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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MLB 향한 첫발 뗀다, 포스팅 요청→30일간 계약 협상 [오피셜]

기사입력 2023.11.24 13:59 / 기사수정 2023.11.24 13:59



(엑스포츠뉴스 김지수 기자) 이정후(키움 히어로즈)가 꿈의 무대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향한 첫발을 뗀다.

KBO는 24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키움 히어로즈 구단의 요청에 따라 이정후 선수를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에 포스팅하여 줄 것을 MLB 사무국에 요청했다"고 밝혔다.

KBO는 앞서 지난 15일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이정후, 고우석에 대한 신분조회 요청이 들어왔음을 알렸다. KBO는 두 선수가 각각 키움 히어로즈, LG 트윈스 소속 선수라는 사실을 통보했다.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이 미국 메이저리그, 일본 프로야구(NPB)에 진출할 경우 3개국 사무국이 맺은 협약에 따라 신분조회 요청을 거쳐야만 해외 구단들과 공식적으로 접촉할 수 있다. 구단의 동의를 얻어 포스팅을 진행하거나 FA(자유계약) 권리를 행사하는 경우가 해당된다.



메이저리그 30개 구단은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포스팅을 공지한 다음날 오전 8시부터(미국 동부시간대 기준)부터 30일째 되는 날의 오후 5시까지 이정후와 계약 협상이 가능하다. 계약을 체결하게 될 경우 한·미선수계약협정에 따른 이적료를 키움 히어로즈에 지급해야 한다.

만약 협상 만료일까지 계약에 이르지 못할 경우 포스팅은 종료된다. 이 경우 이정후는 다음 연도 11월 1일까지 포스팅될 수 없어 2024 시즌에도 키움 소속으로 KBO리그에서 뛰어야 한다.

다만 미국 현지 언론의 보도를 통해 이정후에 대한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관심이 예상보다 뜨거운 만큼 이정후가 최종 계약이 성사되지 못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이정후는 2017년 휘문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차 지명으로 키움 히어로즈에 입단하며 프로 커리어를 시작했다. 데뷔 첫해부터 팀의 주전 외야수 자리를 꿰찬 것은 물론 정규시즌 144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타율 0.324(552타수 179안타) 2홈런 47타점 12도루 OSP 0.812로 맹활약하면서 신인왕까지 차지했다. KBO 신인 선수 최다 안타 기록을 갈아치우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정후에게 2년차 징크스는 해당되지 않는 말이었다. 2018 시즌 타율 0.355(459타수 163안타) 6홈런 57타점 11도루 OPS 0.889로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해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며 병역특례를 받은 것은 물론 외야수 부문 골든글러브까지 수상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이정후의 성장은 멈출 줄 몰랐다. 2019 시즌 타율 0.336(574타수 193안타) 6홈런 68타점 13도루 OPS 0.842로 리그 최정상급 좌타자로 완전히 자리를 굳혔다. 

2020 시즌에는 장타에도 눈을 떴다. 타율 0.333(544타수 181안타) 15홈런 101타점 12도루 OPS 0.921로 데뷔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쏘아 올렸다.  

2021 시즌에는 타율 0.360(464타수 167안타) 7홈런 84타점 10도루 OPS 0.959로 리그를 평정했다. 홈런과 도루를 제외한 주요 세부 스탯은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타격왕 타이틀까지 손에 넣으면서 아버지 이종범(1994 해태, 타율 0.393)과 함께 한미일 프로야구 최초로 부자(父子) 타격왕이라는 멋진 역사를 썼다.



이정후는 2022 시즌 또 한 번 자신을 넘어섰다. 타율 0.349(553타수 193안타) 23홈런 113타점 5도루 OPS 0.996로 KBO리그를 완전히 평정했다. 2년 연속 타격왕에 오른 것은 물론 정규리그 MVP에 오르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다.

이정후는 2022년 정규리그 MVP 수상 후 소속팀 키움에 2023 시즌 종료 후 포스팅 시스템을 통한 메이저리그 진출 도전 의사를 밝혔다. 키움은 이정후의 꿈을 지원해 주기로 빠르게 결단을 내렸다.

