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인천공항, 유준상 기자) '야구대표팀 막내' 장현석(마산용마고)이 당찬 포부를 밝혔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야구대표팀은 28일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참가를 위해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을 통해서 출국했다.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훈련 및 연습경기를 소화한 선수들과 코칭스태프는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출국 수속을 밟았고, 목표 달성을 위해 '필승'을 다짐했다.
특히 장현석을 향한 팬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출국 수속 절차를 마친 장현석을 향해 팬들의 사진 및 사인 요청이 쏟아졌다. 한 팬은 LA 다저스 유니폼을 들고 그에게 사인을 받기도 했다.
신장 190cm, 체중 90kg의 체격 조건을 갖춘 장현석은 직구 최고 구속이 무려 158km/h에 달할 정도로 강력한 공을 뿌리는 투수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남다른 잠재력으로 스카우트들의 레이더망에 포착됐고, 아마추어 선수로는 유일하게 항저우 아시안게임 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KBO 신인 드래프트에 참가하지 않은 장현석은 미국 무대 도전을 택하면서 '명문 구단' LA 다저스와 계약금 90만 달러(약 12억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국내뿐만 아니라 미국 현지에서도 장현석을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그는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려고 한다.
많은 인파에 놀란 듯한 장현석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아직 어리둥절하다. 얼떨떨하다"라고 운을 뗀 뒤 "(선배들과 함께해서) 되게 영광이었던 것 같다. TV로만 보고 있던 선배님들과 같이 운동해 보니까 확실히 프로의 세계는 다르다는 걸 느꼈다. 행복했던 것 같다"고 국내에서의 훈련을 돌아봤다.
고우석(LG)을 비롯해 선배 투수들에게 '노하우'를 전수받은 장현석은 "(고)우석 선배님의 슬라이더를 배워보고 싶었는데, 이번에 그런 계기가 돼서 너무 행복했고 영광이었다. (정)우영이 형도 그렇고 다른 형들도 너무 잘 챙겨주셨다"라며 "첫날에는 대선배님이시고 해서 좀 어색했는데, (먼저 다가가려고) 많이 노력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형들께서 말도 걸어주시고 했다. 좋은 시간이었던 것 같다"고 선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장현석은 이미 형들을 상대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지난 26일 고척 스카이돔에서 진행된 상무와의 연습경기에서 6회초 구원 등판한 그는 1이닝 동안 무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선두타자 김지찬(삼성)의 땅볼 이후 김동헌(키움)과 천성호(상무)를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면서 출루 없이 완벽하게 임무를 마쳤다. 투구수는 14개였고, 직구 최고구속은 154km/h로 측정됐다. 비록 연습경기이긴 하지만, 내용이나 결과 모두 만족스러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출국 전날 기자들과 인터뷰를 진행한 류중일 대표팀 감독도 "아직 어리지만 대단한 선수다. 그래서 미국(LA 다저스)에서 데리고 가는 것이다"라며 "이런 선수들이 무럭무럭 자라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확실한 에이스가 되기를 기원한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긴장과 설렘 속에서 마운드에 오른 장현석은 "선배님들과 처음 경기를 하다 보니까 긴장을 좀 많이 했던 것 같은데, 그 긴장이 좋은 결과로 이어져서 다행이었던 것 같다"고 자신의 투구에 만족감을 나타냈다.
최종 리허설까지 성공적으로 끝낸 만큼 대표팀 안팎에서 장현석에 대한 기대치가 한껏 올라간 상황이다. 아직 보직이나 등판 일정까지 정해진 건 아니지만, 대표팀이 꼭 필요한 상황에서 장현석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장현석은 "딱히 부담까지는 아니더라도 긴장은 된다. 그래도 잘 이겨내야 할 것 같다"라며 "어느 상황에 어떻게 올라갈지는 모르겠지만, (코칭스태프께서) 믿고 올려주시면 그 위치에서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하겠다.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하겠다.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대표팀은 29일과 30일 중국 항저우에서 훈련을 하고 다음달 1일 홍콩과 1라운드 첫 경기를 치른다.
사진=인천공항, 박지영 기자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