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대구, 김환 기자) 기자회견장에서 눈물을 훔친 김현석 감독이 다음 시즌에는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승격하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김 감독은 결과에 대해 아쉬워하고 슬퍼하면서도 충남아산FC가 이번 플레이오프 두 경기를 통해 희망을 봤다며 긍정적인 부분을 찾았다.
김현석 감독이 이끄는 충남아산FC는 1일 대구 DGB대구은행파크에서 열린 대구FC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PO)' 2차전 원정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다. 합산 스코어에서 5-6으로 뒤진 충남아산은 K리그1 승격에 실패했다.
지난달 28일 중립 구장인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1차전에서 난타전 끝에 4-3으로 승리했던 충남아산은 비교적 여유를 갖고 대구 원정에 임했지만, 높은 1부리그의 벽을 넘지 못했다.
전반전 세징야, 후반전 에드가에게 실점한 충남아산은 경기 막바지 주닝요의 극적인 페널티킥 득점으로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지만 연장전 전반 이찬동에게 실점하면서 결국 합산 스코어 5-6으로 경기를 마무리하며 무릎을 꿇었다.
기자회견에 들어오자마자 휴지로 눈물을 닦은 김현석 감독은 울음을 삼키면서 "우리의 장정 동안 선수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했던 것에 만족한다. 오늘은 아쉽게 우리가 패했지만, 이걸 거름으로 삼아 내년 리그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승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다음은 김현석 감독과의 일문일답.
-경기 소감은.
우리의 장정 동안 선수들이 많은 고생을 했다.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했던 것에 만족한다. 오늘은 아쉽게 우리가 패했지만, 이걸 거름으로 삼아 내년 리그에서 플레이오프를 거치지 않고 바로 승격할 수 있도록 하겠다.
-경기 후 선수들에게 어떤 말을 했나.
특별한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고생했다는 말을 했다. 10대11로 해도 불리한데, 우리가 10명이었다. 원정 경기에서 그게 부담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퇴장이 우리에게 걸림돌이 됐다. 그렇다고 호세 선수를 탓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는 충남아산이 어떤 팀인지 충분히 보여줬다. 1년 내내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를 했기 때문에 아쉽지만 내년을 기약하면서 아쉬움을 달래려고 한다.
-기대 이상의 성적을 거뒀는데.
우리는 하위 팀으로 분류가 되어 있었다. 이것이 나와 선수들에게 동기부여가 됐다. 우리의 플레이가 안착이 된 것은 1로빈이 끝난 이후다. 우리가 라인을 하이 블록에서 미들 블록으로 내렸을 때다. 인버티드 풀백을 이용하면서 공간 창출에 주효했다. 2로빈부터는 팀이 탄탄해졌다는 걸 스스로 느꼈다. 대패한 적도 있지만 자신감을 갖고 했다.
-본인에게도 의미 있는 한 해였을 것 같은데.
초보 감독이라는 딱지를 늦게 달았다. 올해 1년이 나에게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아마추어 팀들도 감독을 해봤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을 리마인드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내년에는 성장하는 감독이 되고 싶고, 그렇게 하도록 노력하겠다.
-경기 후 감정이 올라온 것 같은데.
오늘 경기에 대한 감정보다 선수들이 1년 동안 고생했던 부분이 생각나서 그랬다. 내가 감정적이라 아쉽기도 하고, 선수들이 고생했던 것들이 주마등처럼 지나가서 감정이 올라왔다. 내 감정을 누르려고 노력했지만 그게 잘 안 된다.
-플레이오프가 이정표가 된 것 같은데 충남아산이 큰 클럽이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일단 인프라가 잘 구축이 되어야 할 것 같다. 예산도 늘어나야 한다. 프로는 첫 번재로 예산이 충분해야 선수 영입 등에서 탄탄한 팀이 될 수 있다. 프로에서 가능성 있는 선수들을 데려와서 기른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예산 문제와 인프라적인 부분이 구축된다면 우리도 충분히 중견팀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나도 거기에 일조를 해야 한다.
-2부 시도민 구단의 어려운 점은.
굉장히 어렵다. 우리가 1년 예산이나 인건비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우리가 2부리그에서도 작은 팀에 속한다. 1부보다 2부의 시도민 구단이 겪는 어려움이 크다고 본다. 어려움을 이겨내고 극복하면서 여기까지 이렇게 왔다는 부분을 지자체에서 고려해 공을 돌린다면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리그 마지막부터 어려웠을 것 같은데.
상당히 어려웠다. 우리 홈 구장이 국산 잔디라 다른 잔디를 쓰기 위해 다방면으로 찾아봤지만 여의치 않았다. 예산까지 편도 40분, 왕복 2시간 오가면서 준비했다. 그 어려움을 경기장에서 누군가가 알아주는 건 아니다. 선수들을 독려하면서 선수들에게 미안했다. 좋은 여건에서 준비를 잘 했다면 지금보다 더 좋은 경기를 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은 있다.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잘 준비했던 것 같다.
-원정팬들에게 한마디한다면.
선수들도 잘했지만 여기까지 오게 된 힘은 아르마다(충남아산 서포터즈)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분들의 열화 같은 응원 속에서 우리가 힘을 얻었고, 자긍심도 갖게 됐다. 오늘 좋은 결과를 드렸으면 좋았을 것 같지만 우리의 여정은 여기까지다. 늘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