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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SON, 히샤를리송 기 살려주기→팬들 "요리스 진작 내리고 주장했어야"

기사입력 2023.09.17 16:32 / 기사수정 2023.09.17 16:32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토트넘 홋스퍼가 손흥민을 주장으로 임명한 것엔 다 이유가 있다. 손흥민이 힘든 시기에 빠져 있는 동료를 우선시하면서 팬들을 감동시켰다.

토트넘은 지난 16일(한국시간) 영국 런던에 위치한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24시즌 프리미어리그 5라운드 셰필드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2-1 역전승을 거뒀다. 토트넘(승점 13)은 이번 경기 승리로 리그 4라운드까지 이어졌던 무패 행진을 이어갔으며 리그 4연승도 성공했다. 리그 순위도 2위 자리를 유지했다.

반면 셰필드는 리그 5경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지 못하며 승점 1점에 머무르게 됐다. 리그 순위도 17위로 유지하며 강등 위협을 벗어나지 못했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손흥민을 중앙 공격수로 선택했다. 지난 번리전에서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득점력을 증명했기에 히샤를리송 대신 손흥민이 선발 원톱으로 기용되는 것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마노르 솔로몬과 데얀 쿨루세브스키를 양쪽 윙어로 선택했다. 세 선수는 지난 번리와의 원정 경기에서도 호흡을 맞췄으며 두 경기 연속 공격진으로 나서게 됐다. 





전반 45분 동안 치열한 공방전을 치른 양 팀은 끝내 득점을 터트리지 못해 전반전을 0-0으로 마쳤다. 후반전이 시작된 후에도 토트넘은 골문을 열기 위해 여러 차레 공격을 시도했으나, 세트피스로 토트넘 골문을 노렸던 셰필드가 결국 먼저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 나갔다. 

후반 29분 코너킥 상황에서 올라온 공이 수비진을 지나쳐 뒤쪽으로 흐르자 뒤에 위치했던 미드필더 구스타보 하머르가 낮고 빠른 슈팅으로 밀어 넣으며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계속해서 셰필드를 압박해 득점을 노렸던 토트넘을 더욱 조급하게 만드는 선제골이었다. 

선제 실점 이후 토트넘은 라인을 계속해서 올리며 더욱 강하게 실점을 만회하기 위한 공격을 감행했다. 후반 35분엔 손흥민과 파페 사르, 마노르 솔로몬을 교체하고 브레넌 존슨과 히샤를리송, 이반 페리시치를 투입해 역전을 위한 공격진 교체를 감행했다.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토트넘에 합류한 존슨은 셰필드를 상대로 교체 출전하며 토트넘 데뷔전을 치르게 됐다.

존슨은 데뷔와 동시에 골망을 흔들며 토트넘의 구세주가 될 수 있었지만, 오프사이드에 발목을 잡혔다. 후반 42분 페널티박스 우측에서 손을 들고 침투한 존슨이 비수마의 패스를 문전 앞으로 침투해 셰필드 골망을 흔들었다. 하지만 존슨이 수비보다 앞선 위치에 있는 것을 확인한 부심이 깃발을 들어올리며 득점은 오프사이드로 취소됐다.





경기는 후반 45분 이후에도 적지 않은 시간 계속됐다. 셰필드 선수들이 부상을 호소하며 자주 앉았던 점을 반영해 추가시간이 무려 12분이 주어졌다. 토트넘은 추가 시간 더욱 상대를 몰아붙이기 위해 판더펜과 포로를 빼고 피에르-에밀 호이비에르와 에메르송 로얄을 투입했다. 

패색이 짙었던 토트넘의 구세주는 히샤를리송과 쿨루세브스키였다. 교체 투입된 히샤를리송은 후반 추가시간 코너킥에서 정확한 헤더로 셰필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이후 역전까지 노리며 계속해서 셰필드를 몰아붙였다. 동점골이 터지고 3분이 지난 시점 쿨루세브스키가 페널티박스 안에서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셰필드 골문 구석을 찌르며 역전골까지 넣으며 경기장을 환호성으로 물들였다.

이후 셰필드는 최전방 공격수 올리버 맥버니까지 퇴장 당하며 분위기를 완전히 상실했고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2-1 극적인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역전승으로 토트넘 팬들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먼저 후반 추가시간에 연달아 2골을 터트려 경기를 뒤집으면서 리그 4연승, 개막 후 리그 5경기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현재까지 리그 5라운드까지 패배가 없는 팀은 '디펜딩 챔피언' 맨체스터 시티(5승)와 리버풀(4승1무)까지 포함해 단 3팀밖에 없다. 만약 토트넘 최대 라이벌 아스널(3승1무)이 오는 18일에 열리는 리그 5라운드 에버턴 원정 경기에서 패하지 않는다면 한 팀 더 추가된다.




한편, 경기 후 토트넘 팬들은 손흥민의 리더십에 감탄을 금하지 못했다. 이날 기념비적인 역전승을 거둔 토트넘 선수들은 경기 내내 열띤 응원을 보내준 홈팬들에게 인사를 하기 위해 관중석 앞으로 다가갔다.

당초 토트넘 선수들은 일렬로 선 채 손을 잡고 함께 관중석으로 달려가려고 했지만 손흥민이 동점골의 주인공 히샤를리송의 등 뒤를 밀면서 맨 앞으로 보냈다. 이는 히샤를리송이 팬들의 환호를 독점할 수 있게끔 하기 위해 손흥민의 배려였다.

