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김준형 기자) 인도네시아 축구 국가대표팀이 이중 국적 선수들로 베스트 11을 구성할 수 있게 됐다. 대표팀 내 인도네시아와 다른 유럽 국가의 여권을 복수로 갖고 있는 선수들이 12명이 됐다.
인도네시아 대표팀은 대한민국 신태용 감독이 지휘봉을 잡고 있다. 신 감독은 2019년 12월부터 인도네시아 대표팀 사령탑 자리에 왔다. 신 감독은 인도네시아 대표팀을 맡아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난해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에 인도네시아를 진출시켰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당연하지만 인도네시아의 본선 진출은 2007년 개최국 자격으로 참가한 이후 16년 만이었다.
아시안컵 본선에서도 인도네시아는 파란을 일으켰다. 인도네시아는 이라크, 일본, 베트남과 함께 D조에 편성됐다.
이라크, 일본은 한 수 위의 전력이었고 베트남 또한 동남아시아의 축구 강국이라 16강 진출은 어려워 보였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베트남을 꺾고 승점 3점을 기록했다.
아시안컵은 6개 조 4개 팀으로 구성돼 총 24개국이 본선을 치뤘다. 이중 조 1, 2위 팀은 16강 진출을 확정 짓고 조 3위는 6개 조 중 승점이 높은 상위 4개 국가만이 16강에 진출한다. 인도네시아는 승점 3점으로 2무 1패를 기록한 중국과 오만을 제치고 16등으로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이는 인도네시아의 사상 첫 아시안컵 조별리그 통과였다.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진출 과정에서 인도네시아축구협회는 유럽에서 뛰고 있는 여러 이중 국적 선수들을 귀화시키기 시작했다.
그 시작은 과거 스페인 라리가의 에스파뇰, 기성용이 활약한 스완지 시티에서 뛴 조르디 아맛이었다. 아맛은 스페인과 인도네시아 이중 국적이었고 2022년 11월 인도네시아 대표팀에 합류했다.
인도네시아의 귀화 작업은 계속되고 있다. 과거 중국이나 카타르가 연고가 없는 선수들을 귀화시키는 것과 달리 인도네시아는 유럽에서 뛰는 이중 국적 선수들을 귀화시키고 있다. 대표적인 선수가 울버햄프턴에서 황희찬의 동료이기도 했던 저스틴 허브너다. 대부분의 이중 국적 선수가 네덜란드 이중 국적자다. 인도네시아는 허브너를 포함해 10명의 네덜란드 이중 국적자를 인도네시아로 귀화시켰다. 과거 네덜란드 식민지였던 탓에 지금도 네덜란드에는 인도네시아 혈통을 가진 이들이 적지 않다.
축구대표팀에서 이중 국적과 관련된 부분은 항상 있었다.
최근에도 바이에른 뮌헨의 신예 미드필더 알렉산다르 파블로비치와 레알 마드리드의 공격수 브라임 디아스의 국적 선택이 화제가 됐다. 파블로비치는 세르비아와 독일 이중 국적이었고 디아스는 스페인과 모로코 이중 국적이었다. 두 선수는 각각 독일과 모로코를 선택했다.
이와 관련된 FIFA의 규정도 존재한다. FIFA는 이중 국적 선수에 대해 만 21세가 되기 전 국가대표팀 경기를 3경기 이상 뛰지 않고 최소 3년 동안 해당 국가에서 국가대표팀으로 뛰지 않은 경우에 국적을 바꿀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 브라임 디아스는 이 규정으로 스페인 연령별 대표팀의 경기를 뛰었으나 스페인 국가대표팀에서는 1경기만 뛰어 모로코로 귀화를 택했다.
하지만 이중 국적 선수들의 귀화가 항상 긍정적인 면모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인도네시아도 12명을 귀화시키며 이들만으로 명단을 꾸릴 수 있게 됐지만 기존 선수들과 호흡을 맞춰야 한다는 과제가 있다. 과거 중국이 이 문제로 여러 외국 선수를 귀화시키고도 성적을 내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는 현재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을 앞두고 있다. 2차 예선은 총 36개 팀이 9개 조로 나뉘어 4팀씩 경쟁한다. 각 조 2위까지만 3차 예선에 진출할 수 있다. 이라크, 베트남, 필리핀과 한 조인 인도네시아는 현재 1무 1패로 최하위다. 인도네시아는 오는 21일(한국시간) 베트남과 2차 예선 3차전을 앞두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바하스볼 인도네시아 SNS
김준형 기자 junhyong2@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