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에버턴이 적자 과다로 승점 10점 삭감이라는 중징계를 맞은 가운데 맨유 레전드 수비수로 최근엔 해설에 전념하는 개리 네빌이 해당 징계를 내린 프리미어리그 수뇌부에 큰 실망감을 드러냈다.
네빌은 23일(한국시간) '스틱 투 풋볼' 팟캐스트에 출연, 에버턴 승점 삭감 징계에 관해 다른 패널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네빌은 "프리미어리그는 죽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는 에버턴이 받은 징계가 부적절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에버턴은 지난 2021/22시즌까지 3년간 3억 7180만 파운드(약 6000억원)에 달하는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연간 평균적으로 1억 2450만 파운드(약 2000억원)에 해당하는 적자로 프리미어리그가 허용하는 연간 최대 1억 500만 파운드(약 1700억원)의 적자 기준을 2000만 파운드(약 322억원)가량 초과한 셈이다.
규칙 어긴 것은 맞지만, 다른 구단들에게 내려진 철퇴에 비해서 에버턴은 너무 강한 징계를 받았다는 것이 네빌의 설명이다. 네빌은 과거 프리미어리그의 '빅6(맨유, 맨체스터 시티, 아스널, 첼시, 리버풀, 토트넘)' 구단들이 '유러피언 슈퍼리그'를 창설하려고 했다가 징계 받았던 사건을 예로 들었다.
슈퍼리그는 지난 2021년 계획됐던 유럽 명문 구단들의 독자적인 리그다.
레알 마드리드의 플로렌티노 페레스 회장이 주도해 만든 슈퍼리그는 프리미어리그 '빅6' 구단들과 스페인 라리가의 바르셀로나, 레알 마드리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참여할 예정이었다. 이탈리아 세리에A의 유벤투스, AC 밀란, 인터 밀란을 포함한 20개의 유럽 최고의 팀들이 1년간 순위 경쟁을 벌이며 '역대급' 매치를 매주 축구 팬들에게 선물하자는 의미에서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는 유럽축구연맹(UEFA), 국제축구연맹(FIFA)를 비롯한 거대 조직들과 더불어 각국의 리그 사무국과 축구 연맹에서도 "우리가 아는 축구를 죽이려한다"며 강한 비판을 쏟아내면서 계획은 철회됐다. 슈퍼리그 가입을 꾀했던 '빅6'의 이사진들은 전부 해임됐고 벌금도 받았다.
다만 거대한 반발에 직면한 것치고는 벌금 액수가 적었다.
네빌은 "당시 슈퍼리그에 참여하려고 했던 구단들은 전부 350만 파운드(약 56억원)의 푼돈을 벌금으로 냈다"며 "슈퍼리그는 축구에 대한 살인미수였다"고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리그의 흥행과 대부분의 수익을 책임지는 대형 구단들에게는 관대하지만 에버턴이 규정을 한번 어긴 것을 갖고 곧바로 승점 삭감 징계를 선고하는 행태가 불공정하다는 이야기다.
네빌은 "에버턴은 프리미어리그에 대한 신뢰를 완전히 잃었다. (프리미어리그의) 욕심과 이기심은 통제를 벗어났다"며 "완전히 무법지대다"라고 한탄했다. 또한 "프리미어리그는 죽었다. 20개의 구단들이 전부 이기적으로 투표하기 때문"이라고 밝히며 "지난 몇년간 계속 이랬다"며 프리미어리그 뿐만 아니라 각 구단에도 비판을 가했다.
한편 네빌은 에버턴의 승점 삭감 징계가 전해진 직후 "맨체스터 시티를 비롯한 각종 구단에 얽혀있는 재정적 페어플레이 룰(FFP 룰) 어긴 것 없는지 확인해보라"며 과거 맨시티가 115개 가량의 재정 규칙 위반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다시 수면 위로 떠올렸다.
프리미어리그 사무국은 지난 2월 맨시티를 스포츠 중재 재판소에 기소하며 법정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