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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퇴도 생각했습니다"...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 문상철의 반전드라마는 이제 시작 [현장인터뷰]

기사입력 2024.06.03 05:35 / 기사수정 2024.06.03 05:35



(엑스포츠뉴스 광주, 유준상 기자) 프로 10년 차에 접어든 KT 위즈 문상철이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홈런을 달성했다.

문상철은 2일 광주-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Bank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즌 9차전에 4번타자 겸 1루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을 기록하면서 팀의 11-3 승리를 견인했다.

문상철은 1회초 첫 타석에서 안타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한 데 이어 3회초 1사에서 2루타를 때려내면서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세 번째 타석에선 큼지막한 아치까지 그렸다. 4회초 2사 만루에서 KIA 김사윤을 상대로 4구 슬라이더를 잡아당겨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만루포를 쏘아 올렸다. 올 시즌 10호 홈런이자 2021년 5월 9일 수원 NC전 이후 1120일 만에 터진 만루홈런이었다.

이로써 문상철은 지난해(9개)를 뛰어넘고 개인 한 시즌 최다 홈런을 기록함과 동시에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까지 만들었다. 문상철의 홈런으로 멀찌감치 달아난 팀은 마지막까지 리드를 지키면서 주말 3연전을 위닝시리즈로 마감했다.



경기 후 취재진을 만난 문상철은 "딱히 두 자릿수 홈런이라고 해서 좋거나 그러진 않았던 것 같다. 그냥 팀의 승리 확률이 높아진 게 좋았다"며 "예전부터 두 자릿수 홈런을 친 뒤 나오는 홈런은 다 보너스라고 생각하자고 했다. 원래 수치를 구체화해서 목표를 잡는 스타일이 아니다. 앞으로 치는 홈런은 다 보너스라고 생각하고 매 타석에 집중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이어 "(앞선 타석에서도) 타격감이 크게 나쁘진 않았는데, 전 타석에서 안타를 쳤다고 해서 홈런이 나온 건 아니다. 경기 전에 유한준, 김강 코치님과 대화를 나누면서 '잘하고 있으니까 타석에 들어가서 네가 하려던 것을 자신 있게 하면 된다'고 말씀하셨다. 그 부분을 준비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만루홈런을 친 상황에 대해선 "상대가 왼손 투수였는데 직구, 슬라이더, 체인지업을 다 던지는 투수였다. 공이 높게 들어왔을 때 과감하게 돌리자고 생각했던 것 같다"며 "아무래도 팀이 4-0으로 리드 중이었지만, 그래도 경기가 수월하게 흘러갈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 할 것 같아서 좀 더 집중해서 주자를 한 명이라도 더 불러들이자고 생각했다"고 돌아봤다.

안타-2루타-홈런을 친 문상철은 아쉽게 사이클링 히트를 놓쳤다. "사실 (사이클링 히트에 대해) 생각하긴 했다"면서도 "통산 3루타 개수가 2개에 불과하고, 발이 빠른 것도 아니라서 3루타가 나오든 안 나오든 내 운명이라고 생각하고 타석에만 집중했던 것 같다"고 전했다.



2014년 2차 특별 11순위로 KT에 입단한 문상철은 2015년부터 꾸준히 기회를 받았으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2022년까지 한 시즌에 100경기 이상 뛴 적이 없었다. 하지만 문상철은 지난해 112경기에 출전하면서 경험을 쌓았고, 그 흐름을 올 시즌까지 이어가고 있다.

문상철은 "2군에 오랜 시간 머물다 보니까 연차에 비해 타석 수가 많지 않다. 지난해에는 많은 경기에 나가면서 좋을 때와 안 좋을 때를 많이 경험했고, 또 감독님께서 기회를 자주 주셨다. 백업 선수들은 3일에 한 번씩 타석에 들어서면 투수의 공을 치는 게 쉽지 않은데, 꾸준히 나가다 보니까 좋은 것 같다"며 "타석에서 하고 싶은 걸 실행할 수 있는 것 같다. 내가 컨트롤 할 수 있는 걸 생각하고, 그런 과정들을 잘 만든 뒤 결과는 하늘에 맡기려고 한다"고 말했다.

사실 문상철은 은퇴까지도 고민했다. 그는 "불과 2~3년 전까지만 해도 은퇴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 싶었다. 2군뿐만 아니라 3군에 있는 선수들도 엄청 열심히 준비하는데, 내가 2군에 내려가면 그 선수들이 2군에서 경기에 출전하지 못하기 때문에 '난 이 정도면 할 만큼 했다'고 느꼈고, 은퇴를 생각했다"며 "1군에 올라가면 한번 해보고 아니면 정말 그만하자고 생각했는데, 그때부터 조금 잘 풀렸다"고 전했다.

힘든 상황 속에서도 자신감을 찾은 문상철은 두 자릿수 홈런을 친 것으로 만족하지 않으려고 한다. 그는 "타격 사이클은 언젠가 또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항상 좋을 순 없다. 워낙 우리 팀은 마운드가 강한 팀이고, 또 부상에서 돌아온 투수들이 잘 막아준다면 팀이 더 높게 올라갈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광주, 유준상 기자 / KT 위즈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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