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실패한 영입'으로 일찌감치 꼽히는 카이 하베르츠가 대반전 시나리오를 쓰고 있다. '별들의 무대'에서 맹활약하며 새 소속팀 아스널의 대기록 작성을 도왔다.
아스널은 지난여름 첼시에서 하베르츠를 데려오며 7500만 파운드(약 1070억원) 금액을 썼지만 기대 이하 활약에 울상이다. 20경기에서 2골 1도움만을 기록하며 '무색무취'의 활약을 보이고 있어서다. 최근엔 영국 언론들이 하베르츠 아스널 입단 6개월 만인 내년 1월 이적시장에서 북런던(아스널 연고지)을 떠날 것으로 내다보는 지경에 도달했다
그러나 30일(한국시간) 열린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서 보인 하베르츠 모습은 이전과 달랐다. 아스널은 홈에서 프랑스 랑스와 격돌했는데 하베르츠는 팀의 선제골을 터트리며 6-0 대승에 톡톡히 공헌했다.
하베르츠는 전반 13분 랑스의 골문 앞 상황에서 혼전이 벌어지던 와중에 간결한 침투로 가브레에우 제주스가 헤딩으로 떨어뜨려준 공을 침착하게 왼발로 밀어넣으며 팀의 첫 골을 만들었다.
하베르츠의 아스널 소속 챔피언스리그 첫 골이기도 했다. 이후에도 평정심을 유지한 채 경기를 잘 풀어나가 많은 호평을 받았다. 축구 통계 전문 플랫폼 '풋몹'은 그에게 평점 8.1점을 부여하며 공로를 인정했다.
이러한 하베르츠의 모습에 아스널서 12년간 활약한 레전드 공격수 폴 머슨도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그는 영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스카이스포츠'의 방송에서 경기를 분석하며 "하베르츠는 공을 가지고 있을 때 매우 침착하다"고 호평을 남겼다.
비록 하베르츠가 도움을 기록하지는 않았지만 그가 몇 차례 번뜩이는 장면을 연출하며 팀을 조용하게 도왔다는 사실 또한 짚었다.
전반 27분 가브리엘 마르티넬리의 골이 터진 후 아스널 윙어 부카요 사카와의 연계를 통해 마르티넬리에게 다시 골을 넣을 수 있는 기회를 창출했으나 마르티넬리가 아쉽게 옆그물을 때리며 추가골을 만들지는 못했다.
머슨은 해당 장면을 두고 "진작에 5-0이 됐어야 했다"며 "마르티넬리가 제주스에게 다시 한 번 넘겨줬다면 5-0이 됐을 것이다. 하베르츠 플레이가 빛났다"며 하베르츠에 박수를 보냈다.
이날 아스널은 공격 자원 6명이 한 골씩 넣으면서 공격력을 가다듬었다. 공수양면 모두 완벽한 경기력을 보여준 셈이다. 특히 오른쪽 수비수 도미야스 다케히로는 수차례 좋은 크로스와 긴 패스를 보여주며 아스널 핵심 자원임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날 대승으로 아스널은 승점 12를 기록, 조별리그 최종 6차전과 관계없이 조 1위 진출을 확정지었다.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번이 승점 8로 2위를 달리고 있으며 랑스가 승점 5로 3위다. 지난시즌 유로파리그 우승팀 세비야(스페인)는 부진을 거듭하며 승점 2로 꼴찌다.
하베르츠 도약이 눈에 띄며 그의 활약에 기대를 걸 수 있게 된 가운데 아스널은 오는 3일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와의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리그 14라운드 맞대결을 치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