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영준 기자] 그가 돌아온 다는 말에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예전의 기량은 녹슬지 않았고 새로운 소속팀은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안젤코 추크(28, KEPCO)가 한국에서 '제2의 전성기'를 활짝 열었다. 8일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는 단독 2위를 고수할 중요한 승부처였다. KEPCO는 1,2세트를 패하며 패색이 짙었지만 나머지 세트를 내리 따내며 극적인 역전승을 거뒀다. KEPCO의 짜릿한 승리 중심에 안젤코가 있었다.
35득점을 기록한 안젤코는 53.96%의 공격 성공률을 기록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재(9일 기준)까지 338점을 기록한 안젤코는 420점을 기록한 가빈(삼성화재)에 이어 득점 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새로운 장신 군단'에 합류하면서 상승세를 이끌다.
지난 시즌까지 KEPCO는 '만년 하위팀'의 오명을 벗지 못했다. 늘 2% 부족한 모습을 노출하며 중위권 도약에 실패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KEPCO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다. 일본리그에 진출한 이후, 예전과 같은 기량을 보여주지 못한 안젤코를 영입했다.
한국리그 경험이 있었던 안젤코는 2년 만에 복귀해 적응에 성공했다. 또한, 함께한 동료들도 결코 떨어지지 않았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안젤코는 "삼성화재에 있을 때는 한국에서 배구를 가장 잘하는 선수들과 함께 했다. 하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며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하지만, KEPCO는 타 구단과의 트레이드와 신인드래프트를 통해 전력이 상승했다. 현대캐피탈과의 트레이드를 통해 임시형과 하경민을 영입했다. 임시형은 팀의 살림꾼 역할을 해주고 있고 하경민은 방신봉, 최석기 등과 함께 중앙을 사수하고 있다.
좌우 날개 공격의 균형이 잡혔고 센터진은 한층 탄탄해졌다. 여기에 KEPCO는 새로운 '장신 군단'이 됐다. 하경민(201cm), 안젤코(200cm), 방신봉(198cm), 박준범(198cm), 최석기(198cm) 그리고 서재덕(194cm) 등 주전 선수들의 신장은 '원조 장신 군단' 현대캐피탈과 비교해 떨어지지 않는다.
현재 KEPCO는 블로킹 팀 순위에서 세트 당 2.848개로 2위에 올라있다. 안젤코는 공격력과 높이가 갖춰진 KEPCO에 들어오면서 더욱 힘을 발휘하고 있다.
한국리그의 경험, 안젤코의 어깨에 힘을 싣다.
대한항공과의 경기를 마친 안젤코는 "삼성화재에서 뛰었던 2년 전과 비교해 한국리그는 뛰어난 외국인 선수와 좋은 신인들이 늘어났다"고 밝혔다.
가빈을 비롯해 올 시즌 영입된 마틴과 댈러스 수니아스(현대캐피탈) 등은 모두 제 역할을 다해주고 있다. 한국리그 경험이 있는 안젤코는 이들과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무엇보다 결정타 능력에서 돋보이는 역할을 하고 있다. KEPCO는 단독 2위에 올라있지만 서브리시브 팀 순위는 최하위에 머물고 있다. 안젤코의 탁월함은 나쁜 볼을 처리하는 데에서 나오고 있다.
안젤코는 어려운 볼도 스스로 처리해내는 능력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화재 시절, 안정된 토스를 받은 안젤코는 거침없는 공격으로 V리그를 평정했다. 강타 일변도였던 예전과 비교해 연타를 섞어 때릴 수 있는 기교도 생겼다.
서재덕은 "안젤코가 볼을 때리는 것을 보고 감탄할 때가 많다"고 감탄사를 내뱉었다.
[사진 = 안젤코 추크 (C) 엑스포츠뉴스 권혁재 기자]
조영준 기자 spacewalk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