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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영 멀티골' 황선홍호, 우즈벡 2-1 격파…3회 연속 결승 진출→또 한·일전 [AG 현장리뷰]

기사입력 2023.10.04 22:54 / 기사수정 2023.10.04 23:09



(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나승우 기자) 황선홍호가 유럽파 정우영의 멀티골을 앞세워 난적 우즈베키스탄과을 제압하고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 올랐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대표팀은 4일 중국 항저우 황룽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시작된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준결승 우즈베키스탄전에서 독일 분데스리가 슈투트가르트에서 뛰는 공격수 정우영이 전반 4분과 전반 38분 한 골씩 뽑아낸 것에 힘입어 우즈베키스탄을 2-1로 눌렀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14년 인천 대회,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대회에 이어 3회 연속 아시안게임 남자축구 결승에 올랐다. 한국은 앞선 두 대회에선 북한과 일본을 각각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황선홍호의 상대팀은 일본으로 결정됐다. 일본은 한국-우즈베키스탄전이 열리기 2시간 전 홍콩과 준결승을 치러 4-0으로 크게 이겼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한국과 일본이 2회 연속 결승 격돌하는 진풍경이 벌어진 것이다.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은 이날 맞대결을 앞두고 나란히 승승장구한 터라 두 팀 격돌에 더욱 시선이 쏠렸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쿠웨이트를 9-0, 태국을 4-0, 바레인을 3-0으로 연파하고 16강에 올라 키르기스스탄을 5-1로 크게 이기고 8강에 진출했다. 이어 준준결승에선 개최국 중국을 2-0으로 잠재우고 준결승까지 갔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번 대회 같은 조에 속했던 아프가니스탄과 시리아가 한꺼번에 불참 선언을 하면서 행운을 잡았다. 대회 개막 전부터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가운데 홍콩과 조별리그에서 연습 경기 같은 2경기를 한 뒤 16강에서 인도네시아를 연장전 끝에 2-0으로 이겼다. 이어 8강에선 사우디아라비아를 2-1로 따돌리고 한국과 4강에서 만났다.

이날 황선홍호는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이광연이 골문을 지키고 황재원, 박진섭, 이한범, 설영우가 백4에 선 가운데 중원엔 백승호, 홍현석이 자리잡았다. 2선에 엄원상, 정우영, 이강인이 호흡을 맞췄다. 최전방엔 조영욱이 홀로 섰다.

우즈베키스탄은 4-5-1로 맞섰다. 블라디미르 나자로프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수비 라인은 사이다자마트 미르사이도프, 무카마드코디르 캄랄리예프, 아사드베크 라킴조노프, 알리베크 다브로노프가 형성했다. 이브로킴 이브라지모프, 울루지베크 코모프, 야수르베크 얄롤리디노프, 이브라킴칼릴 율도셰프, 압두라우프 부리예프가 중원에 포진했다. 최전방엔 지난해 한국과 친선 경기에서 골을 기록한 루슬란 이야노프가 다시 한 번 골문을 겨냥했다.



한국은 초반부터 상대 뒷공간을 적극적으로 노린 끝에 이르 시간 첫 골을 터트렸다. 황재원이 페널티지역 오른쪽 외곽을 돌파해 들어가다가 율도세프의 반칙을 얻어낸 것이다. 이 때 시작된 공격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트리는 전진 패스가 페널티지역 오른쪽에 있던 엄원상에게 연결됐다.

엄원상이 지체없이 반대편으로 크로스 정우영이 오른발로 침착하게 차 넣고 이른 시간 기세를 올렸다.

한국은 역대 아시안게임 우즈베키스탄전에서 2승 1패를 기록하고 있으나 쉬운 경기는 단 한 번도 없었다. 선제골이 중요한 상황에서 정우영이 해냈다.

하지만 이번 대회에서 한국의 최대 난적으로 꼽힌 우즈베키스탄은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전반 26분 얄롤리디노프가 아크 정면 프리킥을 차 넣은 것이다. 백승호가 반칙으로 끊으면서 프리킥이 주어졌고 이를 얄롤리디노프가 왼발로 찼는데 공교롭게 반칙을 한 백승호 몸을 맞고 밖으로 벗어나는 볼이 골만 안으로 빨려들어갔다.

이대로 1-1이 된 채 후반전에 돌입하면 황선홍호가 많은 압박을 받을 수 있었으나 이번 대회 첫 경기 쿠웨이트전에서 해트트릭을 폭발시킨 정우영이 또 한 번 해결사로 나섰다.




전반 38분 세트피스 때 왼쪽 측면으로 길게 넘어온 볼을 백승호가 헤더로 안에 밀어넣었고, 공격 가담한 이한범이 등지는 플레이로 우즈베키스탄 선수 2명을 차단하는 사이 정우영이 느닷 없이 나타나 골문 앞에서 오른발로 차 넣은 것이다.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이 볼만 빼앗으려고 하다 달려드는 사람(정우영)을 놓쳐 실점한, 한국 입장에선 상대의 실수로 다시 리드골을 얻은 셈이 됐다.

이후 한국은 전반전에 추가 실점 없이 한 골 차 리드를 유지한 채 45분을 마쳤다.

