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나폴리 모든 이들이 김민재가 떠나자 슬퍼했다"
SSC나폴리 수비수 레오 외스티고르는 지난 16일(한국시간) 독일 축구 이적시장 전문 사이트 '트랜스퍼마르크트'와의 인터뷰를 통해 만난 지 1년 만에 헤어진 김민재에 대해 입을 열었다.
1999년생 노르웨이 센터백 외스티고르는 2022년까지 프리미어리그 브라이턴 앤드 호브 앨비언 소속이었지만, 2022/23시즌을 앞두고 나폴리로 전격 이적하면서 새로운 출발을 했다.
당시 나폴리는 외스티고르와 함께 튀르키예 클럽 페네르바체SK에서 뛰던 김민재도 함께 영입했다. 외스티고르는 브라이턴 시절에 임대만 전전하다 출전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나폴리로 이적했지만, 김민재가 합류하면서 곧바로 어려움을 겪었다.
김민재는 나폴리에 합류하자마자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팀의 핵심 수비수로 거듭났다. 당시 나폴리는 '김민재-아미르 라흐마니'로 이뤄진 센터백 조합을 앞세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을 거머쥐었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구단 최초로 8강에 진출했다.
다만 입단 동기인 김민재가 너무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 보니 외스티고르는 출전 기회가 잘 오지 않았다. 김민재가 부상 없는 한 해를 보내면서 지난 시즌 모든 대회에서 총 45경기에 나와 3878분을 소화한 반면에, 외스티고르는 고작 11경기에 나와 695분을 소화한 게 전부이다.
결국 외스티고르의 출전 기회는 김민재가 지난 여름 이적시장 때 독일 분데스리가 챔피언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다음에야 주어졌다. 새 시즌이 시작된 후 외스티고르는 최근 리그와 챔피언스리그에서 7경기 연속 선발로 출전했다.
그렇기에 외스티고르는 인터뷰에서 김민재 이적에 관한 질문을 받자 "물론 김민재가 클럽을 떠난 건 내게 나쁘지 않았다. 난 즉시 경기할 기회가 생겼다"라며 "이제 내게 달린 건 최선을 다하는 것뿐"이라고 답변했다.
이어 "지난 시즌은 내게 어려웠고, 때때로 한 경기보다 연속해서 여러 경기를 치르는 게 더 쉽다"라며 "루치아노 스팔레티 감독은 로테이션을 자주 돌리지 않았는데, 이는 우리가 많이 이겼고, 부상도 거의 없었기에 이해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김민재는 거의 모든 경기를 뛰었고, 그가 한 일들은 훌륭했다. 그는 훌륭한 사람이었기에 난 지금 김민재가 그립다"라며 1년 만에 헤어진 김민재에 대한 그리움을 드러냈다.
포지션 경쟁자가 떠났음에도 외스티고르는 "난 김민재가 떠난 게 기쁘지 않았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그가 떠난 것에 대해 슬퍼했다. 하지만 이는 김민재에 있어 기회였다"라고 밝혔다.
김민재가 떠남으로써 외스티고르가 선발 기회를 얻은 것처럼, 김민재도 뮌헨 이적을 통해 선수로서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지난 시즌 이탈리아 세리에A 우승 주역이자 베스트 수비수로 꼽힌 김민재는 뮌헨에서도 주전 자리를 꿰차면서 명실상부 월드 클래스 수비수로 거듭났다.
김민재는 새로운 클럽과 리그에 합류했음에도 빠르게 녹아들면서 시즌이 개막한 이후 현재 리그 전 경기 선발 출전 중이다. 챔피언스리그도 2경기 모두 선발로 나와 풀타임을 소화했다.
김민재가 너무 뛰어난 활약을 펼치다 보니 일각에서는 김민재의 과부하를 우려하기 시작했다. 뮌헨은 시즌 초반부터 1군 센터백인 다요 우파메카노와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부상을 입는 바람에 로테이션 가동이 어려워지면서 김민재에게 휴식을 주지 못하고 있다.
한편, 주변의 우려에 대해 김민재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지난 17일 대한민국과 베트남 간의 친선 A매치에서 헤더 선제골을 터트리며 6-0 대승에 일조한 김민재는 경기 후 인터뷰를 통해 "못 뛰어서 힘든 거보다 많이 뛰어서 힘든 게 낫다고 생각한다"라며 "작년에도 나폴리에서 왔다 갔다 하면서 경기를 많이 뛰어서 어떻게 관리해야 하는지도 잘 알고 있다"라고 말했다.
현재 김민재는 곧 독일에서 열리는 이재성(마인츠)과의 '코리안 더비'를 준비하고 있다. 뮌헨은 오는 22일 오전 1시30분에 2023/24시즌 분데스리가 8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마인츠 원정을 떠날 예정이다. 김민재와 이재성 모두 팀 내 핵심 선수이기에 선발 출전이 유력하다.
10월 A매치 기간 동안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에서 함께한 이재성을 이제 적으로 상대해야 하는 김민재는 "나도 기대된다. 처음으로 하는 코리안 더비라 잘 해서 꼭 이기고 싶다"라며 승리에 대한 열망을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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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