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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게 뭐야?" 말 나왔던 괌 떠난다…'새 약속의 땅' 대만서 도약 꿈꾼다

기사입력 2024.10.14 11:37 / 기사수정 2024.10.14 11:37

지난해와 올해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와 올해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롯데 자이언츠가 괌이 아닌 대만을 2025년 도약을 위한 '약속의 땅'으로 결정했다. 최근 2년 연속 괌에서 훈련 효율을 극대화하기 어려웠던 부분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지난 12일 대만 타이난시와 야구 스프링캠프 교류 관련 상호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롯데는 내년 1월 25일부터 2월 21일까지 25일간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훈련센터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한다.

타이난시 정부는 롯데 구단에 주야구장, 보조구장, 실내연습장, 피트니스 공간 등 전반적인 장소와 시설을 제공한다. 여러 가지 행정적 지원도 담당할 예정이다. 

2019년에 완공된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센터는 2만 5천 석 규모의 주경기장 등 프로 야구단의 훈련장으로 사용할 수 있는 최신식 시설을 갖추고 있다. 대만은 미국과 비교해서 이동 시간, 시차 적응, 따뜻한 날씨 등 선수단 컨디션 관리에 최적의 전지훈련 장소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와 올해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와 올해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박준혁 롯데 단장은 "대만의 겨울 기후는 훈련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기온이 따뜻하고 강우량이 적어 스프링캠프에 이상적인 장소이다"며 "이번 협약을 통해 한국과 대만 양국의 교류가 더욱 활성화되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KBO리그 10개 구단은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2021~2022년은 해외 스프링캠프를 실시하지 못했다. 2023년부터 코로나19 엔데믹과 함께 하늘길이 완벽하게 열렸고 다시 미국, 일본, 호주 등 해외 훈련지로 떠날 수 있었다.  

롯데의 선택은 괌이었다. 지난해와 올해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1차 스프링캠프를 실시했다. 다른 구단들이 미국, 호주, 일본을 선택한 점을 고려하면 의외의 결정이었다.

괌은 1~2월 평균 기온이 23도를 훌쩍 넘어가고 이 기간에는 우기도 없었다. 현지 숙소에서 야구장과 동선이 짧은 것도 장점이었다. 야구장 4면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데다 도보로 3분 거리에 대형 체육관이 자리잡고 있었다. 우천 시 실내 훈련으로 스케줄을 바꾸기에도 용이하다. 

지난해와 올해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지난해와 올해 괌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에서 스프링캠프를 진행했던 롯데 자이언츠. 사진 롯데 자이언츠


하지만 괌의 단점도 뚜렷했다. 야구를 즐기는 인구가 거의 없는 탓에 야구장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었다.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내 테니스 코트와 축구장, 체육관은 괌 현지인들의 사용 빈도가 높아 쾌적하게 관리되고 있는 것과는 대비됐다. 

자연스럽게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사이에서는 스프링캠프 훈련 환경에 대한 불만이 쏟아졌다. A 코치는 "지난해 괌에 도착했을 때 경기장 상태를 보자마자 내 눈을 의심했다. '이게 뭐야?'라는 말이 절로 나왔다"며 "프로 선수들이 쓰기에는 너무 낙후됐고 그라운드는 부상 우려가 있을 수밖에 없었다. 이런 곳이라면 굳이 해외로 나올 이유가 없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돌아봤다. 

지난해에는 베테랑 선수들이 어린 선수들의 동요를 막는 것도 일이었다. B 선수는 스프링캠프 첫 단체 미팅 당시 후배들에게 "여건이 좋지 않은 건 사실이지만 프로 선수로서 최선을 다해 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롯데는 이 때문에 올해는 스프링캠프 실시 1개월 전부터 사직야구장 관리팀을 괌으로 미리 파견, 데데도 스포츠 컴플렉스 야구장 메인 그라운드 정비 작업까지 진행했다. 잔디를 절개하고 사실상 운동장을 처음부터 다시 만들었다. 

롯데 자이언츠가 내년 1월 25일부터 2025 시즌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대만 타이난 야구장.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 자이언츠가 내년 1월 25일부터 2025 시즌 스프링캠프를 진행하는 대만 타이난 야구장. 사진 롯데 자이언츠


롯데의 노력에도 괌 스프링캠프지 그라운드 상태는 선수들이 마음 놓고 뛰기에 부담스러웠다. 대규모로 강도 높은 수비 훈련을 진행하는 건 무리였다.

롯데는 올 시즌 중 2025년 스프링캠프지 선정에 심혈을 기울였다. 발 빠르게 움직인 결과로 대만에서 장기간 선수들이 구슬땀을 흘릴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됐다. 

롯데는 대만 스프링캠프 기간 중 대만 팀과 연습경기를 열고 훈련 성과 점검 및 실전 감각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국과 대만 양국 야구팬들에게도 흥미로운 볼거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희 2군 감독이 이끄는 롯데 퓨처스 팀도 내년 2월 중 대만 타이난에서 전지훈련을 실시할 계획이다.  

타이난시 황웨이저 시장은 "이번 협력을 통해 타이난 아시아 태평양 국제 야구 훈련 센터의 국제적 인지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지역 경제와 스포츠 관광의 발전을 촉진할 것"이라고 협약 체결 소감을 밝혔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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