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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환 퇴장' 이미 예견된 사건?

기사입력 2007.09.15 03:05 / 기사수정 2007.09.15 03:05

엑스포츠뉴스 기자


[엑스포츠뉴스=김경주 기자]  9월 10일, 국내 축구 커뮤니티들은 하나의 주제로 다들 들썩였다. 그 주제는 다름 아닌 안정환의 2군 경기 출장과 퇴장. 2002년 월드컵 16강 이탈리아 전에서 대한민국을 구하며 슈퍼스타로 군림했던 그의 2군 경기 출장도 화제가 될 만했지만, 그가 당한 퇴장엔 사연 아닌 사연이 존재했다.  

그가 퇴장당한 이유는, 거친 플레이도 심판 판정 불복도 아닌 경기 중 경기장 이탈이었다. 자신에게 지속되던 야유를 견디지 못하고 관중에게 뛰어든 것이다. 이 일로 인해 그는 주심에게 퇴장을 명받고 그라운드를 떠나야만 했다. 관중석으로 뛰어든 안정환은 매우 격양된 상태였다고 한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이미 어느 정도 예견된 상황이었다.

2군 리그는 주로 소속팀의 보조 경기장이나 연습 구장에서 열린다. 메인 경기장이 아니기 때문에 관중석과 그라운드의 거리가 가깝다. 연습 구장에서 열릴 경우에는 관중석이 없기 때문에 그라운드 밖, 편한 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경기 중 의견을 나누는 선수들의 목소리도 쉽게 들을 수 있다. 이러한 매력에 틈틈이 2군 리그를 찾는 팬들도 적지 않다.

선수의 목소리만 들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자신의 목소리 또한 평소보다 크게 낼 수 있다. 자신이 응원하는 팀의 선수를 응원하거나 상대팀 선수에게 보내는 야유도 거의 여과 없이 그대로 전달된다. 응원은 별다른 문제가 없겠지만, 야유라면 상황이 다르다.

정식 경기장이 아닌 곳에서 열리기 때문에 양 팀의 팬들은 가까운 곳에 삼삼오오 모여 앉는다. 평소처럼 마주보고 골대 뒤를 지키거나 하는 일은 없다. 그렇기 때문에 벌어지는 양 팀 서포터즈 간의 보이지 않는 기싸움은 2군 경기가 열리는 경기장에서 종종 볼 수 있는 장면이었다. 서포터즈 간의 기싸움 뿐만이 아니라, 종종 선수와 서포터즈 사이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르는 일도 왕왕 발생했다. 결국, 안정환의 퇴장은, 비단 안정환이래서가 아니라 그 누구라 할지라도 벌어질 수 있었던 이미 예견된 사건이라는 것이다.

결국, 이날 수원과 서울의 2군 경기에서도 안정환에게 이어진 욕설과 야유로 인해 그는 참지 못하고 관중석으로 뛰어드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하고 말았다. 일부에서는 서울의 서포터들이 안정환의 가족에 대한 모욕까지 서슴지 않았다고 하는 이야기까지 들려온다.

물론, 프로 선수로서  평정심을 잃고 관중석으로 뛰어든 안정환에게도 면죄부는 쉽게 주어지기 힘들다. 그러나 산전수전 다 겪은 그가 그토록 평정심을 잃고 경기 중에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그 분노를 쉽사리 감추지 못했다면, 그 원인을 제공한 누군가에게도 그와 동일한 크기의 잘못이 존재하지 않을까?

팬들은 그라운드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도 하나의 인격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물론, 자신의 본분(?)을 다해 자신이 지지하는 선수에게 힘을 북돋아주고 상대 선수의 기를 꺾는 것도 좋지만, 모든 것은 ‘선’을 넘어서지 않고 행해질 때 그 의미를 부여받을 수 있는 것이다.  

[사진=10일 2군 경기에서 퇴장을 당한 안정환 (C)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데스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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