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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유진, 세계랭킹 1위와 2위 제물로 올림픽 챔피언 등극...女 57kg급 금메달 수확 [파리 현장]

기사입력 2024.08.09 05:47 / 기사수정 2024.08.09 06:11



(엑스포츠뉴스 프랑스 파리, 김지수 기자) 여자 태권도의 김유진(23·울산광역시 체육회)이 2024 파리 올림픽 대한민국의 13번째 금메달을 수확했다.

생애 처음 밟은 올림픽 무대에서 당당히 '챔피언'의 자리에 오르게 됐다.

세계랭킹 24위 김유진은 8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그랑팔레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여자 태권도 57kg급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이란의 나히드 키야니찬데를 라운드 점수 2-0(5-1 9-0)으로 이겼다.

김유진은 이날 1라운드에서 키야니찬데와 치열한 공방전을 벌였다. 3-1로 앞선 상황에서 심판진이 키야나찬데의 머리 공격 성공을 인정하면서 스코어가 뒤집힐 뻔했지만 비디오 판독 후 정정돼 김유진의 리드가 유지됐다. 

김유진은 이후 1라운드 종료 2초 전 몸통 공격을 정확하게 성공시켰다. 2점을 더 보태 5-1로 1라운드를 가져가면서 금메달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기세가 오른 김유진은 2라운드를 지배했다. 머리 공격 성공에 이어 몸통 공격까지 정확한 발차기로 성공시키면서 5-0 리드를 잡았다. 2라운드 종료 24초 전에는 키야니찬데의 감점으로 6-0까지 도망가면서 사실상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유진은 곧바로 몸통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키야니찬데의 추격 의지를 꺾어놨다. 경기 종료 직전 키야니찬데의 감점까지 더해지면서 9-0 완승으로 금메달의 주인공이 됐다.

한국 태권도는 지난 7일 박태준(20·경희대)이 남자 58kg급에서 금메달을 수확했던 가운데 이틀 연속 파리에서 애국가를 울렸다. 지난 2020 도쿄 올림픽(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인한 2021년 개최)에서 '노골드'의 수모를 겪었던 한을 마음껏 풀게 됐다.

한국 태권도가 여자 57㎏급에서 메달을 딴 건 2008 베이징 올림픽(임수정) 이후 16년 만이다. 2000 시드니 대회 정재은, 2004 아테네 장지원, 2008 베이징 대회 임수정까지 3연속으로 이 체급 금메달리스트를 배출했지만 2012 런던, 2016 리우데자네이루, 2020 도쿄에서는 노메달이었다. 

김유진은 앞서 열린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1위 중국의 뤄쭝스를 꺾는라운드 점수 2-1(7-0 1-7 10-3) 대이변을 일으켰다. 1라운드 종료 1분 전 기습적인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3득점을 따냈다. 처음에는 득점으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한국 코치진의 비디오 판독 요청 후 판정이 바뀌었다.

뤄쭝스는 김유진의 초반 공세에 당황한 듯 보였다. 리드를 뺏긴 뒤 적극적으로 앞발 싸움을 시도하며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183㎝의 큰 신장을 자랑하는 김유진의 탄탄한 수비는 뤄쭝스의 반격을 허락하지 않았다.

김유진은 오히려 1라운드 종료 19초 전 또 한 번 뤄쭝스의 머리 공격을 성공시키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장악했다. 뤄쭝스가 감점까지 나오면서 손쉽게 1라운드를 따냈다. 

뤄쭝스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2라운드에서 김유진이 쉽게 공격을 풀어나가지 못하면서 여러 차례 감점을 받았고 뤄쭝스도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다. 2라운드를 따내면서 승부를 3라운드로 끌고 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웃은 건 김유진이었다. 3라운드에서 파상공세를 퍼부으면서 결승전을 향한 질주를 이어갔다. 3연속 머리 공격과 상대의 감점으로 10-0으로 달아나며 승기를 잡았다.

김유진이 꺾은 뤄쭝스는 이 체급 세계 최강자로 꼽히는 선수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뤄쭝수는 세계태권도연맹(WT)이 올림픽 직전인 지난 6월까지 집계한 랭킹에서 2위 키야니찬데(435.77)를 압도적 격차로 따돌리고 1위(랭킹 포인트 570.04)를 달릴 정도로 No.1이었다.

뤄쭝수는 아시안게임뿐 아니라 세계선수권, 아시아선수권대회 정상을 모두 경험했다. 이번 파리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었지만 김유진에게 패하며 아쉬움을 삼켰다. 



김유진은 대표팀 동료 WT 랭킹 5위 안에 든 박태준(경희대·5위), 서건우(한국체대), 이다빈(서울특별시청·이상 4위)과 달리 대한태권도협회 내부 선발전-대륙별 선발전 등을 추가로 거쳐 파리 올림픽 출전 기회를 얻었다.

김유진은 지난 3월 중국 타이안에서 열린 아시아 선발전 4강에서 캄보디아의 줄리맘을 꺾고 체급별 상위 2명에게 주는 파리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김유진은 파리에서 자신의 이름을 전세게 태권도팬들에게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자신의 체급에서 세계랭킹 1위와 2위를 제물로 올림픽 포디움 가장 높은 곳을 정복하고 금메달에 입을 맞췄다.

한국은 태권도가 하계 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2000 시드니 대회에서 남자 86kg급 김경훈, 여자 57kg급 정재은, 여자 67kg급 이선희가 3개의 금메달을 수확했다. 신준식도 남자 68kg급에서 은메달을 따냈다.



2004 아테네 대회에서도 남자 80kg급 문대성, 57kg급 장지원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남자 68kg 송명섭, 여자 67kg 황경선도 동메달을 기록하면서 태권도 종주국이자 강국으로서의 명성을 떨쳤다. 

2008 베이징 대회에서는 남자 68kg급 손태진, 남자 80kg급 차동민, 여자 57kg급 임수정, 여자 67kg 황수정까지 무려 4개의 금메달이 쏟아졌다. 

2012 런던 대회에서는 여자 67kg급 황경선이 금메달, 남자 58kg급에서 이대훈이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2000 시드니 대회 이후 가장 저조한 성적표로 아쉬움을 남겼다. 



2016 리우 대회에서도 태권도는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여자 49kg급 김소휘와 여자 67kg급 오혜리가 금메달, 남자 58kg급 김태훈과 남자 68kg급 이대훈, 남자 80kg급 차동민의 동메달 3개가 더해져 총 5개의 메달이 쏟아졌다.

2020 도쿄 대회에서는 '노골드'로 아쉬움을 남겼다. 여자 67kg급 이다빈 은메달, 남자 58kg급 장준 동메달, 남자 80kg급 인교돈의 동메달이 전부였다. 

한국 태권도는 도쿄에서 끊겼던 금맥을 파리에서 확실하게 다시 캐냈다. 9일 남자 80kg급 서건우, 10일 여자 67kg급 이다빈에게도 금빛 발차기를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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