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 중국 항저우, 김지수 기자) 한국 남자 수영 '황금세대'의 한 축인 이호준(22·대구시청)이 생애 첫 아시안게임 메달을 향한 힘찬 질주를 시작했다.
황선우(20·강원도청)와 함께 자유형 100m 결승 진출에 성공, 두 선수가 나란히 시상대에 오르는 그림을 그려볼 수 있게 됐다.
이호준은 24일 중국 항저우 올림픽 스포츠센터 수영장(HANGZHOU Olympic Sports Centre Aquatic Sports Arena)에서 열린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 수영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6조에 출전, 49초24로 터치 패드를 찍고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이호준은 이날 3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자유형 100m 아시아 기록 보유자 중국의 판잔러가 바로 옆 4번 레인, 황선우가 5번 레인에서 물살을 갈랐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참가한 선수들 중 빼어난 기량을 갖췄다고 평가받는 3명이 나란히 경기를 펼치는 흥미로운 장면이 나왔다.
이호준은 첫 50m 구간에서 24.24초를 기록, 황선우(23.48초)와 판잔러(23초70) 등에 이어 4위였다. 무리하지 않으면서도 우승후보급 선수들과 대등하게 레이스를 펼쳤다.
50~100m 구간에서도 페이스를 잃지 않았다. 최종 49초24로 6조 3위, 전체 7위로 예선 기록 상위 8명에게 주어지는 결승행 티켓을 손에 넣었다. 황선우는 48초54로 6조 1위, 전체 2위에 오르면서 이호준과 결승에서 입상권 진입을 목표로 물살을 가르게 됐다. 결승에선 1번 레인에서 헤엄 친다.
남자 자유형 100m 예선 1위는 중국의 신예 왕하오위(18)가 차지했다. 48초13으로 예선에 참가한 27명의 선수 중 압도적인 기록으로 결승에 올랐다. 2위 황선우와도 0.41초로 큰 격차를 보였다. 다만 황선우 스스로 예선에서 100% 힘을 쏟지 않았다고 밝힌 만큼 결승에서는 다른 양상의 레이스가 펼쳐질 것이 유력하다.
남자 자유형 100m 아시아 기록(47초22) 보유자 판잔러는 48초86으로 6조 2위, 예선 전체 3위로 결승에 진출해 황선우, 왕하오위 등과 금메달을 놓고 다투게 됐다. 일본의 강자 마쓰모토 가쓰히로도 5조에서 헤엄쳐 48초66으로 판잔러와 같은 기록을 냈다. 아디베크 무신(카자흐스탄·49초18), 조나탄 유진 탄(49초12), 콰정원(이상 싱가포르·49초28)도 결승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호준은 예선 종료 후 믹스트존 인터뷰에서 "아시안게임 첫 경기였기 때문에 걱정되는 게 있었고 (예선에서) 살짝 아쉬운 것도 있다"면서도 "그래도 예선에서 100% 힘을 쏟지 않고 부드럽게 레이스를 하려고 노력했고 좋은 기록이 나왔다. 오후(결승)에는 더 좋은 기록을 노려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대표팀 동료 황선우와 아시아 남자 자유형 100m 최강자 판잔러와 나란히 레이스를 펼친 부분은 이날 이호준의 예선 경기력에 큰 도움을 줬다. 두 선수의 속도에 맞춰 페이스를 조절했고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이호준은 "48초대 기록을 목표로 레이스를 펼쳤다. 내 옆 레인에 황선우와 판잔러가 있어서 두 사람을 보면서 경기를 했는데 이 정도면 예선을 통과할 수 있겠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예선에서는 온 힘을 쏟은 게 아니다. 결승전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몸 상태를 잘 관리해서 더 좋은 기록을 내보도록 하겠다"고 다부진 출사표를 던졌다.
또 "황선우와 판잔러가 워낙 빠른 친구들이다 보니까 내가 따라가면서 조금 더 신경을 쓰고 집중할 수 있었다. 덕분에 좋은 기록으로 마쳤다"며 "자유형 100m는 내 주 종목이 아니었기 때문에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그래도 두 선수를 보면서 기준을 잡고 게임에 임했다"고 설명했다.
이호준은 이날 저녁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자유형 100m 결승전에서 일단 자신의 이 종목 최고 기록 48초76을 뛰어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스스로 예선에서는 효율적인 체력 안배가 이뤄졌다고 느끼고 있는 만큼 충분히 더 좋은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호준은 "내 자유형 100m 최고 기록이 48초76인데 일단 이 기록을 (오늘 밤 결승전에서) 깨는 걸 가장 큰 목표로 잡고 있다"며 "무조건 내 최고 기록을 깬다는 생각으로 결승전에 나서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항저우 아시안게임 경기장이 올림픽 못지않게 크고 깨끗하다. 대회 준비도 많이 한 것 같고 (선수들 경기력 지원에) 신경을 많이 써주는 게 느껴진다. 재미있고 즐겁게 레이스를 펼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호준은 5년 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하계 아시안게임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남자 자유형 200m에서 6위, 자유형 400m에서 4위에 오르며 값진 경험을 쌓았다. 메달을 목에 걸기에는 한뼘 정도 모자랐지만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충분히 시상대에 오를 만큼 기량이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자유형 100m와 함께 주종목 200m, 단체전 800m 계영에 출전해 메달 획득을 노리고 있다. 특히 800m 계영에선 금메달을 기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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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김지수 기자 jisoo@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