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현기 기자) 토트넘이 손흥민의 현 계약 1년 연장 옵션 행사가 다년계약 협상을 위한 포석이라는 긍정적인 뉴스가 나온 가운데, 손흥민이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에서 1위에 오른 통계가 나타나 눈길을 끈다.
토트넘 레전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고 있는 '비영국인' 선수들 중 특정 구단에서 가장 오래 뛰고 있는 선수라는 기록이 나왔다.
토트넘 소식을 주로 전하는 영국 매체 '스퍼스웹'은 18일(한국시간)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에 손흥민과 토트넘이 새로운 다년 계약에 대한 협상을 재개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구단 수뇌부가 이미 토트넘의 결정을 손흥민 측에 알렸을 것이다. 이번 시즌이 끝나기 전 다년 계약 협상을 재개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보도했다.
2015년 토트넘에 합류한 손흥민은 클럽 역대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는 토트넘에서 9년 넘게 뛰는 동안 419경기 출전해 165골 87도움을 올렸다.
아울러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많은 기록을 남겼다.
2021-22시즌 아시아 선수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을 차지했고, 지난해 여름엔 비유럽 선수들 중 최초로 토트넘 주장으로 선임됐다. 토트넘 주장으로서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올리며 구단 기대에 부응했다.
'스퍼스웹'은 그러면서도 토트넘이 손흥민 재계약에 주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매체는 "손흥민은 토트넘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이자 클럽의 주장이다. 그는 한국에서 슈퍼스타로 활약 중이며 경기장 밖에서도 클럽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며 그의 공헌도를 소개한 뒤 "다소 놀랍게도 최근 몇 주 동안 토트넘이 손흥민에게 장기 계약을 제안하는 대신 1년 연장 계약을 체결하기로 결정했다는 보도가 널리 퍼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결정은 손흥민과 그의 캠프에 별로 좋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초기 계약 논의 당시 모든 당사자가 뜻을 같이 했던 것처럼 보였지만, 토트넘의 이런 태도 변화에 그들은 충격을 받았다"고도 했다.
이달 초 일부 매체에서 토트넘이 현 계약 1년 연장 뒤 2026년 6월 손흥민을 방출할 것이라는 보도를 냈으나 '스퍼스웹'은 이를 부인하고 1년 옵션 활성화를 다년 계약 협상을 위한 수순으로 봤다.
손흥민은 지금 상태론 내년 6월 계약이 끝나기 때문에 내년 1월부터 다른 구단과 이적료 없이 팀을 옮기는 협상이 가능하다. 보스만 룰 대상이 된다. 협상이 마무리되면 2025년 7월1일 해당 팀으로 간다. 토트넘은 이를 막기 위해서라도 일단 올해 안에 1년 연장 옵션을 활성화할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가운데 또 하나 의미 있는 소식도 나왔다.
손흥민이 현재 프리미어리그에서 뛰는 비영국인 선수들 중 단일 클럽에서 가장 오래 뛰고 있는 선수라는 통계가 나왔다.
18일 독일 이적시장 전문매체 트란스퍼 마르크트에 따르면 손흥민은 토트넘에서 9년 2개월 21일을 뛰고 있어 1위다. 2위가 세계적인 공격형 미드필더 케빈 더 브라위너(벨기에)로, 맨체스터 시티와 계약한지 9년 2개월19일이 됐다.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등 영국 내 4개 축구협회 선수들은 생활 기반이 영국에 있다보니 한 클럽에서 오래 머무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토트넘에서 웨일스 출신 벤 데이비스가 토트넘에 입단하고 최근 10년이 경과했다. 그러나 비영국인, 결국 외국인은 이적시장을 통한 거취 이동이 잦은 편인데, 손흥민은 묵묵히 토트넘에서 9년 넘게 뛰면서 이제 1위 기록을 세웠다.
앞서 손흥민 연봉을 토트넘이 손흥민의 연봉을 한 푼도 올려줄 수 없는 입장이라는 스페인 매체 보도가 나온 상황에서 의미 있는 기록이다. 손흥민이 토트넘의 레전드임을 알려주는 시그널이기도 하다.
스페인 '피차헤스'는 17일 "손흥민과 토트넘 홋스퍼 사이에 심각한 문제가 발생했다"면서 "토트넘이 제안한 계약 연장과 손흥민의 의견이 맞지 않는다. 토트넘 핵심 선수인 손흥민은 계약기간과 주급 등에서 더 나은 계약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선수 측은 뛰어난 성과를 고려할 때(토트넘 제안이) 부족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으며 이게 긴장감을 발생시킨 이유"라고 설명했다.
매체는 이어 "최근 팀 성공에 중요한 역할을 한 공격수는 경기장 안팎에서 자신의 자질과 리더십을 보여줬지만 협상에 진전이 없다"며 "거취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토트넘을 탈퇴할 가능성에 대한 억측이 나오고 있다"고 했다.
또 "런던 구단(토트넘)은 주요 인물 중 한 명(손흥민)과 이 갈등을 해결해야 한다는 압박에 직면했다. 팬들은 양 측이 행복을 유지하고 팀에 목표에 집중할 수 있는 조건이 나오길 바란다"고 했다.
손흥민은 지난 2021년 토트넘에서의 3번째 계약을 4년 기간으로 체결했다.
이 계약서엔 토트넘이 일방적으로 1년 더 늘릴 수 있는 옵션이 들어있다. 토트넘은 연봉 인상 없이 이를 실행해 손흥민을 1년 더 쓰고자 하는 것이다.
다만 영국 언론 등에 따르면 손흥민은 새로운 다년 계약을 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17골 10도움을 올렸고, 여전히 토트넘에서 가장 큰 인기를 누리며 홈구장 관중몰이를 하는 스타가 손흥민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프리미어리그 40위권 연봉으로 손흥민을 1년 더 쓰겠다는 토트넘 구상은 쓴웃음을 짓게 한다.
토트넘은 지난 2019년 4월 신구장을 개장했는데 이를 짓기 위해 많은 돈을 쏟아부었다. 공사기간 중 세계 축구의 성지로 불리는 웸블리는 임대해서 썼는데 이 기간부터 한국 및 아시아 팬들이 물밀 듯이 몰려들어 손흥민 셔츠 등 상품을 샀다.
그러면서 토트넘의 위상이 급격히 올라갔다. 손흥민으로 축구장 밖에서 수천억원을 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2022년과 올해 한국 투어, 역시 올해 이뤄진 일본 투어 등도 손흥민의 존재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독일 저명기자 플로리안 플레텐베르크는 17일 "손흥민이 토트넘에 1년 더 머무를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계약을 2026년까지 연장하는 조항을 발동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거의 결정된 일"이라고 했다.
손흥민은 이 보도에 앞서 프랑스 PSG 이적설에 휩싸였으나 일단 토트넘과의 1년 계약 연장을 받아들이고 이후 재논의 테이블에 앉는 것을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 그리고 스퍼스웹이 손흥민의 다년 재계약 가능성을 알렸다. 트란스퍼마르크트는 손흥민의 프리미어리그 1위 기록도 전했다.
사진=연합뉴스
김현기 기자 spitfire@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