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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 홈 6연속 득점 '구단 새 역사'…英 언론 극찬 "HWANG 존재는 축복, VAR은 저주"

기사입력 2023.10.29 11:57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코리안 가이' 황희찬이 맹활약하면서 '울버햄프턴 원더러스의 축복'이라는 평가까지 받게 됐다.

영국 매체 '미러'는 29일(한국시간) "게리 오닐 감독은 이번 시즌 심판과 비디오판독(VAR)의 저주를 받았을지 모르지만, 황희찬을 보유하고 있는 건 축복받은 일이다"라고 보도했다

울버햄프턴은 29일 영국 울버햄프턴에 위치한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의 맞대결에서 후반 26분에 터진 황희찬의 동점골에 힘입어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을 1-2로 마친 울버햄프턴은 지난 시즌 리그 4위 뉴캐슬 상대로 동점골을 넣는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팀 내 최다 득점자인 황희찬이 침착하고 깔끔한 마무리로 시즌 7호골, 리그 6호골을 터트리면서 무승부를 거두는데 성공했다.





이날 선제골을 터트린 건 원정팀 뉴캐슬이었다. 전반 21분 뉴캐슬 공격수 칼럼 윌슨이 선제골을 넣으면서 팽팽했던 0의 균형을 깨버렸다.

뉴캐슬의 선제골은 울버햄프턴 수문장 주제 사 골키퍼의 실수에서 비롯됐다. 왼쪽 측면에서 앤서니 고든의 크로스가 높게 올라 왔는데, 이를 잡기 위해 사가 골문을 비우고 나와 점프를 시도했다. 그런데 사는 제대로 잡지 못하면서 공을 놓쳐버렸고, 사가 놓쳐버린 공을 윌슨이 잡아 골대 안으로 집어 넣으면서 선제 득점을 올렸다.

울버햄프턴은 코너킥을 통해 동점을 만들었다. 전반 36분 왼쪽에서 페드루 네쿠가 올린 코너킥을 미드필더 마리오 르미나가 몸을 날려 머리에 맞추면서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내내 좋은 선방을 보여주던 뉴캐슬 수문장 닉 포프 골키퍼도 막기 어려운 환상적인 헤더 동점골이었다.

전반전 정규시간 종료를 앞두고 울버햄프턴은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실점 위기를 맞이했다. 울버햄프턴 선수들은 뉴캐슬의 코너킥을 막아냈는데, 황희찬이 박스 안에서 공을 밖으로 걷어내려는 찰나에 뉴캐슬 수비수 파비앙 셰어가 달려와 공을 건드린 뒤 황희찬 발에 걸려 넘어지면서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울버햄프턴 선수들은 즉각 항의했고 비디오 판독(VAR)까지 가동됐으나, 판정의 변화는 없으면서 그대로 뉴캐슬의 페널티킥이 인정됐다.

뉴캐슬은 페널티킥 키커로 선제골 주인공인 윌슨을 내세웠다. 윌슨은 왼쪽 구석을 향한 슈팅을 날렸는데, 슈팅이 골대를 맞고 그대로 안으로 들어가면서 뉴캐슬의 다시 앞서가는 골로 이어졌다. 사 골키퍼가 슈팅 방향을 읽었지만 막을 수 없었다.

결국 전반 추가시간에 실점을 허용한 울버햄프턴은 전반전을 1-2로 마치면서 다시 뉴캐슬을 추격하는 상황에 처했지만, 황희찬이 울버햄프턴의 두 번째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전반전 실수를 만회했다.

후반 26분 먼 거리에서 프리킥 기회를 얻은 울버햄프턴은 박스 안으로 공을 올렸는데, 이를 포프 골키퍼가 나와 밖으로 쳐냈다. 울버햄프턴은 세컨볼을 잡으면서 다시 공격을 이어갔고, 박스 안에 있던 황희찬한테 패스가 성공적으로 배달됐다.





황희찬은 침착하게 슈팅을 날리는 모션을 치하며 상대 수비수의 슬라이딩 태클을 유도했고, 수비수를 한 명 제친 뒤 니어 포스트를 노린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면서 스코어 2-2를 만드는 동점골을 터트렸다. 황희찬의 리그 6호골, 시즌 7호골이 터진 순간이었다. 동점골을 터트린 후 황희찬은 무릎 슬라이딩 세리머니를 펼치면서 동료들과 홈팬들과 함께 득점을 자축했다.

황희찬의 동점골로 분위기를 끌어 올린 울버햄프턴은 역전골까지 노렸지만 끝내 경기를 뒤집는데 실패했다. 그럼에도 황희찬의 득점에 힘입어 프리미어리그 강호 뉴캐슬 상대로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1점을 챙기는데 성공했다.

뉴캐슬전 무승부로 울버햄프턴은 승점 12(3승3무4패)로 늘리면서 리그 순위도 12위까지 상승했다. 뉴캐슬도 승점을 17(5승2무3패)으로 늘렸지만, 순위 변동은 없으면서 6위 자리를 그대로 유지했다.

한편, 황희찬은 이날 득점포를 가동하긴 했지만 페널티킥을 내주면서 아쉬운 경기 내용을 기록했는데, 페널티킥 판정이 잘못됐다며 황희찬과 울버햄프턴이 오심의 피해자라는 목소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하나같이 황희찬의 발이 셰어 발에 닿지 않았다고 입을 모았다.





먼저 울버햄프턴 사령탑 게리 오닐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황희찬이 내준 페널티킥에 대해 "스캔들 감(Scandalous decision)"이라고 전하며 분통을 터뜨렸다. 

