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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흥민 죽도록 뛰어"…9연속 두 자릿 수 득점 대기록→토트넘은 여전히 SON 하나만 믿는다

기사입력 2025.01.26 11:09 / 기사수정 2025.01.26 11:19



​​(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대기록 달성의 기쁨을 느낄 새도 없다.

토트넘이 벼랑 끝에 몰려 있다. 손흥민이 뛰어야 사는 팀이다. 감독이 손흥민의 중요성을 다시 강조하고 나섰다.

"손흥민에게 죽도록 뛰라고 한다"는 처절한 주문까지 했다.

손흥민이 최근 들어 많은 비판을 받고 있지만 그 때마다 말이 아닌 골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했다. 손흥민은 묵묵히 자신의 길을 가고 또 간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사의 한 페이지를 다시 장식했다. 토트넘 소속 공격수 손흥민은 지난 24일(한국시간) 열린 2024-2025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호펜하임과의 리그페이즈 7차전 원정 경기에서 전반과 후반에 각각 한 골씩 터트리며 토트넘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손흥민은 발군의 활약을 선보였다. 왼발과 오른발을 한 번씩 쓰면서 홈팀이 맹추격전을 버릴 때마다 송곳처럼 두 방을 쾅쾅 때려넣고는 세리머니를 펼쳤다.



손흥민은 호펜하임전에선 득점 뒤 '쉿' 세리머니를 '찰탁' 세리머니보다 먼저 펼쳐보였다. "17세 마이키 무어를 손흥민 빼고 선발로 기용하라", "손흥민 1년 연장 옵션 행사도 아깝다"는 식의 선 넘는 비판을 '쉿' 세리머니 하나로 일축했다.

손흥민의 멀티골은 대기록 달성을 뜻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가 호펜하임전 직후 "손흥민은 지난 9시즌 동안 모든 대회를 통틀어 10골 이상을 넣었다. 2016-2017시즌 이후 매 시즌마다 10골 이상을 넣은 유일한 프리미어리그 선수가 됐다"고 전했기 때문이다.

손흥민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6골, 유로파리그에서 3골, 리그컵에서 한 골을 넣었다.



기록 잔치는 9개 시즌 연속 두 자릿 수 득점으로 끝나지 않는다.

BBC는 "유럽축구연맹(UEFA) 클럽 대회에서 총 26골을 기록하며 토트넘에서 유럽대회 25골 이상 넣은 두 번째 선수가 됐다. 36골 넣은 해리 케인 다음"이라고 소개했다.

손흥민은 챔피언스리그에서 15골, 유로파리그에서 10골을 넣었다. 콘퍼런스리그(옛 유로파 콘퍼런스리그)에서도 한 골을 넣은 적이 있다. 손흥민은 전 소속팀인 독일 레버쿠젠에서도 챔피언스리그 3골을 기록하고 있어 UEFA 대회 총 29골을 터트렸다. 한 골 더 넣으면 아시아 최초로 UEFA 대회 30골을 기록하게 된다.

토트넘에서도 주요 기록을 달성했다. 토트넘 소속으로 총 436경기를 출전, 이 부문 단독 10위에 올랐다. 9위 지미 딤목(438경기), 8위 앨런 길전(439경기)과의 간격이 좁기 때문에 당장 이달 안에 8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토트넘은 24일 "손흥민이 구단 통산 최다득점 5위(172골)에 올랐다. 4위 마틴 치버스(174골)와는 고작 2골 차이"라고 설명했다.

손흥민은 직전 경기였던 프리미어리그 에버턴 원정에서 전반 중반 도중 치명적인 '빅찬스미스'를 기록해 과도한 비판을 받았다. 손흥민의 평소 실력이면 넣을 수 있는 골이었지만 이날 슛은 잘못 맞은 탓에 골키퍼 앞으로 힘 없이 굴러갔다. 전반에만 토트넘이 3골 내주며 크게 뒤졌고 결국 2-3으로 지면서 손흥민은 그야말로 역적이 됐다. 먼 곳까지 온 토트넘 팬들에게 인사하러 갔다가 "재수 없는 XX"라는 충격적인 비판까지 들었다.



호펜하임전에서 자신의 건재를 알렸다.

손흥민은 이제 레스터 시티전에 나선다. 상대는 프리미어리그에서 무려 7연패를 기록할 만큼 최근 컨디션이 나쁘다.

하지만 토트넘도 프리미어리그 1무 5패를 기록하는 등 만만치 않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레스터 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손흥민의 대기록 달성을 축하하면서도 그가 지금 부상병동인 토트넘을 위해 더 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레스터 시티전 사전 기자회견에서 팀 동료들은 물론 다른 팀 선수들과도 친근한 이미지의 손흥민을 주장으로서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미 여러 번 이야기했지만, 손흥민은 뛰어난 선수이자 훌륭한 사람이다"라며 선수 이상의 '인간 손흥민'을 극찬했다.



이어 "팀 내 모든 선수들이 그러겠지만 손흥민 역시 지난 몇 달간 힘든 과정을 버텨내야 했다"며 부상병동인 토트넘 상황을 탄식한 뒤 "난 손흥민에게 죽도록 뛰라고 요구한다. 손흥민은 공격수로서 항상 날카로운 컨디션을 유지해야 하기에 항상 어려운 일이지만, 그는 한 번도 도전을 회피한 적이 없다"라면서 신뢰를 드러냈다.

지난 2015년 토트넘에 입성하면서 프리미어리그와 인연을 맺은 그는 데뷔 시즌이었던 2015-2016시즌에 두 자릿 수 골을 넣지 못한 것 제외하고는 매 시즌 모든 대회를 합쳐 10골 이상을 기록했다.

첫 시즌 8골에 그쳤으나 독일 유턴 위기를 넘기고 잔류하더니 2016-2017시즌 무려 21골 7도움으로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2017-2018시즌 18골 11도움을 기록했고, 2018-2019시즌에는 20골 9도움을 올렸다. 2020-2021시즌에는 21골 15도움을 찍었으며 아시아 선수 최초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에 올랐던 2021-2022시즌에는 24골 8도움을 기록했다.

2022-2023시즌에는 탈장 여파로 부진했음에도 14골 6도움을 올리며 두 자릿수 득점에 성공했다.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0골을 넘었다. 지난 시즌엔 프리미어리그에서만 17골 10도움을 뽑아내며 가볍게 10골 이상을 넘겼다.



이번 시즌에는 호펜하임전에서 2골을 추가하며 10골 고지를 밟으며 프리미어리그 선수 유일 9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손흥민의 다음 기록은 9개 시즌 연속 프리미어리그 10골 달성이다. 전반기 부상으로 주춤했지만 호펜하임전에서 컨디션을 되찾은 만큼 당장 26일 오후 11시에 열리는 강등권 레스터 시티와의 홈 경기에서 추가 득점을 점칠 수 있다. 2016-2017시즌부터 모든 시즌 프리미어리그 10골 달성도 손흥민이 도전하는 새로운 기록이다.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토트넘의 믿을 만한 공격수는 손흥민밖에 없는 셈이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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