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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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까지 바꾼 김신록 "내게 오래된 건 ♥남편과 연기뿐" (전,란)[인터뷰 종합]

기사입력 2024.10.22 15:50



(엑스포츠뉴스 오승현 기자) 배우 김신록이 '전,란' 캐스팅 비화부터 연기에 대한 열정까지 모두 이야기했다. 

22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전,란'(감독 김상만)에 출연한 김신록과 엑스포츠뉴스가 만났다. 

'전,란'은 왜란이 일어난 혼란의 시대, 함께 자란 조선 최고 무신 집안의 아들 종려(박정민 분)와 그의 몸종 천영(강동원)이 선조(차승원)의 최측근 무관과 의병으로 적이 되어 다시 만나는 이야기를 그린다.

김신록은 어떤 역경에도 꺾이지 않는 굳센 의지를 가진 의병 범동을 연기했다. 범동은 농기구 도리깨를 무기로 사용하며 나라에 헌신하는 의병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인물이다. 



범동은 뛰어난 검술 능력자로 나오는 강동원과 박정민, 의병장 진선규 사이에서 그 누구보다 화려한 액션으로 모두를 압도하는 강력한 여성이다. 

김신록은 "김상만 감독이 '지옥'에 출연한 절 보고 캐스팅하고 싶었는데 '전,란'에 여자 역할이 없었다더라. 그래서 범동이 남자에서 여자 캐릭터로 바뀌었다"며 초기 시나리오에서 아예 성별까지 바꾼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어 "제안 당시 초고 남자 캐릭터로 받았다. 그때의 범동은 힘 캐릭터였다. 상상하기로는 무리에 한 명씩 있는 덩치 큰 남자, 개그 담당이었다"며 "여성 캐릭터로 바꿨을 땐 힘 캐릭터의 전투력을 어떤 방식으로 전환해야 신뢰감 있는 전투력을 가질까 고민 많이 했다"고 덧붙였다. 

'범동' 자체가 중요한 캐릭터였다는 김신록은 "민초를 대변하는, 의병장 자령(진선규)과 대척점인 인물이다. 분량 많지 않아도 좋은 역할이라는 생각이었다"며 기쁜 마음으로 연기를 했음을 밝혔다. 

말보다 행동이 앞서는 화끈한 범동. 김신록은 "기존과 다른 방식의 표현이나 다른 결을 좀 고민해볼 수 있었다. 배우로서는 굉장히 좋고 즐거운 작업이었다"며 " 지적이고 이성적인 상황 판단 보단 직관적이고 본능적인 통찰을 가진 인물이다. 충동적으로 어떤 일을 느끼고 행하는 사람으로 보이려고 고민 했다"고 캐릭터 해석을 설명했다.



광주 출신의 배우인 그는 화려한 전라도 사투리를 구사했다. 사투리 연기가 편했다는 그는 "어린시절의 언어를 사용했더니 날 것의 면모가 드러나더라. 평소 연기 때 사용한 이성적인 면모, 에너지랑은 다른 방식으로 연기할 수 있었다. 덜 사회화 된 타고난 에너지같은 걸 쓸 수 있었다"며 만족을 표했다. 

연기에 항상 열정적인 김신록은 지난 8월 직접 연출하고 출연한 연극을 위해서도 매일 두 달간 열두시간을 꼬박 연습실에서 보냈다고.

"기도원 들어가있는 시간 같다. 오롯이 출퇴근하며 작품과 연기에 대한 수행, 생각을 할 수 있다. 일종의 스포츠 선수들이 전지훈련가듯 그런 기분인 거 같다"며 연습실에서의 시간을 즐기는 이유를 전했다.

남편인 연극배우 박경찬을 언급한 김신록은 "남편과 시간을 보내는 것 또한 좋아한다"며 "제가 의외로 참을성도 많이 없는 거 같고 꾸준히 어떤 걸 배우지도 못한다. 그런데 인생에서 연기와 남편과의 연애만 오래했다"고 밝혔다.

"이 두 관계가 되게 각별하다. 의지 박약이거나 '나 왜 이렇게 참을성 없지'하는 자괴감에서 벗어나게 해준다"고 덧붙인 그는 "연기와 남편은 여러 역경과 사연을 이겨내고 계속 함께 가고 있다. 그게 내 삶이 괜찮지 않나 느끼게 해주는 소중한 존재다"라고 미소지었다. 

김신록은 자신에게 온 대본을 남편과 매번 함께 읽는다고. 그는 "대본으로 토론 많이 한다. 우리집 금두꺼비, 황금알 낳는 거위다. 제 연기의 많은 지분을 남편과 나눠야할 거 같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지옥' 이후 다양한 연기를 할 기회와 경험이 생겼다는 김신록. "요새 일을 열심히 하고 있다. 카메라 앞에서 연기해야하고, 광고도 찍고 여러 제작발표회 등 홍보 스케줄, 인터뷰 등 있는지도 몰랐던 것들을 경험 중이다"라며 근황을 전했다.

그는 "연기를 대할 때 목표가 없었다. 연기란 뭘까, 어떻게 이런 방식으로 해보나 생각하고 깨달음이 오고 그랬다. 그런 고민으로 시간이 흐른 거 같다"며 유명 배우가 되기 전을 회상했다. 

김신록은 "이 작업을 하면 이 고민이 생기고 저 작업을 하면 저 고민이 생겼다. 여러 협업도 하게 되고 일과 고민이 확장되는 시간이었다. 목표를 이루지 못해 고민한 순간은 없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어려웠지만 즐거웠다. 고되고 즐거웠다. 지금도 고되기는 하다"고 웃어보이며 "만약 이런 삶의 기회가 없었다면 지금 그 평행우주 속에서 다른방식으로 잘 살고 있을 거 같다"며 연기와 항상 함께했을 모습을 상상했다.

한편 '전,란'은 11일 넷플릭스에 공개됐다. 

사진= 넷플릭스

오승현 기자 ohsh111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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