후반 들어 우즈베키스탄은 선수 교체를 통해 동점골 넣기에 사력을 다했다. 그러나 개인 기량에서 차이가 적지 않다보니 마음만 급해 한국 선수들을 거칠게 넘어트리는 일이 잦았다.

특히 엄원상은 후반 19분 페널티지역 외곽 오른쪽을 파고 들다가 상대 율도세프의 깊숙한 태클에 크게 넘어지는 불상사를 겪었다. 주심은 율도세프에 레드카드가 아닌 옐로카드를 꺼내들었다. 엄원상은 이후 2분 정도 더 뛰다가 결국 교체아웃됐다.

한국은 이후에도 상대의 공격에 맞불을 놓으며 파상 공세를 계속 이어나갔다. 결국 후반 29분 상대 선수 한 명이 퇴장당하면서 수적 우세에 놓였다. 부리예프가 조영욱의 단독 찬스를 아크 정면에서 무리하게 끊어 경고를 받은 것이다. 앞서 옐로카드를 한 장 받았던 부리예프를 결국 레드카드를 받고 쫓겨났다.




태극전사들은 유럽과 K리그에서 쌓은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마구 달려드는 상대를 적절히 제어, 파울을 계속 얻어내면서 3번째 골을 위해 압박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시간이 갈수록 힘든 기색이 역력했다. 황 감독도 결승을 염두에 둔 듯 후반 중반부터 이강인과 정우영, 조영욱, 홍현석 등을 순차적으로 빼면서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부여하고 한 골 더 넣기 위한 채비를 마쳤다.

비록 3번째 득점은 나오지 않았으나 한국은 후반 추가시간 6분까지 한 골 리드를 빼앗기지 않으면서 승리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세트피스 때 골키퍼 나자로프까지 페널티지역 안에 들어오면서 사력을 다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황선홍호와 붙게 되는 일본은 홍콩을 크게 이기며 이번 대회 한국의 유일한 적수임을 알렸는데 결국 두 팀이 결승에서 다시 한 번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됐다.

오이와 고 감독이 이끄는 일본 아시안게임 축구대표팀은 같은 날 항저우 샤오산 스포츠센터 경기장에서 열린 준결승 홍콩전에서 전반 한 골, 후반 3골을 넣어 4-0 대승을 거뒀다.

이번 대회 조별리그 D조에서 카타르를 3-1, 팔레스타인을 1-0으로 누른 일본은 16강에서 미얀마에 소나기 골을 쏟아부으며 7-0 대승을 챙겼다. 그리고 지난 1일 8강전에선 북한을 맞아 후반 35분 마쓰무라 유타에 페널티킥 결승포를 내주고 2-1로 이겼다. 이어 준결승에서 홍콩도 완파했다. 일본은 이번 대회에 대학생이 대거 포함되는 등 24세 이하 대표팀 2군 성격으로 나왔으나 막상 뚜껑을 열고보니 기본기와 전력이 탄탄한 것으로 드러냈다.

북한 대표팀과 인천 유나이티드에서 지휘봉을 잡았던 노르웨이 출신 예른 안데르센 감독이 이끄는 홍콩은 16강과 8강에서 팔레스타인, 이란을 누르며 파란을 일으켰으나 일본전에선 실력 차를 절감했다.

한국 축구는 역대 아시안게임 남자축구에서 금5, 은3, 동3을 기록하며 최다 우승국으로 자리잡고 있다. 1954년 마닐라 대회와 1958년 도쿄 대회, 1962년 자카르타 대회에서 연달아 은메달을 따냈던 한국은 1970년 방콕 대회에서 미얀마와 결승에서 비겨 당시 규정에 따라 공동 우승을 차지했다. 이어 1978년 방콕 대회에서도 한국과 북한이 0-0으로 비겨 금메달을 함께 목에 걸었다.



한국은 1986년 서울 대회에서 처음으로 단독 우승을 차지했다. 결승에서 사우디아라비아를 2-0으로 이기고 시상대 맨 위에 올랐다.

하지만 이후부턴 다소 부침을 겪었다. 1990년 베이징 대회 준결승에서 이란에 패해 동메달에 그쳤던 한국은 1994년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선 준결승에서 소나기슛을 퍼붓고도 우즈베키스탄에 0-1로 진 뒤 3~4위전에서도 쿠웨이트에 패해 노메달 수모를 겪었다. 1998년 방콕 대회에선 8강에서 개최국 태국에 패해 4강에도 오르지 못했다.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는 이후 2002년 부산 대회에서 23세 이하 선수들만 참가하되 24세 초과 와일드카드를 3명 포함할 수 있도록 규정이 바뀌었다. 부산 아시안게임에선 박지성, 이영표, 이천수 등 2002 월드컵 4강 멤버를 동원하고도 준결승에서 이란에 승부차기로 져 결국 동메달로 마쳤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에서도 4강에 그친 한국은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우승과 오랜 기간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2014 인천 아시안게임 결승에서 북한을 1-0으로 누르고 28년 만에 우승에 성공한 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도 2연패를 일궈냈다. 그리고 역사적 3연패에 단 한 경기만을 남겨놓게 됐다.


사진=중국 항저우, 김한준 기자, 연합뉴스

나승우 기자 winright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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