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토트넘 홋스퍼의 중앙 수비수 크리스티안 로메로에 대한 혹평이 쏟아지고 있다.
리오넬 메시가 세계 최고의 수비수라고 극찬하는 등 좋은 실력을 보여주고 있지만 예측 불가능한 반칙때문에 믿고 기용하기가 힘들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스포츠 전문 매체 '토크 스포츠'의 축구 전문 팟캐스트 패널이자 과거 토트넘에서 측면 윙어로 뛰었던 앤디 타운센드 또한 로메로를 비판하고 나섰다. 타운센드는 7일(한국시간) 매체의 팟캐스트 프로그램에 출연해 "로메로는 조심하지 않으면 시즌을 망쳐버릴 선수"라고 비판을 내놨다.
그는 "토트넘 팬들은 로메로를 사랑할 것이다. 미키 판더펜과 좋은 파트너십을 이뤄 대단한 실력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라면서도 "로메로는 머리 속에 무언가가 있다. 눈 깜짝할 새에 갑자기 정신줄을 놓아버린다"며 로메로의 공격성을 비판했다.
크리스티안 로메로는 지난 2022/23시즌 리그에서만 9장의 옐로카드와 1장의 레드카드를 받았다. 27경기에 출전한 그의 기록을 고려한다면 3경기당 한번 꼴로 옐로카드를 받은 셈이다. 로메로의 과도한 공격성이 드러난 수치라는 게 타운센드의 지적이다.
다만 올 시즌 개선이 이뤄지면 판더펜과 안정적인 수비 능력을 보여줬고 11경기 내내 선발 출전하면서도 단 한 장의 옐로카드만 받아 그의 공격성은 많이 누그러진듯 했다. 그러나 결국 로메로는 이번 첼시와의 런던 더비에서 예전 본능을 드러내고야 말았다.
7일 열린 2023/24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1라운드 첼시와 토트넘의 맞대결 전반 33분, 로메로는 첼시 미드필더 엔소 페르난데스를 향해 위험한 태클을 걸었다. 페르난데스는 로메로와 같은 아르헨티나 국가대표다.
페르난데스 슛을 저지하는 것처럼 보였던 모습은 VAR(비디오판독) 후 레드카드로 확정됐고 1-0으로 리드하던 토트넘은 순식간에 페널티 킥과 중앙 핵심 수비자원을 내주기까지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게 됐다. 첼시의 윙어 콜 파머가 자신감있게 페널티킥을 처리하며 1-1 동점을 만들었다.
로메로 퇴장의 여파는 1실점으로 끝나지 않았다. 올 시즌 경기를 뛴 적 없는 에릭 다이어가 그의 빈자리를 메꾸기위해 브레넌 존슨과 교체투입됐다. 그러나 다이어는 발이 느려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추구하는 공격적이고 빠른 템포의 경기와는 잘 맞지 않았다.
설상가상으로 로메로 퇴장 뒤 고군분투하던 미키 판더펜마저도 다리에 무리가 와 허벅지를 붙잡으며 쓰러졌다. 결국 햄스트링에 심각한 부상을 입은 듯 토트넘 스태프들이 부축을 해준 뒤에야 경기장을 빠져나갈 수 있었다.
토트넘 팬들 입장에서는 로메로가 최악의 '역적'이 된 셈이다.
로메로는 이달 초 프리미어리그 10월의 '이달의 선수상' 후보에 올랐다. 지난 9월 팀의 주장 손흥민이, 10월에는 부주장 제임스 매디슨이 받았고 11월에 또다른 부주장 로메로가 수상한다면 올 시즌 개막 후 프리미어리그 선수상을 3회 연속 토트넘이 휩쓰는 대기록이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로메로는 이번 경기의 '대형사고'로 인해 상을 수상하더라도 상처만 남을 수밖에 없게 됐다. 팀의 10경기 무패 행진은 끝이 나버렸고 자신 또한 징계로 경기에 출전할 수 없게 됐기 때문이다.
프리미어리그 규정에 따르면 레드카드로 인한 다이렉트 퇴장은 추가 징계로도 이어진다. 폭력적인 행위를 저지른다면 3경기까지 출전이 불가능하다. 리그 1위에 오른 맨체스터 시티(맨시티) 또한 노팅엄 포레스트와의 리그 6라운드 경기서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가 폭력적인 행위로 레드카드를 받자 로드리 없이 3경기를 치러야했다. 맨시티는 이후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리그컵 경기,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울브스)와의 리그 7라운드 경기, 아스널과의 리그 8라운드 경기서 모두 패배하며 핵심자원이 빠진 맨시티는 꽤나 힘들다는 점을 보여준 바 있다.
로메로 또한 폭력적인 행위로 인해 3경기 출전 금지가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 특히나 스쿼드 깊이가 얇은 토트넘 스쿼드 특성상 로메로의 자리에 마땅한 대체 자원이 없다는 점이 가장 우려된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토트넘은 오는 11일부터 울브스, 아스턴 빌라, 맨시티까지 어느 경기 하나 쉽지 않은 일정이다. 때문에 로메로의 징계는 더욱 뼈아플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