키움은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이미 3명의 빅리거를 배출했다. 2020 시즌 종료 후 김하성을 샌디에이고 파드리스, 2015 시즌 종료 후 박병호를 미네소타 트윈스, 2014 시즌 종료 후 강정호를 피츠버그 파이리츠로 보낸 바 있다.

이정후는 올 시즌 정규리그 후반기 시작과 동시에 발목 부상으로 수술대에 오르는 불운을 겪었다. 하지만 성적은 86경기 타율 0.318(330타수 105안타) 6홈런 45타점 OPS 0.861로 빼어났다.



미국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은 최근 "이정후가 자신의 재능을 (메이저리그에서) 어떻게 발휘할지는 모르겠지만 잠재력만큼은 오타니 쇼헤이를 제외한 다른 타자들보다 높을 수도 있다"며 이정후를 높게 평가했다. 

또 "이정후는 한국의 전설적인 유격수 이종범 코치의 아들이다. 아버지가 현역 시절 '바람의 아들'이라는 별명으로 불렸고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로 통하고 있다"고 상세하게 설명했다.

또 다른 미국 스포츠 전문 매체 'ESPN'이 이정후를 "추신수 이후 최고의 재능을 가진 한국 야수"라고 표현했던 가운데 MLB닷컴도 이정후의 현재 시장 가치를 높게 보고 있다.

미국 매체 '뉴욕 포스트'도 24일 "뉴욕 양키스는 만 25세에 불과한 한국의 중견수 이정후에 대해서도 문의했는데, 그의 뒤를 쫓는 팀이 20개나 된다"며 이정후를 향한 빅리그 구단들의 뜨거운 관심을 전했다.



이정후는 국제무대에서도 검증이 끝났다. 프로 데뷔 후 태극마크를 달고 국가대표 통산 28경기에 나와 타율 0.330(106타수 35안타) 3홈런 22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쇼케이스라는 평가를 받은 지난 3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14타수 6안타, 타율 0.429로 매서운 타격 솜씨를 자랑했다.

이정후는 지난 13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KT 위즈의 한국시리즈 5차전 관람을 위해 직접 경기장을 찾았지만 취재진과의 인터뷰는 정중하게 거절했다. 포스팅 절차를 밟기 전까지 말을 아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KBO리그 선수가 메이저리그에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이적할 경우 발생하는 이적료는 메이저리그 구단과 선수가 맺는 보장 계약 규모에 따라 세 부류로 나뉜다.



계약 규모가 2500만달러 이하면, 이적료는 계약 금액의 20%다. 2500만∼5000만 달러 구간이면, 이적료는 2500만달러를 초과하는 액수의 17.5%, 이 구간 기준점인 2500만1 달러의 20%인 500만 달러를 합친 액수가 된다.

계약 규모 5000만 달러를 넘으면 이적료는 5000만 달러 초과액의 15%와 5000만 달러를 다시 두 구간으로 나눠 첫 2500만달러의 20%인 500만달러, 나머지 2500만달러의 17.5%인 437만 5000달러 등 세 가지를 다 더한 액수다.

2018년 이전까지는 포스팅을 신청한 뒤 포스팅에 참여한 구단 중 가장 최고액을 입찰한 구단이 단독 협상권을 가졌다. KBO와 일본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사무국 사이에 협정 개정을 통해 현재 형태가 갖춰졌다.




개정된 포스팅 방식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선수는 김하성이다. 2020 시즌 종료 후 샌디에이고와 4년 총액 2800만 달러(약 363억 원)에 계약을 맺고 빅리거의 꿈을 이뤘다.

김하성의 이전 소속팀 키움은 552만 달러(약 72억 원)의 포스팅 머니를 챙겼다. 올겨울 이정후가 김하성보다 더 큰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으로 예상돼 더 큰 돈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된다. 

키움은 2018년 이전 포스팅 방식으로도 적지 않은 수입을 챙겼다. 강정호가 2015년 피츠버그로 이적할 때 500만 2015 달러(약 65억 원), 박병호가 2016년 미네소타로 떠날 때 1285만 달러(약 167억 원)의 이적료를 받았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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