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6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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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도연 "중학생 딸, 철 일찍 들어…엄마 직업 이해해 주고 응원" [엑's 인터뷰]

기사입력 2024.06.11 14:21 / 기사수정 2024.06.11 14:21



(엑스포츠뉴스 김현정 기자) 배우 전도연이 연극 '벚꽃동산'에 출연 중인 소감을 밝히며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전도연은 11일 서울 강서구 LG아트센터 서울에서 진행된 연극 ‘벚꽃동산’과 관련한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부담감도 크긴 한데 재미있는 것 같다"라며 연극 무대에 오르는 소회를 털어놓았다.

전도연은 "무대만이 주는 자극이나 연기할 때의 태도나 그런 것들이 새롭게 느껴진다. 연기를 오래해서 내가 더이상 받을 수 있는 에너지나 작업이 뭐가 있을까 고민했는데 이번 '벚꽃동산'을 하면서 새로운 에너지를 받았다. 즐기려고 한다"라며 미소 지었다.



연극 ‘벚꽃동산’은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을 한국을 배경으로 각색한 작품으로 사이먼 스톤(Simon Stone) 연출이 한국 배우들과 의기투합해 만들었다. 영국 내셔널 시어터, 뉴욕 메트로폴리탄오페라 등과 협업한 사이먼 스톤은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을 나타낸 바 있다.

안톤 체호프의 '벚꽃동산'은 농노해방(1861) 이후 귀족이 몰락하고 신흥 자본가가 부상하는 제정 러시아 말기를 배경으로 하며 기쁨과 슬픔이 공존하는 유일한 도피처 벚꽃 동산을 잃어버릴 위기에 직면한 이들을 그렸다.

한국화된 ‘벚꽃동산’은 십여 년 전 아들의 죽임 이후 미국으로 떠났던 송도영(전도연 분)이 한국으로 돌아오면서 시작한다. 송도영이 마주한 서울은 자신의 기억과 다른 모습으로 변해 있다. 떠들썩한 사회 분위기, 자유롭고 권위를 두려워하지 않는 사람들, 무엇보다 그녀의 가족이 오래 함께 살았던 집이 사라질 위기에 처한다.

전도연, 박해수, 손상규, 최희서, 이지혜, 남윤호, 유병훈, 박유림, 이세준, 이주원 등이 원캐스트로 출연 중이다.

전도연은 "프리뷰 공연까지 총 7회를 진행했다. 프리뷰 첫 무대 때는 죽고 싶었고 '내가 내 발등을 찍었다, 왜 스스로 이 고통스러운 시간을 선택했나' 싶었다. 도망가고 싶었고 자신도 없고 어떻게 했는지 모를 정도로 정신없이 했는데 관객분들이 너무 좋아해 주시더라"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그만큼 고통스럽지는 않지만 늘 긴장되고 떨린다. 언제까지 불안함을 가져가야 하나 한다. 공연 끝날 때까지 무대 뒤에서 이런 생각을 한다면 너무 힘들고 명이 단축될 것 같은데 스스로도 그런 불안감과 긴장감을 즐기고 있지 않나 한다"라고 덧붙였다.



전도연은 아들의 죽음 이후 미국으로 떠났다가 돌아온 송도영(원작의 류바) 역을 맡았다. 1997년 ‘리타 길들이기’ 이후 27년 만에 연극 무대에 올랐다.

그는 "27년만이라는 것도 기사를 통해 알았다. 그때는 어떻게 무대에 섰고 어떻게 연기했는지 기억도 안 날만큼 오래 전이다. 처음 상견례할 때 '신인 같은 자세로, 무대에서는 신인이라고 생각하고 신인 같은 자세로 하겠다'라고 했다. 당연히 내가 실수를 했더라도 NG가 있고 다시 가는 게 아니지 않나. '이 무대를 완벽히 소화하겠다, 전도연이 전도연임을 증명했다'라는 생각을 하기보다는 실수를 해도 받아들이며 노력하려고 한다"며 감회를 드러냈다.



정경호 수영 커플, 황정민, 정영주, 김신록 등이 연극을 관람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도연은 "온다는 사람들이 있는데 언제 오는지 내게 얘기하지 말라고 했다"라며 웃었다.

전도연은 "첫 공연 때 올 줄은 몰랐다. 다들 재밌게 봐줬다. 나도 이 연극을 거절하려고 했다가 사이먼 연출의 '메디아를 보고 배우로서 피가 끓고 내가 저 무대에 서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배우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해주는 거다. '저 무대에서 저 배우들과 연기하고 싶었고 즐기고 싶었다', '너무 부러웠다. 나도 함께하고 싶었다'라는 이야기가 내게는 극찬이었다. 정민 오빠도 온지 몰랐는데 너무 잘 봤다고 좋았다고 하시더라"라며 지인들의 반응을 들려줬다.

전도연은 '벚꽃동산'에 대해 "구세대와 신세대의 충돌같은 이야기다. 새로운 시대로 박차고 나아가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모두가 바라는 새 시대는 어떤 시대인가 궁금했다. 저마다 다른 것이지 않나. 새로운 시대라는 게 각자가 원하는 새로운 시대를 기대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전도연이 바라는 새로운 시대는 뭘까.

전도연은 "솔직히 말하면 난 변화를 무서워하는 사람이다. 일상에서도 작은 변화 하나로 큰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다고 안주하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시대라고 하면 아이 엄마이기도 하니 아이들이 살기 좋은 세상인데 구체적으로 어떤 세상인지 잘 모르겠다. 지금보다 나은 환경에서 아이들이 살기 바라지 않나. 나는 그렇다"고 답했다.

또 "생활인으로도 열심히 잘 살고 있다. 엄마로서 생활인으로서, 물론 아이와 되게 많은 시간을 보내진 못하지만 아이가 충분히 내 직업을 이해하고 응원하고 있다. 일하는 시간 외에는 생활에 충실히 살고 있다"라며 2009년생 딸을 언급했다.

딸도 연극을 관람했단다.

전도연은 "내가 좀 철이 없어서 (연극 속 딸처럼) 딸도 철이 일찍 들었다. 친구같이 지내고 있다. 딸이 프리뷰 공연을 보러 왔다. 송도영처럼 술을 마시거나 술 취한 모습을 봤기 때문에 '엄마의 모습도 있다'라면서 즐겁게 봤더라. 그런 모습이 언뜻 보일 때도 있다고 해줬다"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사진= LG아트센터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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