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김민재를 향한 튀르키예 관심은 그가 떠난지 1년 반 된 지금도 여전하다.
이적시장 전문 매체 '트란스퍼마르크트 튀르키예'는 지난 26일(한국시간) 김민재와 그가 튀르키예에서 뛸 때 라이벌로 꼽혔던 마르캉의 몸값 변화 그래프를 비교했다.
매체의 SNS에 공개된 자료에 따르면 김민재의 몸값은 그가 지난 2022년 페네르바흐체를 떠난 뒤 '천정부지'로 솟았다. 반면 마르캉은 같은 시기 유럽 빅리그에 도전하기 위해 스페인 라리가 세비야에 합류했으나 몸값은 더욱 떨어졌다.
시작은 비슷했으나 지금은 '하늘과 땅 차이'다. 현재 김민재는 6000만 유로(약 858억원)의 몸값을 기록하는 반면 마르캉은 500만 유로(약 71억원)에 불과하다. 지난 2022년 이적할 당시에 마르캉이 오히려 더 높았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두 선수의 라이벌 구도는 몸값 측면만큼은 크게 역전된 셈이다.
김민재와 마르캉은 지난 2021/22시즌 수페르리그에서 맞대결을 펼치며 튀르키예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두 선수는 페네르바흐체와 갈라타사라이 SK의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두 팀은 튀르키예 1부리그 내에서도 가장 치열한 라이벌로 유명하다. 따라서 각 팀의 주전 센터인 김민재와 마르캉에게도 많은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고 자연스레 누가 더 우위에 있는 선수인지에 대한 논쟁도 끊이질 않았다.
김민재는 라이벌 팀에게 특히 강했다. 그는 당시 리그 14라운드 경기서 갈라타사라이를 만나 여러차례 신들린 수비력과 헌신적인 육탄방어를 보여주며 팀의 2-1 원정승에 크게 기여했다.
하지만 마르캉 또한 만만치 않은 실력을 보이며 용호상박의 대결을 펼쳤다.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해당 경기서 평점 7.2점을 받은 반면 마르캉은 7.4점을 받아 맞대결에서는 마르캉이 근소 우위를 가져갔다.
두 선수의 치열한 수비 맞대결은 많은 구단의 관심을 불렀다. 출중한 실력을 자랑하는 두 선수는 모두 튀르키예에서 성공적인 시즌을 보내고 빅클럽의 제안을 받았다. 김민재는 이탈리아 세리에A 나폴리에, 마르캉은 스페인 라리가 세비야에 합류했다.
그로부터 2년이 지난 지금, 두 선수의 몸값 차이는 굉장히 많이 벌어져 있다.
김민재의 경우 나폴리 적응에 성공하며 구단 역사 33년 만의 리그 우승을 이끈 일등공신으로 활약한 반면 마르캉은 세비야에서 잔부상을 겪으며 많은 출전 기회를 날렸다.
'트란스퍼마르크트'에 따르면 마르캉은 세비야로 이적한 후 1년 반 동안 60경기의 결장 횟수를 기록했다. 햄스트링 부상과 근육 부상 등으로 15경기를 날렸고 근육 파열 부상으로 24경기 연속으로 결장하는 불운도 겪었다.
세비야가 2022/23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서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음에도 마르캉의 몸값이 오히려 감소한 것은 이러한 잔부상이 많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반면 김민재는 나폴리에서 뛰는 동안 단 한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건강했기 때문에 장기 레이스인 리그에서도 충분히 활약할 수 있었다. 아무리 뛰어난 실력을 가져도 부상이 많다면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되기 때문에 김민재의 몸값 '폭등'이 전혀 이상하지 않다.
김민재는 꾸준히 튀르키예 팬들의 관심을 사고 있다. 당장 페네르바흐체와의 결별이 가시화되자 팀의 팬들이 이적 소문이 난 팀의 공식 SNS에 출몰해 '김민재는 쓰레기'라고 매도했다. 알고보니 팬들이 김민재와의 결별이 아쉬워 일부러 이적에 훼방(?)을 놓은 것이었다.
이후에도 '트란스퍼마르크트 튀르키예'는 김민재의 행보에 주목하며 그의 몸값을 세세히 전하기도 했다. 지난 여름에는 나폴리와 김민재의 결별이 가까워지자 매체 홈페이지에 튀르키예 리그를 떠난 후 가장 몸값이 크게 오른 선수 순위에서 1위를 차지했다고 소개하며 관심을 드러냈다.
김민재 또한 페네르바흐체를 떠나고 나폴리에 합류하며 1년 남짓 되는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사랑을 보내준 페네르바흐체 팬들을 향해 개인 SNS에 직접 감사인사를 올리며 '아름다운 동행'을 마무리지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