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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본선행도 장담 못한다…잘못된 선택+잃어버린 '황금세대', 누가 책임지나

기사입력 2024.02.17 06:45



(엑스포츠뉴스 김환 기자) 한국 축구의 황금세대가 보내야 할 1년을 잃어버렸다. 지나가 버린 시간을 보상할 수도 없고, 책임질 사람도 없는 슬픈 현실이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도 장담하기 어렵다.

대한축구협회(KFA)가 마침내 결단을 내렸다.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4강에서 탈락한 축구대표팀의 수장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을 전격 경질했다. 지난해 3월 부임한 클린스만 감독은 1년 만에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질된 이유는 크게 보면 아시안컵 실패지만, 하나하나 나열하자면 꽤 많다. 클린스만 감독은 부임 초기부터 외유 및 재택근무 논란을 일으켰고, 자국 리그에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해 비판을 들었다. 6경기 만에 처음으로 승리를 거둔 뒤 아시안컵 준결승전 전까지 패배가 없었지만, 전술적 능력에 대한 의심은 언제나 존재했다. 아시안컵은 이러한 클린스만 감독의 단점이 모두 드러나는 대회였다.

클린스만 감독 경질은 결국 대한축구협회, 특히 정몽규 회장의 선택이 잘못됐다는 걸 입증했다.

이전부터 논란이 많고 단점만 가득한 지도자라는 사실을 전 세계가 알고 있었지만, 그럼에도 대한축구협회는 클린스만 감독을 선임했다. 결과적으로 클린스만 감독은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역사상 최악의 감독이라고 해도 이상하지 않을 인물로 남게 됐다.



최고의 시기에 최악의 지도자가 있었다는 점이 가장 안타깝다. 

한국 축구는 황금기를 보내고 있었다. '황금세대'라는 말이 한국 축구대표팀을 설명했다. 프리미어리그(PL) 정상급 공격수 손흥민, PSG(파리 생제르맹)의 천재 미드필더 이강인,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거듭난 바이에른 뮌헨의 센터백 김민재가 대표팀의 코어라인을 구축했다. 세 선수 외에도 황희찬, 황인범, 이재성, 정우영 등 해외파 선수들이 대거 포진했고, 전성기를 보내는 중이었다.

당연히 아시안컵 우승에 대한 기대도 높았다. 하지만 조별리그부터 삐걱대던 클린스만호는 불안한 항해를 이어가다 결국 4강에서 요르단을 만나 좌초됐다. 한국은 아무리 뛰어난 선수들로 구성된 팀이라도 결국 톱니바퀴를 돌리는 감독의 힘과 능력이 부족하면 무너질 수 있다는 걸 전 세계에 알려주는 예시가 됐고, '황금세대'는 '종이호랑이'라는 치욕적인 별명을 들어야 했다.



클린스만 감독 체제 내내 나왔던 '분위기는 좋다'는 말도 유명무실했다. 대회가 끝나자 대표팀 주장 손흥민과 핵심 이강인을 중심으로 불화설이 번졌고, 이례적으로 대한축구협회가 불화설을 인정하며 기름을 부었다. 불화설은 클린스만 감독의 장점이라던 선수단 관리 능력도 결국 허상에 불과했다는 걸 증명했다.

지금의 분위기라면 2026 북중미 월드컵 본선 진출도 장담할 수 없다. 2년 뒤 열리는 북중미 월드컵에 참가하려면 수많은 예선을 뚫어야 한다. 본선 티켓이 늘었다지면 그렇다고 예선이 치열하지 않은 건 절대 아니다. 

현재 아시아지역 2차예선을 치르고 있는 한국은 이번은 물론 3차예선에서도 조 1위 혹은 2위를 확정 지어야 한다. 3차예선에서 3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로 향하는 시나리오는 생각하지 않고 준비할 필요가 있다. 방심은 금물이다. 아시아에서 높은 체급을 갖고 있더라도 방심하면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 모두가 아시안컵을 통해 확인했다.



결과론이지만 클린스만 감독이 아니었다면 하지 않았을 우려일 수도 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파울루 벤투 감독과 함께 '원 팀'의 모습을 보여줬다. 그러나 황금기를 맞이한 한국 축구는 그 후 1년이 조금 넘는 기간 동안 아무런 성과도 내지 못했고, 발전도 하지 못했다. 잃어버린 1년이다.

책임을 지려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클린스만 감독이 떠나기는 했으나 스스로 책임을 인정한 건 아니었다. 정몽규 회장은 사퇴 의사를 묻자 횡설수설 답변했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 수 없으니 아쉬움만 남을 뿐이다.

사진=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김환 기자 hwankim1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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