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박시인 기자] 리버풀의 고질적인 약팀 징크스가 다시 한 번 도졌다.
리버풀은 22일(한국시간) DW 스타디움에서 열린 위건과의 '2011/12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7라운드 원정경기서 득점 없이 0-0으로 비겼다.
갈 길 바쁜 리그 6위 리버풀에겐 만족스럽지 않은 결과였다. 같은 날 열린 17라운드에서 맨체스터 시티(이하 맨시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 아스널은 모두 승점 3점을 챙겨 리버풀과 대조적인 행보를 보였다.
위건은 올 시즌 리그 18위로 강등권에 속해 있는 약체다. 하지만 리버풀은 위건을 맞아 시종일관 답답한 경기력으로 일관했다. 찰리 아담은 후반 5분 페널티킥을 실축하며 그나마 찾아온 득점 기회마저 날려버렸다.
지난 시즌 중반 케니 달글리시 감독 부임 이후 가라앉은 분위기를 쇄신한 리버풀은 올 여름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나섰다. 케니 달글리시 감독은 존 헨리 구단주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 자신이 원하는 선수단을 구성할 수 있었다.
조던 헨더슨 영입을 시작으로 스튜어트 다우닝, 찰리 아담, 호세 엔리케, 크레이그 벨라미, 세바스티안 코아테스가 새롭게 가세한 것이다. 2년 연속 리버풀의 챔피언스리그 진출 실패로 크게 실망한 팬들도 올 시즌을 기점으로 부활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가득 차 있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상황은 지난 2년 동안의 성적과 비교해 큰 차이가 없다. 어느덧 선두 맨시티와의 승점차는 무려 14점으로 벌어졌고 리그 순위는 6위에 머물러 있다. 물론 리버풀의 현실적인 목표는 빅4 재진입이다. 4위 첼시와의 승점차도 단 2점. 하지만 치고 올라갈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번번이 무너졌다. 리버풀은 지긋지긋한 약팀 징크스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리버풀은 올 시즌 강팀과의 맞대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왔다. 5위 이상의 팀과의 성적은 2승 2무 1패를 기록했는데 맨유, 맨시티를 상대로 무승부를 이끌었으며 첼시와 아스널전에선 승리를 챙겼다.
그러나 리버풀보다 순위가 낮은 7위 이하 팀과의 경기에서는 6승 4무 2패에 머물렀다. 특히 선덜랜드, 노리치, 스완지와의 홈경기에서 승점 1점을 챙긴 것이 뼈아팠다.
반면 아스널과 첼시는 7위 이하 팀을 상대로 각각 9승 2무 1패를 기록했고, 토트넘 역시 9승 1무 1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참고로 리그 11위 이하팀과의 경기서 토트넘은 8전 전승, 리버풀은 5승 3무 1패)
물론 강팀과의 경기는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약팀을 상대로 제때 승점을 챙기지 못하면 무용지물이다. 리그는 총 38경기를 치러 가장 승점이 높은 팀을 가리는 시스템이다. 리버풀은 지난 2008/09 시즌에도 빅4를 상대로 4승 2무의 빼어난 성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리버풀은 약팀과의 잦은 무승부로 인해 우승컵을 맨유에 내줘야 했다.
가장 큰 문제는 공격진의 파괴력 부족을 꼽을 수 있다. 올 시즌 리버풀은 리그 17경기에서 20골을 터뜨렸다. 경기당 평균 1골이 간신히 넘는 수치다. 반면 맨시티와 맨유는 각각 53득점, 42득점을 기록했으며 토트넘, 첼시, 아스널은 모두 30득점 이상을 기록했다.
19경기에서 8골(리그 5골, 칼링컵 3골)을 터뜨린 루이스 수아레스는 그나마 제 몫을 해주고 있지만 그 이외의 득점원이 턱없이 부족하다. 3,500만 파운드의 사나이 캐롤은 리그 2골에 그치며 좀처럼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루카스 레이바가 무릎 부상으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은데 이어 수아레스는 파트리스 에브라에게 인종 차별 발언으로 인해 영국축구협회(FA)로부터 8경기 출전 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에 따라 달글리시 감독의 고민이 더욱 깊어질 수밖에 없다.
리버풀은 이번 박싱데이에서 블랙번(26일), 뉴캐슬(28일)과 홈 2연전을 치른 뒤 1월 3일 강호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를 앞두고 있다. 최악의 위기를 맞고 있는 리버풀이 어려운 난관을 헤쳐나갈 수 있을지 향후 행보가 주목된다.
리버풀 올 시즌 7위 이하 팀과의 전적
8월 13일 리버풀 1-1 선덜랜드 (1R, 무)
8월 27일 리버풀 3-1 볼턴 (3R, 승)
9월 10일 스토크 1-0 리버풀 (4R, 패)
9월 24일 리버풀 2-1 울버햄턴 (6R, 승)
10월 1일 에버턴 0-1 리버풀 (7R, 승)
10월 22일 리버풀 1-1 노리치 (9R, 무)
10월 29일 웨스트 브롬위치 0-2 리버풀 (10R, 승)
11월 5일 리버풀 0-0 스완지 (11R, 무)
12월 5일 풀럼 1-0 리버풀 (14R, 패)
12월 10일 리버풀 1-0 QPR (15R, 승)
12월 18일 아스톤 빌라 0-2 리버풀 (16R, 승)
12월 22일 위건 0-0 리버풀 (17R, 무)
[사진 = 루이스 수아레스 ⓒ 리버풀 공식 홈페이지 캡처]
박시인 기자 cesc@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