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부산, 김지수 기자) 2024 시즌 홈 최종전에서 승전고를 울리고 싶었던 사령탑의 바람은 이뤄지지 않았다. 외려 올해 최악의 패배를 당하며 고개를 숙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28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팀 간 16차전에서 8-12로 졌다. 지난 27일 NC 다이노스를 13-6으로 꺾었던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롯데는 이날 KIA전이 2024 시즌 홈 마지막 경기였다. 오는 10월 1일 창원에서 NC와 정규리그 최종전이 남아 있기는 하지만 홈 팬들과는 내년 시즌 개막 전까지 당분간 작별을 고해야 하기에 꼭 승리를 안겨 주겠다는 각오로 게임을 준비했다.
김태형 롯데 감독은 이날 게임에 앞서 "오늘이 다른 게임과 특별히 다른 건 많지 않다"라면서도 "승리하고 팬들에게 인사하고 싶다. 시즌 홈 최종전은 이기고 끝내는 게 좋다"며 승리를 향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롯데의 게임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먼저 선발투수로 나선 에이스 찰리 반즈가 5회까지 KIA 타선을 효과적으로 막아냈다. 1회초 무사 1루, 3회초 무사 2루, 4회초 1사 1루, 5회초 무사 1루 등 2회초를 제외하고 매 이닝 주자가 출루했지만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롯데 타선도 힘을 냈다. 4회말 선두타자 전준우의 볼넷 출루, 1사 후 윤동희의 우전 안타에 이어 박승욱의 1타점 적시타와 대타 정훈의 1타점 적시타가 연이어 터졌다. 2-0으로 앞서가면서 주도권을 잡았다.
롯데 타선은 5회말 추가 득점을 얻었다. 선두타자 이호준의 3루타, 손호영의 볼넷 출루로 주자를 모은 뒤 전준우의 1타점 적시타, 나승엽의 3점 홈런을 묶어 6-0까지 달아났다.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롯데의 낙승이 유력해 보였다.
하지만 롯데는 6회초 반즈가 갑작스러운 난조를 보이면서 게임이 묘해졌다. 반즈는 선두타자 김두현과 김도영에게 연속 안타를 내준 뒤 윤도현에게 1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계속된 무사 1·3루에서도 박찬호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줘 6-2로 점수 차가 좁혀졌다.
반즈는 일단 이우성을 삼진으로 돌려세우고 한숨을 돌렸지만 1사 후 이창진에게 1타점 적시타를 허용, 롯데가 6-3까지 쫓기게 됐다. 구승민으로 급히 투수가 교체됐지만 구승민까지 변우혁에게 2타점 2루타를 맞아 여유 있던 리드가 순식간에 6-5가 됐다.
롯데 벤치는 다시 투수를 교체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나균안이 급한 불을 꺼주기를 바랐지만 결과는 기대에 못 미쳤다. 나균안까지 대타 서건창에게 1타점 적시타를 내주면서 6-6 동점이 됐다.
롯데는 일단 6회말 KIA 실책을 틈 타 잡은 무사 1·2루 찬스에서 이호준의 2타점 2루타로 다시 8-6 리드를 잡았다. 7회초부터 필승조가 투입된다면 KIA의 추격을 따돌리고 승리를 지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롯데 불펜은 7회초 완전히 붕괴됐다. 나균안이 1사 후 박찬호에 안타를 맞자 롯데 벤치는 좌완 정현수를 투입했지만 정현수까지 박정우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다. 1사 1·3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진승현은 이창진을 볼넷으로 출루시켜 상황을 1사 만루로 악화시켰다.
진승현은 후속타자 변우혁까지 볼넷으로 출루시키면서 밀어내기로 KIA에 한 점을 헌납했다. 롯데 벤치는 진승현이 눈에 띄게 제구 난조를 보이자 투수를 다시 좌완 송재영으로 교체했다. 송재영은 일단 최원준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득점과 아웃 카운트를 맞바꿨다.
송재영은 8-8 동점, 2사 1·2루에서 서건창과 승부했다. 투 볼 투 스트라이크에서 5구째 하이 패스트볼로 서건창의 헛스윙을 유도하면서 이닝이 그대로 종료될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송재영의 5구째가 스트라이크 낫아웃 폭투가 되면서 2사 만루 실점 위기가 계속 이어졌다. 롯데 벤치는 다시 한 번 투수를 교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다.
송재영의 뒤를 이어 등판한 정우준까지 한승택, 김도영에게 연속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면서 스코어는 8-10으로 뒤집혔다. 롯데는 추가 실점을 막기 위해 이민석으로 투수를 바꿨지만 이민석이 윤도현에게 2타점 적시타를 맞으면서 사실상 승기를 완전히 뺏겼다.
롯데는 올해도 가을야구 초대장을 밟지 못했다. 7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라는 참담한 성적표를 받아 든 상태다. 여기에 홈 최종전에서도 유종의 미가 아닌 '자멸'하는 플레이로 고개를 들 수 없었다.
사진=롯데 자이언츠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