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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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빈의 한 경기 최다 58득점이 씁쓸한 이유

기사입력 2012.02.03 07:56 / 기사수정 2012.02.03 07:56

조영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외국인 선수인 페피치를 돌려보낸 LIG손해보험이 대어를 거의 낚은 상태에서 놓치고 말았다.

LIG손해보험은 2일 구미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삼성화재와의 V리그 4라운드 경기에서 2-3으로 분패했다. 페피치가 고국인 보스니아로 돌아가면서 LIG손해보험은 드림식스와 상무신협처럼 '토종군단'이 됐다.

페피치가 빠진 LIG손해보험의 조직력은 더욱 탄탄했다. 라이트에서 공격에 전념한 김요한(27)의 공격력은 파괴력이 넘쳤다. 여기에 '백전노장' 이경수(33)가 팀의 살림꾼으로 나서면서 LIG손해보험의 응집력은 더욱 견고해졌다.

반면, 삼성화재의 국내 선수들은 모두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2일 열린 경기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올린 국내 선수는 단 한 명도 없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가빈은 홀로 58득점을 쓸어 담았다. 가빈의 공격점유율은 무려 67.8%에 달했다.

이러한 수치를 놓고 볼 때, 삼성화재의 공격은 가빈이 홀로 책임졌다고 볼 수 있다. 가빈은 2세트에서만 22득점을 올리며 한 세트 최다득점 기록도 갈아치웠다. 또한, 지난해 3월24일에 열린 현대캐피탈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자신이 세운 한 경기 최다득점인 57득점을 넘어섰다.

단체 경기에서 한 명의 에이스가 눈부신 활약으로 팀 승리를 이끄는 경우는 많다. 그러나 그 선수의 비중이 지나치게 높고 반복될 때는 문제가 있다. 삼성화재는 국내 팀들 중, 가장 탄탄한 기본기와 수비조직력을 갖춘 팀이다. 이러한 기반을 만들어 놓은 뒤, 가빈의 공격을 더욱 살리려는 전략을 펼쳐왔다.

그러나 특정 선수가 60점 가까이 득점을 올렸다는 사실은 많은 문제점을 시사하고 있다. 가빈 다음으로 득점이 많았던 이는 8득점을 올린 지태환(26)이었다. 결과는 삼성화재가 승리했지만 내용적으로는 한층 짜임새를 보인 LIG손해보험이 인상적이었다. 삼성화재 특유의 탄탄한 조직력과 기본기는 이날 경기에서 빛을 발휘하지 못했다.

그동안 삼성화재는 가빈이라는 공격수 외에 다른 팀이 따라올 수 없는 기본기와 조직력을 갖췄기 때문에 정상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에서 삼성화재의 경기력은 올 시즌 가장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줬다.



LIG손해보험은 강약을 조절한 서브로 삼성화재의 리시브를 흔들어놓았다. 여기에 김요한(43점)을 비롯한 이경수(13점), 김철홍(11점), 이종화(11점) 등이 분전하며 간만에 짜임새 있는 배구를 보여줬다.

삼성화재가 국내 선수들의 부진을 외국인 선수의 활약으로 대체할 때, LIG손해보험은 상반된 모습을 보여줬다. 페피치가 없는 LIG손해보험은 더욱 끈끈한 모습으로 삼성화재를 괴롭혔다.

가빈이 한 경기 최다득점인 58점을 올린 결과는 대단한 일이다. 그러나 씁쓸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과정에서 LIG손해보험이 삼성화재를 압도했기 때문이다.

[사진 = 가빈, 김요한 (C) 엑스포츠뉴스DB]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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