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북한? 윤 대통령에게 사과할 것"…IOC 위원장이 고개 숙였다 [2024 파리]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부르는 초유의 사태가 올림픽에서 벌어지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평의회(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직접 사과하기로 결정했다.

대한체육회는 27일(한국시간) "IOC 비서실장으로부터 바흐 위원장이 이기흥 IOC 위원이 참석한 가운데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선을 통해 직접 사과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라고 전했다.

문제의 상황은 2024 파리 하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발생했다. 대한민국 선수단 50여명은 프랑스 파리의 센강 일원에서 열린 개회식에 참석했다. 당시 여자 수영의 김서영(30·경북도청), 남자 육상 높이뛰기의 우상혁(28·용인시청)이 기수를 맡았다.

2024 파리 올림픽 개회식은 주경기장은 생드니 스타드 드 프랑스(프랑스 경기장)가 아닌 센강을 따라 유람선을 타고 입장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한국은 206개 참가국 중 48번째 순서로 입장했는데, 개회식 메인 행사장에서 진행을 맡은 장내 아나운서가 엄청난 실수를 저질러 논란을 일으켰다.



장내 아내운서는 한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순간 프랑스어와 영어로 '북한'(프랑스어:'République populaire démocratique de corée', 영어:Democratic People's Republic of Korea)으로 말하는 대형 실수를 저질렀다.

한국의 정식 명칭은 프랑스어로 'République de corée', 영어로는 'Republic of Korea'다. 그러나 장내 아나운서는 프랑스어, 영어 모두 북한을 가리키는 말로 한국 선수단을 소개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장내 아나운서는 북한에 대해선 프랑스어와 영어 모두 제대로 호명했다. 결과적으로 이날 북한 선수단이 두 번 입장하고, 한국 선수단인 빠진 셈이 됐다. 개회식 영상을 보지 못하고 귀로만 들은 시청자는 한국 없이 북한만 두 번 입장한 파리 올림픽으로 알게 됐다.

올림픽이라는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가징 기본적인 국명을 실수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자 한국은 크게 분노했다. 리허설도 수차례 진행했을 올림픽 개회식에서 국명을 실수하는 건 조직위에서 제공한 큐시트가 엉망이었다고 볼 수밖에 없는 대형사고였다.



곧바로 문화체육관광부는 정식으로 항의했다. 문체부는 27일 "장미란 차관이 바흐 위원장에게 면담을 요청했다"며 "아울러 정부 차원에서 프랑스에 강력한 항의 의견을 전달할 것을 외교부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이번 국명 오류를 촉발한 IOC와 파리올림픽조직위원회에도 엄중 항의할 방침이다. 장 차관이 정강선 선수단장에게 조속 대응을 당부했다.

문체부는 이어 "대한체육회는 한국 선수단이 잘못 소개된 즉시 파리 올림픽 조직위원회에 재발 방지를 요청했으며, 선수단장 명의의 공식 항의서한을 발송할 예정"이라며 "더불어 대회 조직위원회와 IOC를 만나 항의 의견을 전달하고 재발 방지를 요청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IOC도 곧바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을 통해 "개회식 중계 중 대한민국 선수단 소개 시 발생한 실수에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라며 사과문을 올렸는데, 이에 그치지 않고 바흐 IOC 위원장이 직접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과할 생각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을 북한으로 소개하는 사고가 발생한 후 대한체육회는 곧바로 파리 조직위원장과 IOC에 공식 항의 서한을 발송했다. 이에 파리 조직위는 사과 메일을 보내면서 토니 에스탕게 조직위원장이 직접 사과할 것을 약조했다.

또 대한체육회는 바흐 IOC 위원장이 윤석열 대통령에게 유선으로 직접 사과하겠다는 의사를 나타냈고, 윤 대통령에게 사과하기 전에 공식 사과문을 작성 중이라고 전했다.

4년에 한 번 열리는 올림픽인 만큼 많은 기대를 받았던 파리 올림픽이지만 개회식부터 한국의 국명을 잘못 부르는 사고가 발생했다. 또 사상 최초로 올림픽 개회식을 야외에서 개최했는데, 하필 이날 폭우가 쏟아지면서 개회식 참가국들이 비바람에 그대로 노출되기까지 했다.

한편 파리 올림픽에 참가한 대한민국 선수단은 대회 첫 날부터 메달 소식을 가져왔다. 10m 공기소총 혼성 종목에서 은메달을 목에 건 박하준(KT)-금지현(경기도청) 조가 주인공이다.



박하준-금지현 조는 27일 프랑스 샤토루 국립사격장에서 열린 2024 파리 하계올림픽 사격 10m 공기소총 혼성 결승에서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금메달 결정전에서 중국의 성리하오, 황위팅에게 시리즈 스코어 12-16으로 아쉽게 패했다.

10m 공기소총 혼성 종목은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혼성 종목 채택 움직임에 따라 3년 전에 열린 2020 도쿄 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이 됐다. 남자 사수와 여자 사수가 짝을 이뤄 각자 얻은 점수를 합산하는 방식으로 본선과 결승을 치른다.

박하준-금지현 조는 첫 10발을 각각 쏘는 1차 시리즈에서 211.1점, 2차 시리즈에서 210.2점을 쏘며 선두를 달렸다. 3차 시리즈에서 210.1점을 쏘면서 성리하오-황위팅 조에 본선 1위를 내줬으나 3위 그룹을 여유 있게 제치고 메달 결정전에 올라가면서 최소 은메달을 확보했다.

메달 결정전에서 중국과 접전을 펼치던 박하준-금지현 조는 아쉽게 중국에 금메달을 내줬지만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또 배드민턴 종목에선 서승재(삼성생명)-채유정(인천국제공항) 조가 27일 프랑스 파리에 있는 라 샤펠 아레나 3코트에서 열린 코세일라 마메리-타니나 비올레트 마메리(이상 알제리) 조와의 배드민턴 혼합복식 B조 첫 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2-0(21-10, 21-7)으로 승리하며 첫 승을 신고했다. 

혼합복식은 4개 조가 한 그룹에 묶여 각 조 1, 2위가 8강에 진출한다. 

서승재-채유정 조는 1게임에서 14분, 2게임에서 13분만 소화하며 알제리조를 손쉽게 격파하면서 오는 29일 오전 4시 10분 같은 경기장 1코트에서 로빈 타벨링-셀레나 피엑(네덜란드) 조와의 2차전을 치른다.

수영 남자 자유형 400m 예선에선 메달 기대주 김우민이 3분45초52를 기록하며 전체 7위를 기록하고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사진=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