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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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존재 자체로 충분히 거창한, 이승윤 (엑's 현장)[종합]

기사입력 2024.09.30 08:00



(엑스포츠뉴스 장충체육관, 김예나 기자) "'거창해지지 말자'가 모토다. 오늘은 역사적인 날이다." 

그의 외침에 현장의 수많은 관객들이 큰 소리로 호응하며 이승윤의 음악 인생 '역사'의 한 페이지, 또 한 번의 공동 저자가 되어 순간을 만끽했다. 

이승윤 전국 투어 '2024 LEE SEUNG YOON CONCERT 易聲(이하 '역성')' 서울 콘서트 둘째날 공연이 지난 29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렸다. 

이승윤은 '세상의 이치나 흐름이 소리친다고 바뀌지는 않겠지만, 소리에 담을 이야기들을 마음대로 뒤바꿔 힘껏 소리 내어 보자'는 의미의 '역성'이 이번 전국 투어 타이틀인 만큼 신선한 시도와 변주, 색다른 시선을 공연 곳곳에 담아냈다. 



가을 바람이 부는 9월 말의 날씨에도 장충체육관 주변은 공연 시작 훨씬 전부터 모여든 인파로 뜨거웠다. 그와 함께 뜨거운 '역성'을 내지를 각오로 모인 수많은 팬들은 스탠딩석부터 2층 객석까지 설렘 가득한 모습이었다. 특히 스탠딩석은 비장한 각오까지 느껴질 정도로 이번 공연에 담긴 에너지, 그 열정이 남다름을 느낄 수 있었다. 

이날 이승윤은 옷자락을 휘날리며 무대 아래에서 위로 부양하며 깜짝 등장, 오프닝부터 '우와' 소리가 저절로 나올 정도로 존재감을 자랑했다. 화려한 레이저에 폭죽, 불꽃, 꽃가루 등 오프닝부터 어마어마한 스케일의 특수 효과가 쏟아지면서 이번에도 남는 거 없는 공연이 되겠구나라는 짐작을 하게 만들었다. 

눈을 뗄 수 없이 화끈한 퍼포먼스로 가득한 오프닝 무대가 끝난 뒤, 이승윤은 "저는 '거창해지지 말자'가 모토"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나 이내 "오늘은 역사적인 순간이다. 왜냐하면 제가 그렇게 만들기로 진심으로 마음 먹었기 때문"이라는 말로 자신감을 표출해 팬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이어 다시 한 번 "'거창해지지 말자'가 모토"라 밝힌 이승윤. "지금이라 가능한 것 같다. 저의 지금에는 근거가 있다. 그 근거는 이 공연장에 와 주신 여러분들이다. 근거 있게 까불고 다니고 있다"며 팬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엿보였다.  

그러면서 "여러분들께 여쭙고 싶다. 거창한 건 아닌데, 역사를 한 번 써보시겠냐"고 물었고, 팬들은 한 목소리로 긍정의 뜻을 전했다. 이에 이승윤은 "이건 청유도 아니고, 권유도 아니고, 강요도 아니고, 명령도 아니다. 저의 지금을 만들어준 여러분들에 대한 보답이고 예의"라고 설명했다. 



그야말로 모든 순간이 그의 음악 인생에 '역사'의 기록으로 남았다. 이승윤은 이날 첫 정규 앨범 '폐허가 된다 해도', 2집 정규 '꿈의 거처'를 비롯해 첫 EP 앨범 '허튼소리', 그리고 다채로운 싱글 등 그의 음악 인생을 아우르는 셋리스트로 만족감을 안겼다.

무엇보다 '검을 현'으로 시작, '폭죽타임' '리턴매치' '솔드 아웃(SOLD OUT)' '28k LOVE!!' '내게로 불어와' '캐논' 그리고 '폭포'까지, 지난 7월 선보인 3집 정규 선발매 앨범 '역성' 라이브 무대를 연달아 선보여 심장을 뛰게 만들었다.

특히 '폭죽타임' 무대 마지막 부분에는 제목에 걸맞게 말도 안 되는 양의 폭죽이 계속 터졌는데, 그 어떤 콘서트에서도 보기 어려운 폭죽 연출에 감탄이 쏟아지면서 이승윤의 진심을 엿볼 수 있었다. 

앨범 작업을 진행하면서 이번 공연 준비도 함께했다는 이승윤은 자신이 빛나는 이 순간이 오기까지 수많은 이들의 노력이 있기에 가능했다고 공을 돌렸다.

형식적으로 스태프들에게 인사를 남기는 멘트가 아닌, 두 차례에 걸쳐 관객들의 박수를 유도하면서 "애써주시는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라 인사하는 그의 진심 어린 마음이 인상적이었다.



공연 중간 단체 사진을 촬영하고, 예측 불가 동선 무시 객석 난입 등 이승윤이 이날 새롭게 쓴 역사 면면들은 놀라울 정도. 특히 장충체육관 내 깔린 테이블 위에 올라가 노래부르고 기타 연주하고 관객과 눈을 마주친 채 노래부르는 그의 과감하고 거침없는 면모가 돋보였다. 

여기에 그의 굳건한 소신, 담백한 말에 담긴 진심이 이날의 핵심이었다. 평소 콘서트에서 말을 길게 늘어놓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꽤 굵직한 메시지를 진정성 있게 전하기로 유명한 이승윤은 이날 유난히 "할 말이 없다"라는 말로 멘트 시간을 빠르게 넘겨 의아함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다가 공연 말미 무렵, "어제도 한 이야기"라면서 "지금 이 주제의식이 제 마음 속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고, 지금 그 생각밖에 안 하고 살고 있다"라며 하고 싶은 이야기를 꺼냈다. 

바로 "음악인의 모순에 대한 생각"이라 밝힌 이승윤은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지금 이 자리에서 날뛰며 공연하는 이 순간이 소중하다는 소회였다.

그러면서 "시대가 우리들의 고민이나 아픔, 여러분들이 애써 살아온 하루하루를 빼앗아가고 자기들의 슬로건으로 만들고 있다. 자기들의 왕좌를 시키기 위해, 심지어 그 왕좌는 진짜도 아니다. 가짜 왕관을 쓰고 골목에서 왕 노릇이나 하는 애들"이라 비판 섞인 시선을 엿보이기도.



"그런 애들 때문에 음악으로 욕한다. 우리가 뭐하겠냐. 인터넷에 글을 쓰겠냐. 출마를 하겠냐. 그냥 음악이나 하는 거다. 저는 음악만 할 거고 음악으로 신나게 뒷담화나 하다가 갈 거다" 소리치는 그에게 팬들 역시 호응으로 공감했다. 

한편 이번 '역성' 서울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이승윤은 오는 10월 12일 전주, 10월 19일 부산 등으로 '역성' 열기를 이어간다. 

투어뿐 아니라 이승윤은 10월 4일 '2024 부산국제록페스티벌', 10월 5일 서울 '잔다리페스타 2024' 등 출격해 팬들과 소통할 예정이다. 

사진=마름모 

김예나 기자 hiyena07@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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