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4 0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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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에 맞는 볼→거듭 사과…日 스미다. '허리 강타' 김주원 직접 만난다 [APBC]

기사입력 2023.11.19 10:46 / 기사수정 2023.11.19 10:46



(엑스포츠뉴스 도쿄, 유준상 기자) 또 한 번 성사된 한일전, 한국 선수들만 반가운 건 아니다. 당시 한국 타선을 꽁꽁 묶은 일본의 좌완 영건 스미다 지히로도 한일전을 반긴다. 어떤 이유 때문일까.

스미다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23 예선 2차전에서 한국을 상대로 선발 등판, 7이닝 3피안타 1사사구 7탈삼진 무실점 호투를 펼치면서 팀의 2-1 승리에 크게 기여했다.

대회 전부터 스미다의 등판 여부에 일본은 물론이고 국내에서도 관심이 뜨거웠다. 타자들은 여러 번 영상을 돌려보며 분석에 나섰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생각보다 더 위력적이었던 스미다를 공략하지 못했다. 스미다는 다양한 구종과 정교한 제구를 선보이며 효율적인 투구수 관리를 선보였고, 7회까지 77구만 던지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당시 경기에 임했던 한국 타자들은 물론이고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스미다의 투구에 혀를 내둘렀다. 공식 기자회견에서 스미다에 대한 질문을 받았던 류 감독은 "상대 투수(스미다 지히로)가 너무 쉽게 공을 던지더라. 스트라이크, 볼을 던진 뒤 결정구로 포크를 던지러더라. 훌륭했다"며 "구종이 5~6개로 많았는데, 그 모든 구종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능력을 갖춘 투수다. 공략이 쉽지 않은 투수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영상보다 더 좋았다. 제구가 잘 이뤄졌다"고 칭찬했다.



경기 후 스미다는 "첫 국제대회 등판이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라갔고, 긴장되진 않았다"며 "만난 적이 없는 타자와 맞대결을 벌였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건 스트라이크를 먼저 잡는 것이었다. 리듬감 있게 투구할 수 있어서 좋았다"고 선발 등판을 마친 소감을 전했다.

그런데 스미다는 완벽한 투구를 선보이고도 어딘가 모르게 활짝 웃지 못했다. 몸에 맞는 볼 때문이었다. 스미다는 5회초 1사에서 김주원을 몸에 맞는 볼로 내보냈는데, 허리 쪽을 맞고 고통을 호소한 김주원을 바라보며 미안함을 전했다. 모자까지 벗을 정도로 진심이 담긴 사과였다.

스미다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힘이 들어간 것 같고, (김주원이) 고통을 호소해 너무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또 한국야구위원회(KBO) 관계자를 통해서도 자신의 뜻을 전했다. KBO 관계자는 "경기가 끝나고 KBO 쪽을 찾아와 계속 미안하다고 하더라. 19일 결승에서 다시 한 번 한일전이 성사된다면 본인이 직접 김주원을 찾아 사과하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주원도 뒤늦게 상황을 인지했다. 18일 대만전 이후 취재진으로부터 소식을 접한 김주원은 "기사를 보고 알았다. 내가 직접 보진 못했는데, 인사를 했다고 하더라. 그래서 그 얘길 듣고 나서 알게 됐다. 맞은 부위는 괜찮다"고 말했다.

스미다의 바람대로 한국과 일본은 19일 결승에서 격돌하게 됐고, 직접 김주원을 만날 기회가 생긴 셈이다.

경기 전 또는 경기 종료 이후의 시간을 활용해 만남이 성사될 것으로 보인다. 팀과 개인의 성적이 중요한 국제대회이지만, 스미다는 상대 팀과 선수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

사진=연합뉴스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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