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이현석 기자) 심판진의 어이없는 오심이 리버풀과 토트넘의 경기를 망치며 팬들을 분노하게 했다.
리버풀과 토트넘은 1일(한국시간)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 시즌 프리미어리그 7라운드 맞대결에서 토트넘이 손흥민의 선제골과 후반 종료 직전 조엘 마팁의 자책골로 2골을 기록하며 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에서 토트넘이 승리하며 리버풀은 올 시즌 리그 무패 기록을 6경기에서 마감한 반면, 토트넘은 리그 무패 기록을 7경기로 늘리며 승점 17로 리그 2위로 올라섰다.
이날 경기에서 리버풀은 전반 26분 미드필더 커티스 존스가 이브 비수마의 발목을 밟는 태클로 퇴장을 당한 이후 후반 24분에는 교체 투입된 디오구 조타까지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며 경기 막판 필드 플레이어 전원이 수비에 몰두하는 등 1-1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후반 종료 직전 페드로 포로가 올린 크로스가 마팁의 발을 맞고 리버풀 골문 안으로 향하며 아쉬운 패배를 기록했다.
다만 경기 후 화제가 된 것은 리버풀 선수들의 퇴장도, 토트넘의 승리도 아니었다. 바로 전반 33분 발생한 득점에 대한 오심이었다.
리버풀은 존스가 퇴장당한 직후에도 10명이 부단히 경기장을 누비며 토트넘에게 밀리지 않는 경기력을 선보였다. 곧바로 전반 33분 살라가 상대 수비 사이로 진입하는 디아스를 보고 패스를 건넸고, 디아스는 수비를 달고 뛰면서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낮고 빠른 오른발 슛으로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부심이 오프사이드를 선언했고, 비디오 판독(VAR) 과정에서도 오프사이드가 유지되며 득점이 인정되지 않았다.
문제는 해당 상황이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는 점이다. 이미 중계화면 상으로도 로메로의 발이 더 뒤에 있는 것이 확인될 만큼 디아스의 위치는 명확히 온사이드였고, VOR에서도 이를 확인하는 듯 보였지만, 추가적인 평가나 선을 그어보는 장면 없이 넘어가며 큰 논란이 됐다.
영국 매체들에서도 "VAR 심이 자세히 살펴봤는지 모르겠지만, 디아스가 온사이드에 있었는지를 증명하는 선이 화면에 표시되지 않았다. 현장 관계자들은 디아스의 득점을 오프사이드로 잘못 판단했다"라며 해당 장면이 온사이드가 맞다고 전했다.
결국 논란이 지속되자 PGMOL(프로경기심판기구) 경기 후 곧바로 공식 성명을 발표했다. PGMOL은 "토트넘과 리버풀의 경기에서 중대한 오심이 발생했음을 인정한다. 디아스의 골은 심판에 의해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는데, 이는 명백한 오류이며, VAR 개입을 통해 골로 바뀌었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PGMOL은 이런 오류 상황에 대해 전체적인 검토를 할 예정이다"라며 해당 장면을 오프사이드로 판단한 것이 오심이 맞다고 직접 인정했다.
이어 "PGMOL은 경기 후 리버풀에 연락해 인정할 것"이라며 리버풀에 사과의 뜻을 전하겠다는 입장도 밝혔다.
클롭 감독은 해당 소식을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듣고 "미친 판정이다. 불공평하고, 누가 봐도 오프사이드가 아니었다. 어차피 경기는 끝났다. 승점을 다시 받을 수도 없다"라며 강한 분노를 표했다.
이런 가운데 팬들도 PGMOL(프로경기심판기구)의 오심 인정에 재경기를 하라며 강한 분노를 표했다.
영국 매체 더선은 1일 "팬들은 PGMOL이 리버풀에 큰 실수를 사과함에 따라 경기를 다시 진행해야 한다고 요구했다"라고 보도했다.
더선은 "팬들은 VAR 심판 대런 잉글랜드의 재앙과 같은 판단 이후 재경기를 요구했다. VAR은 당시 상황에 전혀 개입하지 못했다. 소식에 따르면 잉글랜드 심판은 디아스가 온사이드인지 알고 있었지만, 현장 결장이 무엇인지 잊어버렸다. 그리고 그는 디아스의 골을 인정한다고 믿고, '확인 완료'라고 말했고, 경기는 0-0으로 계속 진행되도록 했다"라며 당시 상황을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리버풀 팬들은 이후 PGMOL에서도 오심임을 인정하자, SNS를 통해 "경기를 다시 해야 한다. VAR은 이번 경기에서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 못했다", "끔찍한 판정 결정이 어떻게 이뤄졌는지 너무 복잡하다", "경기를 다시 해야 한다. 경기를 바꾼 오류가 너무 많았다"라며 강한 비판과 함께 재경기를 요구했다.
한편 팬들의 요구에도 재경기가 이뤄질 가능성은 사실상 존재하지 않는다. 이러한 실수가 이번이 처음도 아니기 때문이다.
아스널도 2022/23 시즌을 진행 중이던 지난 2월 브렌트퍼드와의 경기에서 VAR 판정 오류로 승점 3점 대신 1점만 가져갔다.
당시 후반 29분 아이반 토니에게 실점한 장면이 문제였다. 어시스트를 기록한 크리스티안 뇌르고르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지만 경기 중계화면에서도, VAR도 이 장면을 제대로 살펴보지 않았다. 심지어 VAR 담당이었던 리 메이슨 심판은 문제가 없다고 판단, 선을 그어보지도 않고 브렌트퍼드의 골로 인정했다.
경기 후 미켈 아르테타 감독도 분통을 터뜨렸다. 디 애슬레틱에 따르면 아르테타는 "지금 봐도 (그 장면은)분명 오프사이드였다"면서 "더욱 정확한 카메라와 판정을 바란다. 이미 늦었다. 골로 인정됐고, 우리는 승점을 잃었다"고 판정 문제를 언급했다.
PGMOL은 당시에도 VAR의 명백한 실수였다고 인정했다. 데일리 메일과 스카이스포츠에 따르면 PGMOL 소속 크리스 포이는 "토니의 골이 들어간 후 VAR이 골 장면을 검토했을 것"이라며 "VAR은 프리킥 상황에서 오프사이드가 있었는지, 에단 피녹이 가브리엘 마갈량이스의 진로를 방해했는지를 검토했고, 득점을 인정했다"고 했다.
하지만 "이후 상황에서 토니에게 크로스 올린 뇌르고르의 위치가 오프사이드였다"면서 "VAR은 선을 그어보지 않는 실수를 저질렀다. 이건 사람의 실수다. 선을 그었다면 오프사이드로 판정됐을 것"이라며 명백한 심판 실수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미 경기가 끝나고 아스널은 이번 리버풀과 마찬가지로 승점을 잃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결국 프리미어리그 심판들의 판정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번 리버풀과 과거 아스널의 사례와 같은 오심 피해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사진=AFP, EPA, 로이터/연합뉴스, 더선, 스카이스포츠
이현석 기자 digh1229@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