어도 여전히 전라지역에서 무시 못할 강호였다. 지난해 청룡기에서 8강에 진출했다는 자신감이 선수단에 큰 무기로 다가온 것 역시 무시할 수 없었다.
지난해부터 팀의 마운드를 책임졌던 천재환(18)과 김정빈(18)이 화순고 전력의 핵심이다. 둘은 투-타를 겸업할 수 있다는 장점까지 지니고 있어 가벼이 볼 수 없다. 그만큼 기본이 잘 되어 있다는 이야기다. 여기에 또 다른 투수 요원이기도 한 이경훈(18)도 있다. 화순고 이광우 감독이 본선 무대에서 세 투수를 한꺼번에 대동할 경우, 웬만한 고교레벨 타자들이 손을 못 댈 수 있다. 여기에 발 빠르고 장타력이 좋은 최민재(18)가 타선에 대기중이다. 이번 전반기 리그전에서 홈런포를 가동할 만큼 상태가 좋다.
이번 시즌을 '부흥의 시작'으로 보고 있는 효천고는 오랜만에 좋은 재원들을 확보하면서 전라지역 준우승을 차지했다. 특히, 3학년보다 2학년들의 상태가 더 좋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이 중 서창기 감독은 차명진(17)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좋은 체격조건(187cm, 88kg)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트레이트가 일품이기 때문. 타자로서도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어 내년 시즌을 더욱 기대해 볼 만한 재원이다. 또 다른 '투-타 만능 꾼' 박계범(16)도 있다. 투수로서 첫 승을 신고함과 동시에, 홈런포까지 가동하며 서창기 감독의 마음을 뿌듯하게 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을 지켜볼 만한 재원이다. 3학년 중에는 투수 허률(18)이 감투상을 받으며 좋은 모습을 보인 바 있다.
동성고는 이번 리그전에서 물고 물리는 혼전 끝에 3승 3패를 기록했다. 승자승 원칙에 따라 5위에 올랐지만, 지난해 활약했던 2학년 멤버들이 남아있다는 사실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 특히, 같은 지역에서 우승을 차지한 화순고에 4-3 승리를 거둔 유일한 팀이기도 하다.
팀의 3승 중 2승을 책임진 이현재(18)가 현재로서는 동성고의 에이스다. 지난해에는 김원중(롯데)의 그늘에 가려져 큰 빛을 못 봤지만, '자질이 있어 보인다.'라는 평가를 받는 만큼 향후 활약을 지켜볼 만한 재원이다. 지난해부터 실질적인 에이스 역할을 했던 박성훈(18)도 있다. 비록 이번 전반기 리그전에서는 제 컨디션을 찾지 못했지만, 본선무대에서는 어떠한 모습을 보여줄지 기대되는 요원이다. 타선에서는 외야수 곽병선(18)과 조성진(18) 듀오의 활약이 돋보였다. 본선무대에서도 두 3학년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군산상고 역시 올해를 '부흥의 시기'로 봤다. 어려웠던 지난해 사정을 극복한 만큼, 올해에는 '해볼 만하다.'라는 평가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2승 4패의 성적을 얻는 데 그쳤다. 특히, 전주고와의 경기에서도 4-5로 패하며 한때 최하위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그렇다고 해서 군산상고의 전력을 얕봤다가는 큰일 날 수 있다.
지난해부터 큰 기대를 모았던 좌완 조현명(18)이 이번 본선무대에 모습을 드러낸다. 부상으로 인하여 지난해에는 주로 타자로 투입됐지만, 중학 시절부터 좋은 투수 재원으로 평가받았던 만큼 이번 본선무대 데뷔전을 어떻게 치르느냐에 관심이 모인다. 또 다른 좌완 요원으로 정세진(18)도 있다. 지난해 전국체전부터 모습을 드러내며, 호투를 선보인 바 있어 기대를 해 볼 만하다. 타선에서는 포수 고선영(18)을 필두로 2학년 김경민-김기운 듀오의 활약을 지켜 볼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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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희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