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도영도 궁금했던 '내가 통할까?' 걱정, 조금은 풀렸다…"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김지수 기자) '국제용 타자'의 가능성을 보여준 김도영(KIA 타이거즈)이 오는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출전을 목표로 뛰겠다는 출사표를 던졌다. 자신의 기량이 더 큰 무대에서도 통한다는 걸 확인한 만큼 한층 더 수준 높은 선수가 될 것을 다짐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야구 국가대표팀은 19일 오후 KE186 항공편으로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을 통해 귀국했다. 선수단은 별도 환영 행사나 해단식 없이 각자 귀갓길에 올랐다.

이날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 입국장에는 약 100여 명의 야구팬들이 모였다. 각자 자신이 응원하는 선수의 유니폼을 손에 들고 한국으로 돌아온 선수들의 이름을 연호하며 환영해 줬다.

팬들의 발길을 가장 많이 이끈 선수는 김도영이었다. 김도영은 이번 프리미어12 기간 동안 5경기, 타율 0.412(16타수 7안타) 3홈런 10타점 4득점 1도루 OPS 1.503의 무시무시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김도영은 귀국 직후 인터뷰에서 "프리미어12에서 한국의 대회 결과가 아쉽게 나왔고 나도 아쉬운 마음이 크다"며 "그래도 이번 대회를 계기로 조금 더 성장할 수 있을 것 같아 좋은 쪽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한국 야구는 이번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서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다. 대만, 쿠바, 일본, 도미니카 공화국, 호주와 편성된 B조에서 3승 2패로 3위에 그쳤다. 조 2위까지 주어지는 슈퍼 라운드(4강) 진출 티켓 확보에 실패했다. 

한국으로서는 지난 13일 대만과 조별리그 1차전 3-6 패배가 두고두고 아쉬웠다. 불펜진이 3회부터 9회까지 추가 실점 없이 버텨줬지만 선발투수 고영표의 2이닝 6실점 난조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타선도 대만 마운드 공략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고개를 숙였다.

한국은 지난 15일 일본전에서도 3-6으로 무릎을 꿇었다. 기대 이상으로 잘 싸웠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결과는 패배였다. 3-2로 앞선 5회말 수비 때 2실점, 7회말 2실점으로 필승조가 무너졌다.



한국은 다만 김도영이 이번 프리미어12에서 보여준 퍼포먼스가 큰 위안이 됐다. 김도영은 대만전에서 2루타 포함 멀티 히트 1도루 1타점 1득점으로 좋은 타격감을 뽐냈다.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에서 뛰고 있는 린위민을 상대로 장타를 뽑아내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김도영은 이어 쿠바전에서 멀티 홈런을 쏘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특히 일본프로야구(NPB) 센트럴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리반 모이넬로를 상대로 만루 홈런을 터뜨리면서 KBO리그 최고 타자의 자존심을 세웠다.

김도영은 호주와의 마지막 경기에서도 홈런포를 가동, 2024 프리미어12 B조 최고의 타자로 우뚝섰다. 한국은 탈락의 아픔을 김도영의 홈런으로 위로받았다.  

김도영은 "대회 전 전력분석을 통해 이번 프리미어12에서 좋은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는 걸 알게 됐다"며 "(상위리그에서 뛰는) 선수들과 같이 게임을 했던 게 영광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세계 무대에 대한 호기심이나 꿈이 생겼는지?'를 묻는 질문에는 "최종적인 꿈은 항상 가지고 있다"며 "일단 내가 (국제대회에서) 어느 정도 통할지 궁금증을 가지고 있었는데 지금은 조금 알게 됐다"고 차분하게 말했다.

김도영은 그러면서 오는 2026년 3월 열릴 예정인 WBC 무대를 꼭 밟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2025 시즌 KBO리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뒤 다시 한 번 태극마크를 달겠다는 각오다.

김도영은 "WBC가 국가대표로 뛰는 국제대회 중에는 가장 (규모가) 큰 걸로 알고 있다"며 "아직 어린 나이지만 WBC를 꼭 뛰어보고 싶다. 만약 뛰게 된다면 대표팀에 꼭 보탬이 돼서 성적을 내고 돌아오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강조했다.

사진=인천공항, 김한준 기자/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