손흥민이 이러한 배려를 해준 이유는 최근 경기장 내외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히샤를리송이 오래간만에 득점을 터트렸기 때문이다. 지난해 여름 에버턴에서 6000만 파운드(약 1003억원)라는 거액에 영입된 히샤를리송은 데뷔 시즌인 2022/23시즌에 모든 대회에서 3골 4도움만 기록하는 부진한 한 해를 보냈다. 리그에선 27경기에 나왔지만 단 1골 밖에 넣지 못했다.

이번 시즌도 개막 후 리그 3경기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했지만 침묵했다. 결국 리그 4라운드 번리전 때 손흥민한테 9번 자리를 내줬고, 손흥민히 해트트릭을 터트리며 5-2 대승을 이끌면서 주전 자리가 위태로워졌다.





소속팀에서의 부진은 국가대표팀에서 이어졌다. 9월 A매치 기간을 맞이해 브라질 축구대표팀에 소집된 히샤를리송은 2026 북중미 월드컵 남미 지역 예선 1, 2차전인 '볼리비아-페루' 2연전에서 모두 선발로 출전했으나 또다시 공격포인트를 올리지 못했다.

세계적인 축구 강국 브라질의 주전 공격수임에도 무득점으로 9월 A매치 기간을 마무리하자 히샤를리송은 현 상황을 바꾸기 위해 심리학자를 만나 상담을 받을 계획이라고 밝히면서 눈길을 끌었다.

페루전이 끝나고 히샤를리송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볼리비아전 때 슬펐던 순간은 내가 경기를 잘 못 해서가 아니었다"라며 "내 생각에 볼리비아전에서 나쁜 경기를 했기 때문이 아니라 경기장 밖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한 폭발이었고, 이건 내가 아니라 나와 가까운 사람들 때문에 생긴 통제할 수 없는 일들 때문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난 영국으로 돌아가 심리학자에게 심리적 도움을 요청해 도움을 받을 것"이라며 "그런 다음엔 더 강하게 돌아올거다. 난 내가 다음 브라질 대표팀에도 속할 거라고 믿는다. 난 이를 위해 일할 거다"라고 덧붙였다.





히샤를리송은 부진의 이유 중 하나로 지인들과의 갈등이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고 주장했다. 그는"토트넘에서 좋은 연승을 거두는 건 중요하다"라며 "이번 주에 동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좋은 경기 흐름과 리듬을 잡아 잘 적응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경기장에서 난 행복한 팀 선수이다. 난 가능한 많이 도우려고 노력하지만 때때로 상황은 우리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는다"라며 "난 내게 방해가 된 부분이 경기장 밖의 측면이라고 생각한다. 제대로 하고 싶어도 결국 잘못되고 말았다. 난 계속 클럽에 집중할 것이다. 폭풍은 지나갔다"라고 밝혔다.

또 "난 지난 5개월 동안 경기장 밖에서 격동의 시간을 보냈다. 이제 모든 것이 정상으로 돌아왔다"라며 "내 돈에만 눈독을 들이던 사람들은 모두 나를 떠났다. 이제 상황이 정상대로 흘러갈 것이고, 난 토트넘에서 좋은 기회를 얻어 다시 좋은 상황을 만들어 낼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말했다.

성적 부진과 더불어 지인들이 자신의 돈을 노리면서 갈등을 겪었다는 히샤를리송의 주장은 팬들의 심금을 울렸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만큼 히샤를리송이 중요한 순간의 부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는 득점을 터트리자 팬들과 동료 모두 히샤를리송의 득점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손흥민도 히샤를리송 상황을 잘 알고 있기에, 팀의 주장으로서 히샤를리송이 자신감을 더 얻을 수 있도록 팬들의 환호를 독점하게끔 만들었다. 이 장면을 본 팬들은 일제히 손흥민의 리더십에 감탄을 표하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미국 커뮤니티 '레딧'에 따르면, 손흥민이 히샤를리송 등을 밀고 있는 영상을 본 팬들은 "진정한 캡틴", "너무 감동적이다", "손흥민은 리그 최고의 주장 중 한 명이다", "손흥민은 몇 년 전에 주장이 됐어야 했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직전 경기였던 번리전에서 3골을 터트리며 유럽 통산 200호골까지 단 3골만 남겨둔 손흥민이 이날 대기록에 한 발자국 더 다가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렸지만 아쉽게도 공격포인트 달성에 실패하면서 후반전에 교체됐다. 그러나 경기 히샤를리송을 경기 주인공으로 만들려는 시도를 통해 왜 토트넘이 손흥민을 팀 주장으로 선임했는지를 보여줬다.

경기가 끝나고 손흥민은 SNS에 "오늘 서포터 여러분들이 우리가 선을 넘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라며 "정말 대단한 정신력과 소년들의 싸움이었다. 가자 스퍼스!!!"라고 작성하면서 셰필드전 역전승의 공로를 팬들에게 돌렸다. 손흥민의 리더십 속에 하나로 똘똘 뭉친 토트넘은 이번 시즌 개막 후 리그 5경기 4승1무라는 최고의 출발을 보이면서 벌써부터 시즌 종료 후 어떤 성적표를 받게 될지 기대를 모았다.


사진=레딧, 스포츠바이블, 손흥민 SNS, EPA, PA Wire, AP/연합뉴스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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