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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럴 줄 알았으면 멘트 준비해왔죠"…윤동희 본인도 놀란 'AG 대표팀 발탁' [인터뷰]

기사입력 2023.09.22 20:50 / 기사수정 2023.09.22 22:36



(엑스포츠뉴스 인천, 유준상 기자) 평소와 다름없이 원정경기를 위해 경기장에 도착한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윤동희는 훈련 도중 뜻밖의 소식을 전했다. 이튿날 대표팀에 합류하라는 것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KBSA) 경기력향상위원회와 KBO 전력강화위원회는 22일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대표팀의 교체가 확정된 KIA 타이거즈 좌완투수 이의리를 대체할 선수로 롯데 외야수 윤동희를 확정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표팀 코칭스태프와 전력강화위원회, 경기력향상위원회는 전문 외야수 및 우타자 보강이 필요하다고 판단했으며, 논의 끝에 윤동희를 최종 선발하기로 했다"고 윤동희를 발탁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대표팀이 같은 포지션(투수)이 아닌 외야수 보강에 초점을 맞춘 이유다.



올 시즌 윤동희는 99경기 353타수 103안타 타율 0.292 2홈런 38타점을 기록 중으로, 5월부터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며 자신의 존재감을 나타냈다. 비록 8월 이후 조금 주춤하기도 했지만, 대표팀은 현시점에서 윤동희가 꼭 필요한 자원이라고 생각했다.

이종운 감독대행을 비롯한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윤동희의 대표팀 승선을 예상하지 못했다.

무엇보다도, 선수 본인이 가장 놀랐다. 이날 인천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SSG 랜더스와의 시즌 14차전을 앞두고 있던 윤동희는 대표팀의 대체 선수 발탁이 확정된 지 50분이 지난 오후 5시 10분께 취재진을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구단 관계자들도, 취재진도 분주하게 움직여야 했다.

여전히 얼떨떨했던 윤동희는 "물론 기뻤지만, 되게 당황했던 것 같다. 정말 생각하지도 못한 자리였고, 이렇게 누군가 이탈하는 걸 사실 몰랐다"라며 "어떻게 보면 내 자리는 아니지만, 그냥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사실 이전에 이정후 선수의 부상으로 대체 선수가 필요하다고 할 땐 내가 되면 좋겠다는 얘기도 했는데, 그때가 지나고 나서는 이런 기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지 못했다"라며 "그때 형들이 괜찮다고 해줬고, 원래 내 자리가 아니었고 그런 것들에 대해 실망하지 않고 남은 시즌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오늘 딱 들으니까 (나)균안이 형이 엄청 좋아해줬다. '같이 열심히 해보자'고 했다"고 웃었다.

윤동희는 인천 원정을 위한 장비나 간단한 짐만 챙겼을 뿐 장기간 대표팀에 머무를 수 있는 준비가 안 된 상태였다. 인천SSG랜더스필드에 도착하고 나서야 소식을 접한 그는 "(귀띔이) 있었다면 지금 얘기할 멘트를 준비해왔을 것"이라며 "(짐 없이) 이 상태로 가야 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렇게 인터뷰할 줄도 몰랐고 정신이 없다"고 말했다.

우타 외야수가 단 한 명뿐이라는 점에서 책임감을 느끼는 윤동희는 "의식한 건 아니지만 후보로 계속 거론됐기 때문에 가게 되면 어떻게 할지 생각했는데, 막상 딱 되고 나니까 설레면서도 어떻게 하면 잘할지에 대한 고민도 갑자기 생긴 것 같다. 약간 좀 더 긴장되는 것 같다"라며 "감독님이 주시는 일을 열심히 수행하겠다"고 얘기했다.



대표팀 합류 이후 김혜성(키움 히어로즈)과의 만남에 기대감을 나타낸 윤동희는 "경기할 때 몇 번 봤는데, 내가 물어보면 좋게 말씀을 잘해주시기도 하고 워낙 야구를 잘하시지 않나"라며 "근데 (대표팀에) 잘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콕 집어서 얘기할 순 없을 것 같고, 그냥 막 물어볼 것 같다. (나이 차가 크지 않고) 골고루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그동안 대표팀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올림픽과 같은 국제대회를 거치며 우타 외야수에 대한 고민을 안고 있었다. 나이에 제한을 두지 않더라도 리그에서 수준급 우타 외야수를 찾는 게 어렵다. 그만큼 윤동희가 이번 대회에서 활약한다면 향후에도 기회를 받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불과 1년 전에 열린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U-23 야구월드컵에도 출전한 경험이 있다.

윤동희는 "지난해 U-23 경기도 해봤지만, 낯선 환경에서 잘 적응하는 편인 것 같다. 구장 때문에 어렵다고 느낀 적은 없어 빨리 적응하려고 하는 편이라서 크게 문제는 없을 것 같다"라며 "최선을 다하겠지만, 결과는 어떻게 저희 손으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니까 가벼운 마음으로 가면서도 야구장에서 열심히 할 생각이다. 기회가 온 만큼 내 자리라고 생각하고 열심히 하겠다. 또 주신 일에 최선을 다하겠다. 많이 뛰어다니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사진=인천, 유준상 기자, 엑스포츠뉴스 DB

유준상 기자 junsang98@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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