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유준상 기자) 기대보다 걱정이 큰 '운명의 일주일', 일단 시작은 순조롭다. KIA 타이거즈가 4연전 첫 경기를 승리로 장식했다.
KIA는 26일 창원NC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NC 다이노스와의 시즌 11차전에서 6-4로 승리하면서 2연패에서 탈출, 62승2무61패(0.504)를 마크했다. 5위 SSG 랜더스와 6위 KIA 타이거즈의 격차는 0.5경기 차로 줄었다.
이날 KIA는 대체 선발 김건국을 꺼내들었고, NC는 '에이스' 에릭 페디를 선발로 내세웠다. 특히 페디는 1승만 더 추가하면 구단 역사상 첫 번째 20승 투수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냉정하게 선발 매치업에서는 NC의 우세가 예상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경기 초반부터 흐름이 팽팽했다. 예상대로 페디는 주무기 '스위퍼'를 선보이는 등 위력적인 구위로 KIA 타선을 압도했고, 김건국도 기대 이상의 투구로 선전하면서 경기 초반 3이닝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았다.
0-0의 균형을 먼저 깬 팀은 NC가 아닌 KIA였다. 4회초 1사에서 고종욱이 2루타를 치고 출루했고, 김도영이 안타와 도루로 1사 2·3루를 만들었다. 후속타자 소크라테스 브리토의 1루수 땅볼 때 3루주자 고종욱이 홈으로 쇄도했고, 타자주자가 아닌 3루주자와의 승부를 택한 1루수 오영수의 송구보다 빨리 홈에 도착하면서 선취점을 올렸다.
타순이 한 바퀴가 돌자 김건국도 공략을 당하기 시작했다. 4회말 선두타자 박민우의 안타 이후 무사 1루에서 박건우에게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맞으면서 점수를 줬다. 그러나 실점에도 굴하지 않은 김건국은 제이슨 마틴과 권희동을 각각 뜬공과 땅볼로 처리한 데 이어 2사 3루에서 오영수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위기에서 벗어났다. 대량 실점으로 이어졌다면 자칫 NC에 분위기를 내줄 뻔했다.
직전 등판이었던 10일 광주 LG 트윈스전(4⅓이닝 5피안타 1사사구 3탈삼진 5실점)보다 실점을 최소화한 김건국은 4⅔이닝 5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1실점을 기록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승리투수 요건을 갖춘 건 아니었지만, 선발 등판 기회를 얻는 투수들에게 4~5이닝을 던지면서 실점을 최소화하길 바라는 김종국 KIA 감독의 기대치를 충족시켰다.
KIA가 5회말 2사 1루에서 김대유를 올린 데 이어 6회말 1사 1루에서 장현식을 투입하며 불펜 자원을 활용하기 시작했고, NC는 7회초부터 불펜을 가동했다.
KIA는 상대의 투수교체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NC의 두 번째 투수 류진욱을 적극적으로 공략했다. 7회초 선두타자 소크라테스와 김선빈의 연속 안타에 이어 무사 1·3루에서 이우성이 1타점 적시타를 터트리며 리드를 되찾았다. 대타로 나선 박정우의 희생번트 성공 이후 1사 2·3루에서 김태군이 1타점 적시타를 쳤고, 후속타자 박찬호 역시 1타점 적시타를 때리며 류진욱을 마운드에서 끌어내렸다. 스코어는 4-1.
NC는 한재승으로 투수를 교체했으나 2사 2·3루에서 고종욱의 땅볼 타구를 잡은 2루수 박민우가 송구 실책을 범했고, 그 사이 3루주자 김태군과 2루주자 박찬호가 차례로 홈을 밟았다. 7회초에만 5점을 뽑은 KIA는 빅이닝 성공과 함께 6-1로 격차를 더 벌렸다. 사실상 승부의 추가 KIA 쪽으로 기울어졌다.
물론 KIA에게 경기 후반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7회말 장현식이 선두타자 마틴에게 홈런을 맞았고, 2사에서 등판한 임기영은 서호철에게 솔로포를 헌납하면서 3점 차로 쫓겼다. 하지만 8회말 이후 전상현과 정해영이 실점 없이 투구를 마친 덕분에 끝까지 리드를 지킬 수 있었다.
호투를 펼친 '대체 선발' 김건국부터 빅이닝으로 집중력을 발휘한 타선, 피홈런 2개를 제외하면 실점이 없었던 불펜까지 모든 선수들이 합심하여 1승을 만들었다. 더구나 27일 더블헤더를 치러야 하는 만큼 시리즈 첫 경기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컸다.
부담감을 이겨낸 KIA는 조금이나마 부담을 덜어낸 뒤 더블헤더에 임할 수 있게 됐다. 더블헤더 1차전 선발투수는 마리오 산체스로, 2차전에서는 이의리가 선발 중책을 맡는다.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