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스페인의 기자이자 전기작가 기옘 발라그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송사에 휘말릴 뻔 했다.
미국 스포츠 매체 'CBS 스포츠 골라쏘'는 30일(한국시간) 발라그와의 인터뷰 영상을 공개했다.
발라그는 해당 인터뷰 영상에서 "리오넬 메시 평전에 호날두가 메시를 두고 자신의 팀 라커룸에서 '개XX(motherfxxxxxx)'라고 욕설을 내뱉은 일화를 적었다가 호날두로부터 고소를 당할 뻔 했다"고 밝혔다.
발라그는 저명한 축구 전문 기자이자 축구 선수들의 평전을 집필하는 작가다. 그는 지난 2013년 메시의 평전을 냈고 2015년에는 호날두의 평전을 출간했다. 최근에는 메시의 월드컵 우승과 미국 MLS의 인터 마이애미로의 이적까지 다루는 최신판을 출판하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그는 메시 평전에서 호날두의 개인 일화를 언급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발라그는 인터뷰에서 "쓰면 안됐지만, 과거 메시의 평전에 호날두가 욕설을 뱉었다는 일화를 적었다"고 전했다. 그는 "호날두와 메시의 라이벌 구도를 조명하고 싶었다"며 "호날두는 항상 라커룸에 들어가면 적이 누군지 찾는다. 오랜 기간 호날두의 적으로 활약한 것은 메시였다"고 했다.
이어 "호날두가 메시를 두고 욕한 것을 메시의 자서전에 쓴 이유는 선수들이 라커룸에 입장하는 순간 마치 전장으로 나가는 전사로 돌변한다는 것을 설명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호날두는 당시 자신의 이미지를 친절한 선수로 변모하려는 과정이었다. 그가 메시에게 쌍욕을 날린 것은 그의 이미지를 크게 실추시키는 행동이었다.
결국 호날두가 발라그에게 적극적으로 항의하기 시작했다. 뿐만 아니라 자신의 개인 SNS에 글을 올리며 "발라그 언급은 가짜뉴스"라고 비판하기까지 하는 상황에 달했다. 지난 2014년 영국의 일간지 '더 텔러그라프'는 "메시를 향해 욕을 한다는 의혹에 호날두가 전면부인했다"고 밝힌 바 있다.
호날두의 에이전트 호르헤 멘데스 또한 발라그를 직접 만나 엄포를 놓았다.
발라그는 "멘데스가 나에게 '(호날두 가지고) 장난질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전하며 "커피를 마시며 오해를 풀었다"고 밝혔다.
발라그는 자신이 호날두에 관한 이야기를 적은 것이 "그렇게 화제가 될 줄 몰랐다"며 "책이 발매됐을 당시에는 축구 경기가 없어 신문사에 별다른 이야기가 없었다. 그러다가 누군가가 짧게 적힌 그 글귀를 보고 신문사에 제보를 한 듯 하다"고 털어놨다.
발라그가 원하지 않았던 주목과 관심이었지만 전 세계는 이 '특종'에 매달렸다. 그는 "이틀 내내 각종 신문사와 언론사가 우리 집을 찾아오고 내게 연락했다"며 "난 이틀동안 숨죽이고 살았다"며 언론과의 대화를 일절 피했다고 밝혔다.
다만 발라그와 호날두의 관계가 악화일로를 걸은 것은 아니다. 2015년에 호날두 평전을 발매하기도 한 발라그는 "책을 쓰는 데에만 2년 반이 넘게 걸린다"고 했다. 만약 2013년 출판된 메시의 평전이 호날두와의 관계에 문제를 일으켰다면 호날두의 책은 쓸 수 없었을 것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호날두와 메시는 지난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세계 축구를 양분한 '리빙 레전드' 공격수들이다. 특히 두 선수가 명성을 떨쳤던 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가 굉장한 라이벌 팀이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두 선수의 대립 구도는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
호날두는 올해 초 사우디아라비아의 알 나스르로, 메시는 지난 여름 MLS의 인터 마이애미로 떠나며 두 선수가 유럽에서 자웅을 겨루는 모습은 더이상 볼 수 없게 됐다.
그러나 여전히 두 선수의 위상은 건재하다. 메시는 지난 10월 발롱도르를 수상하며 역대 최다 수상자(8회)가 됐다. 호날두는 현재 알 나스르에서 2700억원의 거액에 달하는 연봉을 받으면서 중동에서 골을 펑펑 터트리는 중이다.
사진=연합뉴스, 기옘 발라그 공식 SNS, 스카이스포츠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