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태승 기자) 빅터 오시멘이 소속팀 나폴리를 용서하기로 했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2일 "오시멘이 소속팀 나폴리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사랑을 갖고 있다"며 "팬들 단합을 촉구하는 성명문을 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세리에A 지난 시즌 우승팀으로 김민재의 전소속팀이기도 한 나폴리는 지난달 28일 오시멘이 페널티킥 실축하는 영상과 조롱 섞인 듯한 목소리로 "페널티 좀 줘(Gimme penalty please)"라는 말만 반복하는 노래를 합쳐 구단 공식 SNS 계정에 게재했다.
오시멘은 지난 25일 0-0으로 끝난 2023/24 이탈리아 세리에A 볼로냐 원정에서 후반 27분 페널티킥을 실패했다. 나폴리는 "나는 코코넛(I'm a coconut)"이라는 노래와 함꼐 오시멘과 코코넛의 사진을 합성, 우스꽝스러운 영상을 게재하기도 했다. 세계 각국에서는 "해당 영상이 오시멘의 검은 피부를 코코넛에 비유한 것"이라며 "인종차별적"이라는 비판을 쏟아냈다.
이후 오시멘은 자신의 SNS에 나폴리 관련 게시물을 전부 삭제하고, 나폴리 내 일부 선수들과 악수를 거부하는 등 현 소속팀에 마음이 떠난 듯한 행동을 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2일 자신의 SNS 계정으로 입장문을 밝히면서 마음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지난 2020년 나폴리라는 도시에 온 것은 나에게 아주 멋진 결정이었다"며 "나폴리 사람들은 내게 많은 사랑과 선행을 베풀었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도 우리를 갈라놓으려 할 수 없다"는 말로 여전히 나폴리 팬에 대한 애정이 두터움을 밝혔다.
이어 "나폴리 사람들 열정이 내가 열과 성을 다하며 뛰는 원동력이 됐다. 나폴리 구단 엠블럼을 향한 사랑은 변함없다"고 덧붙였다. 오시멘은 "(조국)나이지리아에서 목소리를 내주고 날 지지해줘서 고맙다"며 "하나된 마음과 존중, 이해를 널리 퍼뜨리도록 노력하자"고 글을 마무리했다.
오시멘은 지난 2020년 여름 프랑스 리그앙의 LOSC 릴을 떠나 나폴리로 이적했다. 나폴리에서 현재까지 109경기 64골을 터뜨린 우수 공격수 오시멘은 지난 2022/23 시즌 나폴리를 30여년 만에 리그 정상에 올려놓는 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지난 시즌에만 32경기 26골을 터뜨리며 리그 득점왕을 차지한 오시멘이 나폴리가 활용할 수 있는 최고의 자원 중 하나라는 것에는 이견이 없다.
소속 구단 나폴리는 지난 29일 구단 공식 홈페이지에 게재한 성명문을 통해 "오시멘 조롱 영상은 의도치 않은 실수"라고 전하며 "오시멘을 조롱하려던 목적의 영상이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오시멘은 나폴리의 중요한 주축 선수다. 오시멘을 영입하려는 제의를 모두 거절했다. 오시멘을 얼마나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또한 영상의 조롱섞인 노래에 대해 "(영상을 게재한 SNS에는) 재밌고 즐거운 분위기의 가벼운 영상을 게재하려고 했다"며 "오시멘이 상처받았다면 절대 구단의 의도는 아니"라고 전했다.
빅터 오시멘의 에이전트 로베르토 칼렌다는 영상 게재 이후 "법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며 나폴리를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나이지리아의 체육부 장관 존 오완 에노는 "나이지리아와 이탈리아 사이 외교적인 절차를 밟아 본국의 스포츠 선수들을 보호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둘 예정"이라고도 발언했다.
오시멘은 지난 1일 레체와의 리그 7라운드 경기서 골을 터뜨려 팀의 4-0 승리에 기여했다. 나폴리 감독 루디 가르시아는 "오시멘이 (영상 게재)사건 이후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그를 치켜세웠다. 오시멘과 나폴리는 어색한 기류를 띈 채 오는 4일 홈에서 스페인 라리가 레알 마드리드를 맞아 2023/24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경기를 치른다.
사진출처=연합뉴스, 마르카
이태승 기자 taseaung@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