그는 "끔찍한 복기였다. VAR이 판정 번복을 요청하지 않은 것은 끔찍했다"라며 "황희찬이 공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셰어와 전혀 닿지 않았다. 축구화 털끝도 안 닿은 것 같다"라며 잘못된 판정이라고 강하게 주장했다.

영국 매체 '익스프레스 앤드 스타'에서 공개한 영상에 등장한 울버햄프턴 팬들 또한 실망감이 역력했다. 팬들은 입을 모아 "페널티킥이 주어지지 말았어야 했다"라며 경기 결과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영국 '스카이스포츠' 소속 축구전문가 캐런 카니도 "전혀 페널티 감이 아니었다"라며 "황희찬이 공을 차려거 했지만 제때 발을 뺐지만 VAR 판정에도 불구하고 심판은 원심을 뒤집지 않았다"라며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미러'는 아예 "게리 오닐 감독은 이번 시즌 심판과 VAR의 저주를 받았을 지도 모른다. VAR이 의심스러운 페널티킥으로 다시 울버햄프턴 상대로 음모를 꾸민 것처럼 보였다"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울버햄프턴은 이번 시즌 프리미어리그 개막전에서 명백한 오심으로 인해 승점을 놓친 적이 있다. 지난 8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 울버햄프턴은 0-1로 끌려가고 있는 가운데 후반 추가시간 공중볼 경합 과정에서 공격수 사샤 칼라이지치와 맨유 골키퍼 안드레 오나나가 충돌해 넘어졌다.

이때 오나나는 크로스를 쳐내기 위해 골문을 비우고 나왔지만 공을 건드리는데 실패했다. 이후 오나나는 그대로 앞에 있던 칼라이지치와 충돌했고, 칼라이지치는 큰 충격을 받아 그라운드에 쓰러졌다. 공을 건드리지 못한 골키퍼가 상대 선수를 넘어뜨렸음에도 심판은 파울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후 VAR도 가동됐지만 반칙이 아니라는 원심이 그대로 유지됐다.

오닐 감독은 판정을 받아들이지 못해 격하게 항의했고, 심판은 오닐 감독에게 경고까지 꺼내들었다. 경기가 끝나고 오나나의 장면이 반칙이 맞는지 갑론을박이 이어진 가운데 PGMOL(프로경기심판기구) 심판관 존 모스가 직접 오닐 감독에게 사과하면서 오심을 인정했다.





심판관이 직접 감독에게 찾아가 사과를 전했지만, 오심을 인정해도 경기 결과가 바뀌지 않기에 축구 팬들의 반응은 차가웠다. 물론 페널티킥이 주어져도 오나나가 선방하거나 키커가 실수할 수도 있지만 울버햄프턴은 명백히 1-1 동점이 될 수 있는 찬스를 오심으로 인해 얻지 못하면서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겨갈 기회를 놓쳤다.

이후 울버햄프턴은 뉴캐슬전에서도 오심이 의심되는 판정으로 인해 승점 3점을 가져갈 수도 있던 경기에서 1점 밖에 챙기지 못해 분노와 허탈감을 감추지 못했다.

다만 '미러'는 울버햄프턴과 오닐 감독이 VAR한테 또 발목을 잡혔다고 주장하면서 "오닐 감독 밑에 황희찬이 있다는 건 축복받은 일"이라며 "황희찬은 자신의 놀라운 몰리뉴 스타디움 득점을 계속 이어가기 위해 등장했다"라며 황희찬의 활약상도 주목했다.

이날 황희찬은 시즌 7호골을 터트리면서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4골1도움) 달성에 성공했다. 또 울버햄프턴이 1877년에 구단을 창단한 이후 최초로 홈구장에서 6경기 연속골에 성공한 최초의 선수로 등극했다.





프리미어리그와 울버햄프턴 3년 차에 접어든 황희찬은 현재 커리어 하이 시즌을 정조준했다. 단일 시즌 프리미어리그 최다 득점 기록이 2021/22시즌에 터트린 5골이었던 황희찬은 벌써 리그 6호골을 터트리면서 두 자릿수 득점에 도전 중이다.

황희찬의 활약상은 프리미어리그에서도 큰 주목을 받고 있는데, 프리미어리그는 지난 15일 공식 SNS를 통해 "황희찬은 올 시즌 득점 선수권 선수들 중 골문 앞에서 가장 깔끔하다"라며 황희찬의 골 전환율을 공개했다. 프리미어리그가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5골 이상 득점에 성공한 선수들 가운데 슈팅 대비 득점 전환율이 무려 41.7%를 기록한 황희찬이 1위를 차지했다.

황희찬이 좋은 활약을 펼치면서 영국 현지에선 그에게 '코리안 가이'라는 별명까지 지어줬다. 이는 맨시티를 이끄는 세계적인 명장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지난달 29일 울버햄프턴 원정을 앞두고 "울버햄프턴에는 퀄리티가 좋은 선수들이 많다. 페드루 네투, 마테우스 쿠냐, 그리고 그 한국인 선수는 정말 훌륭하다"라고 말한 것에서 유래됐다.

황희찬 이름을 몰라 "그 한국인 선수(The Korean guy)"라고 칭한 사건은 황희찬을 반사적으로 영국에서 꽤 유명한 선수로 이끌었다. 울버햄프턴도 황희찬의 '코리안 가이' 셔츠까지 출시하면서 인기 열풍에 동참했다.


사진=PA Wire, AP, EPA/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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