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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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콜라이디스, 태권도의 미래

기사입력 2004.08.30 23:41 / 기사수정 2004.08.30 23:41




 

 30일, 2004아테네올림픽 태권도 남자 80kg이상급 경기에서 문대성은 2m에 가까운 큰 그리스의 장신 알렉산드로스 니콜라이디스의 얼굴에 왼발 뒤돌려차기로 2분10초 만에 KO승을 거두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개최국 선수인 니콜라이디스는 초반 큰 동작의 발차기를 선보이며 앞차기를 시도하는 등 선두를 달렸지만 곧 문대성이 뒤돌려차기로 니콜라이디스의 턱을 가격, 승리를 거두었다.


 한국은 태권도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시니드올림픽을 비롯 세계 선수권 대회에서 한번도 종합 우승을 놓친 적이 없었다. 이번 2004아테네올림픽에서 대만에게 1위 자리를 내주어 종주국으로서 상처를 입었으나 문대성의 멋진 플레이는 국민들에게 기쁨을 선사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우리 선수들이 힘들게 경기를 했다는 것은 세계 상대 선수의 실력이 많이 늘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 그래서 문대성과 함께 적극적인 경기를 펼친 니콜라이디스 선수에 대한 평가가 긍정적이다. 더군다나 니콜라이디스는 해외 태권도 사범 오영주 감독이 지휘하고 있는 그리스의 주목받고 있는 선수이다. 파워넘치는 얼굴내려차기가 특기인 그는 한국인 지도자 감독이 갈고 닦아 훈련시킨 유망주였다. 비록 경기 승패에는 졌으나 경기 방식에 있어서 성숙하고 수준 높은 기량을 선보였다.



태권도, 이대로 간다면 퇴출위기 올 수도 있다?

피해 다니는 게 태권도인가?

이번 올림픽에서 종합 10위에 들지 못하면 어떡하나, 하는 초조해 하는 사람들보다 '이러다간 태권도가 올림픽에서 퇴출될지 모른다'며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가장 시급한 문제는 시합을 지켜보는 국민들 자체로서도 재미가 없다는 것. 여타 레승링, 복싱, 유도 등은 경기 규칙을 잘 모르더라도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흥미진진한 설전을 벌이며 박진감 넘치는 경기가 보편적인 반면, 태권도는 룰이 어렵고 지켜보는 사람들도 왜 이번에 승점을 땄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주먹을 쥔 채 서로 가볍게 팔짝 팔짝 뛰며 마치 시간을 벌이는 것 같은 느낌을 주기에 다분한 장면들이 되풀이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실망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부담감은 우리나라가 종주국이기에 더 가슴 졸여야 하는 입장.

 우리가 어렸을 때부터 보아왔던 태권도는 커다란 기합소리에 선수의 다리가 상대방의 머리를 뛰어넘을 정도의 놀라운 점프력과 발차기, 높은 공중에 떠 있는 송판과 벽돌을 발끝만 사용해 연속 돌려차기로  부수는 묘기와도 같은 장면들이었다. 그러나 올림픽 경기에서는 지루하고 점수 올리기에만 급급해 뒤로 쳐지거나, 도망 다니는 모습이 대부분이었고 적극적으로 공격을 하지 않아 긴박감이 떨어진다는 평가가 주를 이루었다.


이러한 문제점들이 제기되면서 태권도가 재미없는 경기로 전락해버려 외국인 뿐 아니라 국내인 까지 외면을 받게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이다. 극단적인 경우 '올림픽 퇴출'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으니 보통 문제는 아니다.  금메달을 땄으나 소극적인 경기의 모습을 본 많은 사람들이 관중들의 야유소리가 부끄럽다면서 태권도 규정을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는 상태. 진정한 태권도는 남을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방어하고 사전에 방지하는 것이다, 라는 옹호론도 펼쳐지지만 경기 규칙이 좀 더 생동감 있게 개선되어야 한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대한민국 태권도는 질적으로 무도에서 스포츠로 변형되어왔다. 그것은 태권도에 있는 '싸움' 에 사용하는 투기적인 요소를 어느 정도 배제하고 대중에게 보다 더 다가갈 수 있는 스포츠적인 요소 즉 화려한 발차기가 강조되었기 때문.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태권도가 언제부터 외국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기 시작했을까.

대부분 88서울올림픽을 전후로 생각하고 있지만 그것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성과는 아니었다. 한국사범들이 세계각지를 돌면서 시범을 보였고, 베트남전에 참가했던 군인들이 대부분 태권도 유단자로서, 미군과 격투기 대결을 펼치던 중 체격이 현저히 큰 미군을 꼼짝 못하게 현란한 발기술을 보여준 것이 세계 사람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시초라고 말한다. 무엇보다 한국인 사범들의 활약이 가장 컸다. 88서울올림픽 때 전 세계인들이 보는 가운데 태권도 시범을 보인 후 시드니 올림픽부터는 공식 종목으로 발탁되어 지금까지 이어졌다.


이번 문대성 선수의 결승전은 4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올리며 국민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결과만큼 중요한 것은 태권도의 수준이 높아지고 세계적으로 관심도가 커진 만큼 종주국인 우리가 가져야 할 과제는 짚고 넘어가야 한다. 많은 의견이 나온 만큼 체계적인 개선의 과제가 꼭 필요하다.
그러나 낙타가 바늘구멍에 들어가는 것보다도 더 어렵다는 우리나라의 태권도 국가대표선수가 이번 올림픽에서 수월하지 않은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는 것은, 역으로 그만큼 전세계 태권도 선수들의 기량이 높아졌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더 뛰어나고 더 수준높은 세계의 선수가 등장할수록 그것은 태권도의 미래가 밝아졌다는 것을 증명해주기 때문이다. 위기가 기회로 변화되길 바라며 종주국으로서 자존심을 가지고 앞으로 더 관심을 갖기를 바란다. 

이번 태권도 결승전에서 니꼴라이디스가 보여준 공격적인 역랑에 우리는 태권도의 희망을 가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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